멈춤 ,그리고 흐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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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100여개국을 돌아다니며
늘 길위 삶을 살고 있던
그 어느해,어느날 나의 인생의 멈춤이 생겼었다.
그때 ,내 나라도 알지 못하면서 무슨 길 위에 삶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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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내 나라 여행을 계획하며
첫번째 계획이 우리나라 성지를 찾아
흐르는 삶을 다시 만들어 가는 것이였다.
충청도쪽에서 18개월을 봉사하며 지내면서 그곳 성지들을 대부분 다녔었다.
봉사를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와 다시 내가 사는 도시 근교에 성지를 또찾아 다니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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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첫주에 찾은 명례
멈춤과 그 흐름의 삶이
명례를 보며 또 느껴 졌다...
너어른 들판을 지나고
낮은 담장길을 지나
모퉁이를 돌아
나즈막한 언덕위에 오래된 나무 한그루 옆에 작은 옛 기와건물이 자리 하고 있었다 ....
옛 성전 문을 열고 들어가니
단 한번도 보지 못 했던 구조가 나를 맞이 했다.
마치 시간여행을 하다가 과거로 돌아 와 멈춘듯한 느낌이였다.
남녀가 유별했던 그 시절 ,
형제님들 자리와 자매님들 자리가 분리되어 있는 모습에 초기 카톨릭신앙생활도 엿볼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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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실 위, 모셔진 원죄 없이 잉태된 마리아상은
태풍으로 성당이 무너졌을 때도
손상되지 않았고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귀한 성모상이라고 한다.
옛성전을 나와
새 성전이 자리 한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먼저 “빈자의 미학”으로 유명한 건축가 승효상 선생님께서 작업하신 새 성전 ...
주변 자연환경에 튀지 않고 함께 어울어질수 있께 설계하신 선생님의 의도를 살짝 엿 볼수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고 계단 아래로 내려가 성전안으로 들어 갔다....
기존 우리가 늘 맞이 하는 크고 웅장한 새성전의 모습이 아니였다.
자연 빛이 그대로 내려 올수있게 만들어진 작은 창들은
마치 하늘의 무수히 많은 별들을 형상화 한것마냥
여러개의 작은 창으로 만들어 져있었다
그 창으로 내려오는 그 빛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
제대뒤 십자가는
마치 안도 다다오의 빛의 성당느낌도 들었다.
그 보다 작은 십자가 였지만 .......
그 사이로 빛춰지는 그 빛이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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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 하지만
자연의 빛을 이용한 건축물이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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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 옆의
순교자들의 유해를 안치한 기도실이 있다 .
이 또한 하늘의 빛이 되신 우리의 순교자들과 함께 하는 공간이였다.
그렇게 둘러보고
다시
성전 입구로
올라오다 보면
- 임옥상 미술가가 만든 신석복 마르코 상이 있다.
그 아래 “나를 위해 한 푼도 포졸들에게 주지 마라"라는 글귀가 우리를 맞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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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장수 였던 신석복 마르코의 순교정신과 영성을 새기며 다른 이들을 위해 자신을 녹이는 소금 같은 순교의 삶을 묵상하며 실천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며 명례성지를 떠나 왔다.
삶이 고단하고 지칠때
침묵이 필요할때
맘이 아파 아무 말 하지 못 할때 ....
그 저 바라만 보고
그 저 앉아만있어도 좋은 성지가
명례가 아닐까 한다...
....대구 대교구 금현정 미카엘라
첫댓글 감사합니다. 또 만나요 ~
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