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 안국역에서 내려 헌법재판소길을 따라 올라가면 아름다운 가게와 카페를 지나 카페 골목이 나옵니다.
몇년전부터 자주 다니던 곳
사진도 많이 찍던 곳
그곳에 작년 여름즈음인가? 카페가 생겼습니다.
제가 아는분...이라고 하기에는 하나 둘. 두다리 건너 사장님이 차리신 카페.
이 카페에 가서 맛본 에스프레소 원두를 지금은 제가 사용하고 있죠.
(핸드드립용 원두는 제가 볶고 있습니다.)
그 사연을 얘기해볼까 합니다.
이 길을 자주 다니시던 분이라면 아래 사진을 보고 어딘지 바로 아실겁니다.
그리고 아! 그래 저기 카페. 이유는 모르지만 갑자기 사라졌어!
라고 하실겁니다.
카페를 하는 사람들.
참 많은 사람들이 이 거리에서 커피를 팔아보고 싶을겁니다.
저기 보이는 저 가회 부동산 옆 자리
제가 개인적으로 아는 카페 사장님이 계십니다.
그곳을 통해 질 좋은 생두를 싼 가격에 공급받고 있어 장사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고 있죠.
그 사장님이 처음 시작한 카페가 안국동쪽에 있었습니다.
작은 카페
실평수 4평 정도 될까요?
어쨌든 그 카페에서 공력을 키운 사장님께서는 그 카페를 2대 사장님께 넘겨주시고
다른 전혀 다른 상권에서 카페를 차리셨고
제대로 기반을 잡으셨죠.
그리고 그 2대 사장님께서는 처음에 좀 힘들어 하시다가 1대 사장님 보다도 더 탄탄하게 가게를 키우셨다고 합니다.
작은 카페의 한계
그 한계를 알고
또 핸드드립에 대한 욕심
뭐 여러가지가 작용했겠지만
작은 카페를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좀 더 크게 하기 마련일겁니다.
그렇게해서
새로운 3대 사장님이 들어오셨고
장비를 비롯한 것들 일체와 그 동안 키운 카페에 대한 권리를 받으시고 카페를 넘겨주셨습니다.
그 과정에서 업무를 손에 익히실 수 있게 인수인계 기간도 있었구요.
참고로 3대 사장님은 1대 사장님께 커피를 배운 분이였구요.
그런 가운데 2대 사장님께서는 카페를 알아보러 다니셨고
그렇게 해서 차린 곳이 바로 사진에서 보신 저곳입니다.
인수인계 기간중에 계약을 하신것으로 알고 있구요.
그러고보니 당시에 저는 카페를 공사하고 있었을 즈음인것 같네요.
어쨌든
제3자 입장에서는 별다른 생각없이 다들 잘 되시길~ 비는 마음으로 바라보게되는데
여기서 문제가 있었는지는 나중에 알게됐죠.
2,3대 사장님 사이에 문제가 불거지는 줄도 모르고 저는 3대 사장님께서 차리신 카페에 놀러가서 커피를 맛있게 먹기까지 했었죠.
문제는..
바로 위치였습니다.
2대 사장님과 3대 사장님의 가게의 거리가 300미터가 안되는 거리라는 점이였죠.
그런데
3대 사장님 가게에서 2대 사장님께서 새로 차리신 가게로 가자면
빙 돌아서 지하도를 건너거나 횡단보도를 건너야하는 위치였죠.
대로를 건너야되기에 그리 가깝다고 보기 어려워 보이는 위치 같았습니다.
그러나 더 생각해보니
3대 사장님의 단골손님들께서 주로 식사하러 가는 구역이 바로 2대 사장님의 카페 근처라는 점이였죠.
결국은 같은 상권으로 봐야하는 위치였던겁니다.
"권리금"
만약 권리금을 받지 않았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테지만 적지않은 권리금을 받았기에 그 위치에서는 해서는 안됐던것 같습니다.
그런 와중에 2 사장님 사이에 언성도 오가고 다툼이 있게됐죠.
그래도 여기서 잘 마무리가 됐으면 좋았을텐데..
결국 서로 감정도 상하게 되고
결국 법적인 절차까지 가게 됐답니다.
나중에 얘길 들어보니
2,3대 사장님 모두 법적으로 누가 이길거라는 건 알고 계셨던 것 같습니다.
그 과정에서 일어난 일들이 있는데 그런 내용까지 말씀드리긴 좀 어렵구요.
어쨌든 그렇게 해서 신속한 법적 결론이 내려지고
3대 사장님이 법적인 승리를 거뒀습니다.
그래서 내려진 결론은
3대 사장님 가게 위치에서 더 이상 커피와 관련된 어떠한 음료도 팔 수 없게 된거죠.
그래서 3대 사장님은 바로 업종을 아이스크림으로 바꿨지만 이내 사진에서 보이는 가게로 바뀌게 된거죠.
3대 사장님은 지금 쉬고 계신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카페에 대한 미련은 아직 가지고 계실겁니다.
제3자 입장에서 아쉽고 답답했던 점이 있는데요.
과련 저렇게 극한으로 치달았어야 할까?
란 생각이 드는거죠.
소송 과정에서 중재 과정이 있었고
중재 과정에서 권리금을 돌려주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었단 말이죠.
그러나 나비효과라고 할까요.
여러가지 요인들로 인해 이런 중재는 무산이 됐고
감정은 상할대로 상하고
결국 3대 사장님 입장에서는 권리금 돌려받고 싶지도 않고 2대 사장님이 그 자리에서 더 이상 장사를 하실 수 없도록 법적 조치를 취하게 된거죠.
결과적으로 2분 모두 손해를 보게 된거구요.
2대 사장님은 카페를 문닫게 됐고
소송비용도 떠안았구요.
3대 사장님은 그동안의 과정을 단골손님들이 알게돼면서 본의아니게 매출에 타격을 받았겠구요.
권리금이라도 일부 돌려받았다면 참 좋았을텐데 말이죠.
어떤 사람들은 2대 사장님을 욕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꼭 그렇게 보긴 어려워 보이는게
제가 2대 사장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우선 저 지역에 카페자리가 나기 어렵거든요.
저 지역은 더 이상 카페를 할 수 있게 용도가 변경되지 않는 지역이라서 행운을 건진거나 다름없죠.
부동산에서 저 자리를 얘기해줄때 아마 자기도 모르게 합리화를 하게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 다른 상권이야.
괜찮아.
여긴 거기서 한참 돌아와야 하잖아.
뭐 이렇게 말이죠.
다만 1대 사장님의 중재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송과정에서 당연히 양보를 했어야 했는데 그 점은 많이 아쉽네요.
인간에게는 누구나 욕심이란게 있고
그 과정에서 나도 모르게 합리화를 하게 되잖나 싶습니다.
2대 사장님은 앞으로 좀 더 잘 준비해서 더 좋은 카페를 만들어갔으면 하는 바램이고
3대 사장님도 지금보다 더 노력해서 매출도 더 올리셔서 더 큰 카페로 이전하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아참
그걸 떠나서 제 카페가 더 잘되야겠죠.
지금 보다 더 맛있는 핸드드립 카페를 위해
좀 더 좋은 생두를 구하고
좀 더 잘 볶아서 맛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