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커피의 맛과 향에 대해 기술할땐 일반화를 조심해야한다는걸 커피하는 사람이라면 당연시해야할것입니다.
얼마전
아주 오랜만에 맥주를 마셨습니다.
카스
참고로 맥주를 안좋아합니다.
특히 국산맥주는 아주 안좋아합니다.
맛없어서.
별 특징도 없어서
바디도 떨어져서
그런데 오랜만에 마신 카스
개성이 느껴지더군요.
신기해서
몇일 마셔봤습니다.
매일 1병
한 3일넘으니 개성이 떨어지더군요.
5일정도 되니 그저그렇습니다.
외국 사람들이 흔히 한국 맥주 맛있다고 한다고들합니다.
딱 이 경우일것 같습니다.
그러나
바디는 떨어집니다.
그러니 늘 빈듯하고 매끄러운 느낌이겠죠.
이건 굳이 카스맥주에만 한정지어서 말할건 아니구요.
어쨌든
맥주의 개성을 잘 못느끼게 될 즈음
중지하고
2,3주 지나서 다시 마셔봤습니다.
다시 개성이 느껴지더군요.
다만
그전처럼 확 느껴지는 개성이 아닌 반감된 개성 경험적 개성 이렇게 너무 추상적으로 표현해드려야겠네요.
제 느낌이 그렇다는겁니다.
커피를 볶고 마시다보면 비슷한 경험을 자주 하곤합니다.
특히
커피의 향과 맛을 느끼는데 있어 여러 이유로 왜곡되기도하고
감각이 저하되기도하는 걸 커피인이라면 다들 잘 알고 계시는 부분이죠.
어떤 커피는 입수한 후 딱 한번 볶았을 때 볶아서 단 하루 이틀만 그 커피의 개성을 느끼는 경우도 있죠.
또 어떤 커피(제가 자주 경험하는 커피로는 파푸아뉴기니)는 개성을 쭉 10여일 이상 잘 느끼다가 어느 순간 안느껴지고
그 이후로 여러차례 볶아봐도 더 이상 못느껴지는 경우가 있는데
한참 후 몇달뒤 버릴 수 없기에 볶아서 내려보면 또 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걸 한 2,3년 지나서 경험치가 쌓여서 알 수 있었죠.
경험이 쌓여서 감각이 활성화되는 면 분명 존재합니다.
그러나
그 반대로 감각이 퇴보되는 경우 역시 존재한다는 것이죠.
이와 다른 면에서
커피 파는 사람 입장에서
어떤 커피를 처음 또는 손님으로 오셔서 드시는 분들이 오히려 잘 느끼는 경우 또한 많습니다.
특히
커피집의 공간에 쌓여있는 커피향들은 오늘 방문한 손님들보다 이미 향에서 감각이 왜곡되있다고 보시는게 맞죠.
그래서
어떤 커피집 사장님은 종종 밖에서 한참 나가서 공기를 들이마신 후 한참 뒤 커피를 내리고
또 그 커피를 밖에서 공기를 한껏 여러차례 들이쉰 후 느끼고자 하시는데
아무래 그래도 한계는 있기 마련이죠.
제가 볶은 커피를 제 카페에서 마시는 것보다
오히려 집에서 대충 또는 친한 커피집에서 마셨을 때 더 잘 느끼는 경우도 자주 경험할 수 있는 것이구요.
감각이란 후각을 떠나서 굉장히 왜곡이 많이 일어나는걸 이미 많은 논문과 다양한 서적으로 우리는 알 수 있죠.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주관적 경험을 꽤나 신뢰합니다.
저도 신뢰하고 싶은데...
언제나 내 감각이 틀릴 수 있다는 걸 간과하면 안된다는걸 자주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