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에 이어서 몇몇 사례를 들어볼까합니다.
제 사례만 있는건 아닙니다.
자주 손님들께도 드리는 예가 있습니다.
파푸아뉴기니
제가 처음 파푸아뉴기니를 볶아서 팔았던 시기는 2008년입니다.
안암동에서 동업하기 이전 이 커피집에서 주말 알바를 하고 있었고
그때 처음 파푸아뉴기니를 볶았죠.
그리고 독특하고 오묘한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특이한 향을 느꼈고
자신감있게 커피를 팔 수 있었죠.
손님들의 만족도도 높았으니까요.
그런데 어느순간 그 향을 못느끼게 되더군요.
어?
맛이 갔나???? 그럴리가 없는데?
다시 볶았습니다.
어?
잘못 볶았나?
또 다시 볶았습니다.
어?
생두가 문제가 생겼나?
그리고 더 이상 안볶다가 몇개월후
버릴 수는 없고 다시 볶았습니다.
어?
그 향이 나네?
그리고 다시 얼마 후
어? 그 향이 안나네?
다시 볶고
어? 안나네?
그리고 생두가 떨어졌습니다.
이때 저는 이게 무슨상황인지에 대해 분석하지 못하고 하루하루 장사하다
시간이 흘러 동업이 2009년 깨지고 혜화동에서 새로 카페를 연 이후 알게됐죠.
2010년 오랜만에 생두업체에서 파푸아뉴기니를 들여오고
이와같은 현상이 다시 일어났고
그제서야 이게 파푸아뉴기에서 일어나는 현상인가? 하는 의문을 가졌고
다른 커피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있었다는 걸 알게됐죠.
그리고
다른 카페 사장님들께서도 종종 이런 말씀을 하셨던게 기억이 났습니다.
이 커피 처음 볶아서 마셨을땐 독특한 향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 향이 없다는 말씀...
그런데
이런 류의 커피의 절대 다수는 바로 중남미에서 나타나더군요.
이건 그동안 제 경험을 토대로 드리는 말씀입니다.
파푸아뉴기니의 경우 손님들 역시 비슷한 경험을 하시는 분들이 종종 발생을 했기에 충분히 말씀드릴 수 있을 만큼 공감이 있습니다.
아마 커피집 운영하시는 분들 중
이런 상황을 모르시다가 이 글을 보시고 아!! 하시는 분도 계시고
이미 잘 알고 있는건데.. 또는 당연한거 아니야? 이런 분도 계실겁니다.
그런데 잘 모르시는 분들이 훨씬 더 많죠.
그럼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가?
바로 우리 후각의 기억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커피를 떠나
우리 후각은 처음 접하는 것에 개성을 느끼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그런 개성이 익숙해지면 사라지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렇지 않은 것들도 많구요.
그런류의 향들이 있다는 것이죠.
아마 어떤 분자구조들의 분류가 가능하지 않을까?
추측할뿐입니다.
궁금합니다.
분명 연구해볼만한 가치가 있어보이는데
제겐 딱 여기까지가 한계니까요.
분명한건
이런 커피향의 분류가 가능할것 같다는 겁니다.
늘 개성을 느낄 수 있는것과
그렇지 않은것
조금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