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휴가 길에 우연히 들렀다 마음을 빼앗긴 최참판댁.
여느 드라마 세트장과는 달리 사람의 온기가 느껴지고
관리가 정말 잘 되어있었다.
뒤로는 지리산 형제봉,
앞으로는 무딤이들과 섬진강이 내려다 보이는
최고의 자리에 들어서 있었고,
저녁 무렵에 도착해 인적이 없던 그곳은
마치 어느 산사에서 맞이한 저녁처럼 평화로웠다.
거기서 우연히 만난
평사리문학관 관장님과 하동문협 문인여러분들의 따뜻한 환대에 감동을 받고서
돌아와 '토지'를 다 읽고 이번에 1년여 만에 다시 가게 되었다.
작년에 눈에 먼저 각인된 최참판댁과 평사리,섬진강 모습은
소설을 읽는 내내 드라마 영상처럼 머릿속에 그대로 떠오르곤 했다.
그리고 이번에 '토지'를 읽고 다시 가게된 평사리는
작년과는 많은 것이 다르게 느껴졌다.
예전에는 벚꽃길과 섬진강이 아름답다고만 느꼈는데
이번에는 그 아름다움이 왠지 슬픈 것이다.
계획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번 여행 직전에 토지를 다 읽고
통영-진주-하동을 거치며 여행 내내 소설 속의 인물들을 떠올렸기 때문일 거다.
지금으로부터 별로 멀지 않은 역사지만
도무지 실감이 나지 않았던 우리 근현대사...
해방 이후 역사를 '태백산맥'에서 배웠다면
구한말에서 해방까지의 역사를 '토지'에서 배웠다.. 아니 느꼈다고 해야겠다.
이번에는 관장님의 배려로 좀 오래 머물며 토지길을 여유있게 걷고 올라왔다.
물론 루트대로 다 걸은 건 아니지만
대신 토지길 옆으로 새로 정비중인 '...시오리길'을 걸었다.
섬진강을 바로 옆에 끼고 걸을 수 있고 흙길이라 더욱 아름다운 길이다.
토지길을 걸으며 찍은 사진들을 여기에 올린다.
소중한 인연을 맺게 해준 최참판댁 사진부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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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가을에 가고 싶은데 꼭 더운 여름에만 가게 되는 최참판댁입니다.
담장 밖에서 최참판댁을 둘러봅니다.
멀리 무딤이들 부부송이 보이네요.
계속 담장 밖을 어슬렁거립니다. 산과 어우러져 보기가 좋죠.
계속....
계속....
아침 일찍 찍은 행랑채입니다.
집안에 예쁘게 가꾸어진 꽃들
대문간에 서면 저렇게 무딤이들이 내려다 보이죠. ^^
작년에 지나가는 과객을 맞아주었던 추억의 방입니다. 어쩌면 구천이가 묵었을... ^^
살림규모를 짐작케 하는 장독대도 가지런하고
어린 서희와 봉순이가 뛰어나올 것만 같은 아름다운 별당입니다.
별당 앞의 작은 연못
사랑채의 꽤 넓은 누마루에 오르면 악양들이 다 내려다보이죠.
여기도 사랑채의 한 방입니다. 가구와 소품들도 아주 잘 갖춰져 있죠.
뒤쪽으로는 이렇게 아름다운 대숲이 있습니다.
꼬옥 걸어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