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은 그 사람들이 캔 족도리풀과 감자란입니다.
경기도 감악산 정상-임꺽정봉에서 바위말발도리를 찍고 있다 맞은편에서 오는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 사람들(부부)이 길을 물으면서 내게 관심을 갖고 말을 건넸습니다. 야생화를 사랑한다기에 반가웠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야생화를 촬영하는 것이 아니라, 채취를 전문으로하고 있었습니다. 조그만 모종용 화분과 연장까지 갖춘 . . . 내가 야생화를 좋아한다니까 채취한 것을 보여 줬습니다. . . . . . . . 거기에는 감자란, 족도리풀, 노루귀 등이 . . .
"이렇게 캐 가시면 안 되잖아요." "우린 그냥 많은 데서 속아주는 차원으로 . ." 그것도 안 되는 거지만, 이미 벌어진 일을 싸울 수도 없고 하니 난 그냥 그런 줄 알고 말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분들이 노루귀를 개족도리풀로 잘못알고 캐 왔던 겁니다. 내가 노루귀라고 하자 "아 ! 그렇구나 내가 잘못 봤구나 "하며 오던 길을 되돌아 노루귀를 캐러 간다는 거였습니다. 두 포기 더 있었다고. . . . 솎아주는 차원은 말 뿐이고 싹쓸이 하는 차원이었습니다. 나는 단호히 말렸습니다 . . 캐지 말라고 . . 단호한 내 의지에 그들은 포기했습니다.
그러나 그 날의 그 씁쓸한 산행 . . 두고두고 우울합니다. 야생화를 사랑한다고 . . . 흥 ! 야생화 사랑하는 사람들이 야생화 다 뽑아가고 다 밟아놓더라!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나도 그 중에 포함되어 있다는 어쩔 수 없는 사실입니다. 찍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밟게 되고 . . . 나는 [야생화를 지극히] 사랑하는 야생화를 촬영하는 사람들에 의해 야생화군락지가 훼손되는 것을 너무도 많이 보았습니다.
그래서 욕먹을 주장인 줄 알지만 나는 말하고 싶네요. 무분별하게 너도 나도 탐사나설 것만 아니라 "힘들여 찍은 야생화 사진이지만 되도록 공유하면 어떠냐고"
모델을 사진 찍으면 꽤나 많은 모델료를 지불하지만 야생화는 찍으면서 무료로 그 어떤 피사체를 찍는 것 보다 더 큰 환희(희귀한 꽃에 얼마나 감격합니까)를 느끼면서도 야생화에게 지불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피해를 입히고 오지 않습니까. -워낙 조심하니까 해를 안 입힌 다구요- 그런소리 마세요! 날아다닙니까. 하다못해 부드러운 땅이라도 다져놓고 올겁니다. 또 주변의 풀은 다 밟고... 꽃을 가리는 풀이나 낙엽이라도 치우고, 한 컷의 좋은 사진을 위해 꽃을 움직이고 비틀고 연출시키고... 삼각대의 발끝에는 죄없는 풀 뿌리가 다쳐나가고 그래놓구선 세금내고 출판한 출판물인양 저작권을 주장합니다.
야생화를 사랑하시는 분들- 자연을 사랑하는 만큼 자연처럼 넉넉한 마음을 가집시다. 자연을 사랑하면서 인색하지 맙시다. 희귀한 야생화 찍을 때 얼마나 감격합니까. 멸종 위기의 야생화 대할 때 얼마나 애잔합니까. 그러면서 얼마나 마음 뿌듯합니까. 그것으로 야생화를 찾아 헤매신 노고의 대가는 충분히 받지 않았습니까. 그냥 그 기쁨만으로 위안 삼으시면 안 되겠습니까. 그리고 모델료 없이 오히려 피해 주면서 찍어온 사진이니, 다른 사람이 또 찍으러 가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저작권은 내놓으시면 안 되겠습니까.
내 주장이 너무 억지 주장이었다면 죄송합니다. 그냥 이런 의견도 있을 수 있겠구나 생각해 주십시오. 아 - 보잘 것 없는 제 사진은 아무도 찾지 않는 제 홈피에서 마음껏 퍼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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