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지의 행복한 하루가 이제 저물어갑니다.
정말이지 하루 같은 3년이 벌써 지났습니다.
두려움과 설렘이 교차되며 한국 땅을 떠나오던 3년 전의 기억이 새삼 새롭고
이제는 내 집 같이 된 이곳을 이제 다시 떠나야합니다.
이곳 알라스카 앵커리지에서의 나날들은 처음의 생각과는 달리 편안했습니다.
정 많고 사랑 깊은 신자들과의 알콩달콩한 여러 일들은 행복에 겨워
아름답기까지 했습니다.
단 한번도 3년을 넘기지 못한 본당신부 생활은
어김없이 여기 앵커리지에서도 반복됩니다.
인사이동이 되면 찾아오는 요즘의 느낌은 아주 더럽(?)답니다.
사랑하는데 떠나야하는 연인의 마음 같다고나 할까?
아님 젖 먹여 키우던 아이를 친부모에게 넘겨주는 유모의 마음이랄까?
뭐 아주 형언하기 어려운 감정이 불쑥불쑥 솟아오릅니다.
첫 본당 황간에서 떠날 때의 기억이 납니다.
선배신부님들에게 이런 저런 부정적인 생각들이 있었는데
그 선배 신부님들은 이런 느낌을 예닐곱 번씩 겪어낸 분들이라 생각하니
그 자체로 존경하지 않을 수 없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저도 잘 견디고 있으니 안신부도 참 장(?)합니다.
앵커리지의 날씨가 조화를 부리고 있습니다.
없던 태풍에 비바람 몰아치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청명한 하늘을 보이고
또다시 쌀쌀한 가을비로 마음을 울적하게 합니다.
게다가 산등성이에는 때 이른 서설이 내려 머리가 하얗게 덮였습니다.
짧은 시간에 앵커리지의 사계를 다 경험합니다.
깊은 계절에 이별이 찾아오면 덜 센치해지려나?
계절마저도 이별을 더욱 슬프게 하는 알라스카의 짧은 가을입니다.
이제 정들었던 -앵커리지의 행복한 하루- 카페 발길을 잠시 거두겠습니다.
그리고 머잖아 새로운 곳에서 새롭게 단장하여 오픈하겠습니다.
그동안 이 카페를 찾아와 주시고 사랑해주신 모든 회원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고마웠습니다.
여러분의 다두가 가을을 남기고 떠납니다.
행복했습니다.
사랑합니다.
첫댓글 신부님! 사랑합니다.
고생많으 셨습니다 내내 평안하소서...
새상의 삶이 사람의 일인지라, 만나면 헤어짐이 있고, 헤어짐이 있으면 만남이 있다는 것을 하느님의 섭리를 헤아리기 전에
삶의 언저리에 있는지라 섭섭하고 서운한 맘들을 어찌 모를것입니까? 사람의 일이 아니라 하느님의 일을 하시는 사제의 발자취와 사랑을 남겨두고라도 사목자의 마음은 아프고 슬프고, 또한 새 둥지에 대한 설레임으로 만감이 교차하는 사제들의 삶을 아름답게 가슴에 묻어 두고 환송해 주시는 앵커리지 성당의 형제 자매님들 행복하세요.
신부님. 수고 많이 하셨읍니다. 영육간에 건강하시고 안녕히 가십시요.
신부님!!!
저, 또한 카페에 드나들면서 마니 행복하고
주님의 복음 말씀 강론에 많은 깨우침과
감사함을 느낍니다...
한국에 가셔도 얼릉 카페를 오픈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떠나신다니, 짧은 만남 긴 이별이 아니길 바랄 뿐입니다. 저도 산 속 생활 3개월이 끝나고, 9월 26일 가족들이 있는
california 로 돌아갑니다. 이리 빨리 지나간다는게 실감나지 않는군요. 좀 더 열심할껄... 이런 아쉬움도 좀 있구요.
신부님 말씀이 여러모로 큰 위로가 됩니다. 어디 계시든, 큰 사랑, 흘려보내주시길 기대해 봅니다. 감사했읍니다.
신부님..
안녕히 가세요~
항상 건강하시구요...
마음을 위로해 줄 누군가가 가까이 있다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이었는 지...
신부님을 떠나보낼 이 순간에서야 절실히 느껴집니다.
신부님의 그 사람좋은 미소를 닮고 싶습니다.
신부님,
화이팅!!!!
신부님께서 울 성당을 떠나실 때의 일들이 스쳐지나갑니다.
많이 아쉽고 왠지 놓아 드리고 싶지 않았던 마음...
아마도 앵커리지 교우님들께서도 같은 마음이지 싶습니다. 그러나 하느님 안에서 어디에 있든 우리는 하나이지요.
그래서 우리는 주님품에 안겨 있을 때 가장 행복한가 봅니다. ^^*
그동안 이국 멀리서 교포사목에 많은 애 쓰신 신부님께 주님의 축복과 은총이 함께 하시길 빕니다. 애 쓰셨습니다.
그리고 고국으로의 귀환을 환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