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도 수렵을 마치면서
11년전 산청에서. 서있는 분이 추포님이다.
추포 후배와 소세지 바베큐 안주로 막걸리 한 잔을 들고 있다
지난 수렵시즌에 충주시에서 낙방하여 옥천포 김남용 후배의 조언으로 하동군을 택한 것은 그야말로 대박 중에 대박이었다.
4년 전에도 하동군에서 수렵을 했지만 그때보다도 거의 3배 이상 꿩이 늘었다.
아마도 2개월 동안 무려 150마리 이상 꿩을 볼 수가 있었다.(주 2일 사냥)
물론 쏠 수가 없는 게임이 더 많았지만 꿩 사냥꾼이 꿩을 잡지 못하더라도 구경을 많이 할 수가 있다는 것은 무척 행복한 일이 아닐까?
지난 1월 12일.
11년 전 산청에서 공렵을 하였던 추포 추교훈 후배와의 인연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었다.
추포 후배는 사냥 스타일이 산 중턱에서 정상을 넘어 내려 터는 것이 상례다.
그렇게 하면 꿩들이 거의 밑에서 쏘기 좋게 날라 수확이 좋은 것이다.
그러나 이날은 땡포 박 나이를 생각해서인지 고전면에서 산꼭대기에다 차를 대놓고 아래로 털어 내려가는 사냥을 하는데 우리 내외에게 꿩을 밀어주기 위해 일부러 산을 타는 모습이 어찌나 11년 전과 같은지 우리 내외를 탄복하게 만들었다.
이젠 불질이 옛날 같지가 않아 부끄럽게도 장끼를 서너 마리 빼먹어 무척 무안했다.
내가 잡지를 못하니 여러 비처를 안내해 주는데 그날은 어떻게 된 영문인지 계속 까투리만 떠 아마도 네 군데서 50마리 이상 나가는 것을 보았다.
추포 후배는 절대로 까투리를 쏘지 않는다.
물론 우리 내외도 거의 쏘지 않는다.
선배를 위해 꼭 장끼를 잡아드린다고 4시반 까지 산꼭대기까지 올라가 분전을 하여 그여히 한 마리를 붙들어 오는 모습에 우린 감격을 하였다.
이런 훌륭한, 존경스러운 후배가 있다는 것이 땡포 박 내외에게는 너무나도 큰 행운이지 않겠는가?
옥천포 김남용 후배도 우리에게 너무나도 큰 행복을 선사하는 분이다.
늘 자기가 미리 사냥을 해보고 나서 꿩이 많은 쪽을 안내해주고 같이 공렵을 하지 못할 때에는 전화로 사냥터를 친절히 가르쳐 주고 엽과를 묻는 훌륭한 후배다.
또 재미있는 건 이분이 안내하면 꼭 땡포 박은 선달을 잡는다는 사실이다.
지난 1월 19일에도 전날 꽝을 쳤는데 이날도 헛방만 쏘다가 합류지점에서 만났다.
내 차를 옥천포 후배가 운전하고 와서,
“회장님? 잡았어유?”
“못 잡았어요!”
“왜 꿩이 없었예유?”
“후배님께서 안내를 해 주셨는데 왜 꿩이 없었겠오? 총이 안 맞아 꽝을 친거지!”
어? 그런데 차 10m도 안 떨어진 길숲에서 산을 올려다보고 ‘루키’가 포인을 하고 있지 않은가?
아주 가파른 산인데 20m 위에 넓은 산길이 가로질러 있고 계속 높은 데로 이어져 있는 곳이다.
산 위에서 내려쳐야 하는데 위로 치고 올라가면 산위로 날아 쏘지도 못할터,
“‘루키!’ 올라가!”, 멈칫하더니 몇 발자국 가다 또 포인!
안되겠다 싶어 가능성은 없지만 비퍼기로 신호를 보냈다.
“빅~!”, “포인!”.
쭉~ 따라가다 또 “포인!”, “빅~!”, “포인!”
별안간, “꽈드등! 꺼겅껑껑!”, 소리를 냅다 지르면서 큰 묵치가 왼쪽으로 돌아나가는 것이 아닌가?
위로 나를 줄 알아 포기를 하고 있었는데 이게 웬일이지?
그래서인지 하나도 힘이 들어가지도 않은 채 거총하여 쭉~ 끌다가,
“탕!”. 명중이죠! 뭐!
“회장님! 축하합니다! 축하해유! 드디어 꽝을 면하셨네유! 하! 하! 하! 리드가 길어 꼭 명중 이 될 줄 알았네유!”
“감사합니다! 다 후배님 덕분이죠!”
노땅은 아직 죽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 주어 마음이 흐뭇했지만 아무래도 이상하였다.
산위로 날랐다면 보이지 않아 쏘지도 못 하였을 텐데 죽을 녀석은 따로 있는 건지 왜 돌아 나가냐 말이다.
지금 생각해보니 두 가지 이유였을 것 같다.
숲이 끊겨 넓은 길이 나오니 자기 몸이 들킬 것 같아 급히 돌아 나르려고 했거나 ‘루키’가 떠 빨리 올라가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고 포인을 했거나....
첫댓글 재밋게 잘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