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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6일(금) 옥천포 후배와 공렵이다.
우리 셋이 늘 하던 곳, 내가 선달을 4마리나 잡아온 엽장을 털기로 하였다.
몇 주 전 아주 닳고 닳은 선달한테 당한 곳이다.
한 7~80여 평밖에 안되는 풀과 가시나무가 우거진 조그만 계곡인데 20여분을 실랑이를 하다가 빈집 옆으로 살짝 소리 없이 낮게 날라 총도 대보지 못한 장끼를 만나러 갔다.
열심히 뒤졌으나 없다.
포기하고 내려가려고 몸을 돌리는데 바로 뒷산 언덕에서 ‘루키’의 포인음이 들린다.
얼른 뛰어 올라가면서 아내 정포에게 뒤로 빠지라고 신호를 보냈다.
둘이 쏘기 좋게 좌정을 하고,
“‘루키’! 들어갓!”
“꽈드등! 꿔겅껑껑!”, 선달님이 마치 폭격기가 폭격을 하고 치솟는 모습으로 솟아오른다.
“탕!탕!탕!”
명중이 되어 보기 좋게 나가떨어진다.
우린 서로 셋이서 “축하해요!”라고 자축을 했다.
나 한발, 아내 정포 두발.
아내가 먼저 쏘고 다음엔 내가 그리고 마지막엔 아내가 쐈다.
아내 정포는, “뭘? 자기가 잡고는 나보고 잡았다고 그래요?”
“나는 두발을 쏘면 순발력이 떨어져 탕~! 탕! 인데 당신은 어떻게 탕!탕!으로 쏴요? 순발력이 나보다도 훨씬 더 좋으니 당신이 잡았다고 하는 거지! 하! 하! 하!”
이런? 잡은 선달을 보니 묵치가 아니었다. 나는 모습이 꼭 묵치 같아서 내심 복수를 했다고 좋아했는데 실망이다.
벌써 그 녀석은 다른 곳으로 내뺐나 보다.
역시 옥천포 후배하고 사냥을 하면 꼭 잡는다는 결론이다.
다음 날 고전면 냇가로 가 늘 빠트렸던 녀석을 만나 결판을 내려고 했으나 보이지 않아 꽝!
그동안 3마리나 엮어간 곳을 털었지만 까양이 나가 쏘지 않았고 바로 집 옆에서 선달 묵치 두 마리가 떠서 총도 대보지 못하고 말았다.
마지막으로 지난 번 추포 후배와 하던 곳으로 갔지만 돌아나가는 꿩을 보고 두발을 갈기다 보니 한 마리, 한 마리씩 차례로 뜨는 것을 구경만 해야 했다.
아내 정포는 내가 가려서 한 발 쏘고 사냥을 꽝으로 끝냈다.
오늘도 7마리나 보았다.
하여튼 최근 20년 동안 이렇게 꿩을 많이 본 것은 처음이다.
장끼보다도 까투리가 훨씬 더 많았다.
4년 후에는 엄청나겠지만 과연 그때까지 우리가 사냥을 할 수가 있을런지?
그동안 엽총 입출고를 하동군 옥종파출소에서 했는데 얼마나 친절하게 잘 대해주었는지 정말 고맙기 그지없었다.
더군다나 우리 내외가 떠날 때 4년 후에도 다시 오라고 소장님께서 직접 나와 배웅을 해주시는데 감격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옥종 파출소 소장님이하 직원님들!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이소!”
이날 잡은 장서방
7년전 산청에서 옥천포 후배
첫댓글 항상 기대만땅의 글을 잘보고 갑니다
칭찬을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제 다음 엽기에나 또 글을 올려야 하는데 너무 멀게만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