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쨋날 5일 (금요일)
오늘은 창원에 사는 안효균 후배와 공렵을 하는 날이다.
유 후배는 개가 없기 때문에 안 후배와 공렵을 하도록 하고 우리 내외는 옥종면에서 단성쪽으로 약 4km 가서 좌회전하면 마을 건너편에 꽤 근사한 엽장이 나오는데 갈 때마다 여러 마리 꿩을 만나기 때문에 그곳으로 갔다.
그러나 오늘은 어제 누가 사냥을 했었는지 샅샅이 뒤져도 꿩을 볼 수가 없었다.
오전은 꽝이다. 그런데 안 후배팀도 마찬가지다.
맛난 식사를 한 후 나는 늘 떼꿩을 볼 수가 있는 궁항리로 차를 몰았다.
떼꿩이 미리 뜰가봐 살살 조심스럽게 다가가는데 이런?
논둑마다 무성하게 덮인 넝쿨과 풀숲이 다 깨끗이 정리가 되어있는 것이 아닌가?
한심했다.
그래도 꽤 멀리 왔음으로 샅샅이 살펴보았다.
역시 한 마리도 보이질 않았다.
실망하고 차를 세워 둔 곳으로 나오는데 아늑하고 그늘이 져 있는, 늘 보던 자그마한 산이 눈에 띄었다. 그 산은 3~40m 위로는 큰산으로 연결 되어있고 풀이 무성한 곳이다.
그러나 여기에 올 때마다 개를 넣어 보았지만 그동안은 한 번도 꿩을 보지 못한 곳이라 기대는 되지 않았다.
“‘루키!’ 올라가 봐!”, 나를 슬쩍 보더니 한쪽 다리를 들고 숲에다가 오줌만 내갈긴다.
“야! 임마! 너 안 올라가?”, 그래도 들은 듯 만 듯 딴청이다.
꿩도 보지 못해 실망하고 다니는데 신경질이 뻗쳤다.
“야! 임마! 너 정말 안 들어갈래?”, 개를 쫒아가니까 그때서야 마지못해 올라간다.
개가 한 네 걸음 올라갔을까?
냄새도 달지 않은 상태에서 별안간,
“꽈드등 꺼겅껑껑!!!”, 냅다 묵치가 뜨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웬일인지 다급해지지 않았다.
천천히 총을 들어 머리 위를 겨냥하여,
“탕!”. “명중!”.
“어떻게 된 거예요?”, 아내가 달려왔다.
꿩이 보이지 않자 포기하고 벌써 차에 가있었나 보다.
“정말 죽을 꿩은 따로 있네? 거긴 전에 여러 번 개가 올라갔어도 꿩이 없던데 웃긴다!”
“유 후배 줄 꿩을 잡았으니 이젠 마음 편하다! 하! 하! 하!”
다시 가기만 하면 꼭 꿩을 만날 수 있는 양보면으로 달려 ‘루키’가 포인해 주는 녀석을 한 마리 더 잡고 일찍 마감을 하였다.
파출소에서 안 후배 일행을 만나니 장끼를 안 후배가 3마리, 유 후배가 1마리를 잡았단다.
꿩을 많이 만났는데 총이 안 맞더라나? 까투리가 더 많아 쏘지 않았다고 한다.
유 후배와 나는 하이파이브를 했다.
“유 후배! 축하해요! 내가 유 후배 줄 선달을 잡았으니 한 마리 더 가져가요!”
“아녜요! 두 마리면 충분 합니다!”
오늘 유 후배는 다음 주 미국을 가기 때문에 더 이상 사냥을 못하고 마지막 주말에나 같이 할 수가 있을지 모른다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내일은 옥천포, 안 후배와 우리 내외, 넷이 공렵을 할 수가 있다는 행복감에 전혀 피로를 느끼지 못하였다.
사냥은 정말 정말 이렇게 즐겁고 행복한데 얼마 남지 않았으니.....
안타깝다!!!
'루키'가 욕심이 너무 많아 엽욕은 왕성한데 꿩을 물면 나한테로 가져오지 않는다. 그래서 아내 정포가 쫒아가야 나한테로 물고 온다.
이때 개를 끌어안고 칭찬을 하며 육포를 먹인다. 그런다음 꿩을 재빨리 뺏어버린다. 다행이 조금씩 나아지고는 있는데 얼마나 오랫동안 훈련을 해야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