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보스코는 1862년 47세의 나이에 코끼리와 성모에 대한 꿈을 꾼다. 맘마 말가리다 (돈 보스코의 어머니)가 돌아가신지 6년이 된 해 축제날 점심 후 오락 시간의 쉬는 사이에 꿈을 꾸었다고 그는 말하고 있다.
내용을 대충 요약하면 발라우디라는 사람과 저술법과 종교문제에 관해서 이야기 하고 있는데 어미니가 문을 두드린다. 근심스러운 얼굴로 빨리 운동장으로 나와 보라고 말씀하신다. 서둘러 옥상으로 올라가 보았더니 몸집이 커다란 코끼리가 운동장에서 놀고 있다. 처음에는 코끼리와 아이들이 즐겁게 잘 어울리고, 유순하게 보였는데 성당에서 성체강복을 한 후 코끼리는 상상할 수 없는 방법으로 난폭하게 소년들을 못살게 했다. 이때 '성 마리아여, 우리를 구하러 오소서' 라고 커다랗게 써진 깃발이 나타났는데 많은 소년들이 이 깃발을 따랐고, 코끼리 편에 선 소년들과 성모님의 망토 안으로 피신 하는 소년들의 투쟁이 계속됐다. 운동장은 마치 사막처럼 폐허가 되었는데, 한쪽에는 몇 명의 소년이 쓰러져 거의 생명을 잃어가고 있었다. 그때 코끼리가 뒷발을 올리자 무서운 두개의 뿔을 가진 이상한 괴물로 변하더니 자기를 도와주었던 불쌍한 소년들을 이상한 망으로 감쌌고 곧 땅이 갈라져 모두 다 그 심연 속에 떨어지고 말았다. 코끼리가 사라진 후에는 모든 것이 조용해졌고, 오랫동안 크게 외치신 성모님은 지치셨는지 얼마동안 아무 말씀도 없으셨으나 마침내 소년들에게 희망과 위로 가득한 말씀을 하시며 성모상 아래에 "나를 찾는 자는 영생을 얻을 것이다. 너희들은 내 말을 듣고 따랐으며, 마귀의 폭행을 잘 피했으니 나쁜 일을 한 불행한 친구들의 끝이 어떠했는지 볼 수 있었다. -중략- 성모님께 큰 신뢰를 가지면 그녀의 망토는 확실하고 안전한 피난처가 될 것이다." 모든 것이 사라지고 또 다시 돌아가신 어머니가 나타나셨는데 '우리의 도움이신 마리아'라고 쓴 기를 높이 들고 계셨다. 소년들은 그녀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나는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적은 채 눈을 떴다.
돈보스코도 한 인간으로서 두 대극의 힘에서 오는 갈등을 겪은 것이다. 내 안의 성모의 힘과 코끼리의 힘이 공존하다가 결국 희생과 댓가를 치르고 성모의 힘이 승리한 체험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6년 동안 맘마 말가리다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서 돈보스코 안의 모성애가 얼마나 큰 희생과 댓가를 치르면서 성장했을까? 충분히 납득이 가고 상상이 되는 점이다. 물론 돈 루아의 어머니가 바로 맘마 말가리다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서 오셨지만, 돈보스코의 마음의 빈자리를 채우지는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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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보스코는 기질상 성급하고, 주도적인 면이 과해서 성모의 지혜를 습득하지 않으면 코끼리같은 폭력적인 아니마의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었다.
어머니를 잃고 점점 확장되어가는 오라또리오를 보살핀 6년 동안 그는 자신 안에 이러한 기질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 인간적인 한계상황을 수없이 만났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는 어머니에게서 받은 직면할 줄 하는 용감함과 성모님에게서 오는 초자연적인 지혜 그리고 현명한 아니무스로 상징되는 저술과 종교의 힘으로 자신과 아이들에게 일어날 수 있는 파괴적인 힘 즉 마귀의 유혹에 대처한 것이다. 그가 얼마나 영웅적인 노력으로 인간적인 본성과 초자연적인 힘을 통합해 나간 성인인지를 알 수 있는 꿈이다. 돈보스코! 당신은 정말 타고난 성인이 아니라 성인으로의 초대를 용감하게 받아들이며 걸어간 사람이시군요. 저 또한 성모님의 온유와 자비에 의탁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도록 도와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