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에
김현승
당신의 핏자국에선
꽃이 피어 ㅡ 사랑 꽃이 피어,
땅 끝에서 땅 끝에서
당신의 못자욱은 우리를 더욱 당신에게
열매 맺게 합니다
당신은 지금 무덤 밖
온 천하에 계십니다 ㅡ 두루
계십니다
당신은 당신의 손으로
로마를 정복하지 않았으나,
당신은 그 손의 피로
로마를 물들게 하셨습니다
당신은 지금 유태인의
옛 수의를 벗고
모든 4월의 관(棺)에서 나오십니다
모든 나라가 지금
이것을 믿습니다
증거로는 증거할 수
없는 곳에 모든 나라의 합창은 울려 납니다
해마다 삼월과 사월 사이의
훈훈한 땅들은,
밀알 하나가 썩어서
다시 사는 기적을
우리에게 보여 줍니다
이 파릇한 새 목숨의
순(筍)으로...
첫댓글 달걀... 먹고 싶어요. 삶아야겠어요.
결국 삶고 말았습니다. 역시 부활의 맛입니다. 기운이 샘솟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