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와 공동선,
하늘에 구멍이 났는지 쉼 없이 내리는 빗줄기가 두물머리의 적막한 고요함을 흔들어 깨웁니다. 이
번 주간은 그동안 두물머리 미사를 통해 맺어 왔던 작은 인연들과의 마지막 작별 인사를 나누고
있습니다. 누가 배정한 것도 아닌데 매 주간 각 요일마다 두물머리 미사를 꾸준하게 참석하셨던
고마운 두물머리 은인들이 있습니다.
월요일은 수원교구 과천성당 자매님들, 화요일은 인천교구 모래내성당, 부평1동 성당, 영흥 성당
교우들과 오 마리아 자매님, 수요일은 의정부교구 덕소성당 아녜스 자매님, 목요일은 의정부교구
구리 성당 두물머리 공소 신자들, 금요일은 수원교구 왕곡성당, 정자동 주교좌 성당, 용인 삼가동
성당, 여주 성당, 안양 중앙 성당 환경분과 회원들, 토요일은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 빈민사
목위원회, 한마음 한 몸 운동본부, 사회교정사목위원회, 노동사목위원회, 금호동, 장위동 선교 본
당 가족들, 주일은 연희 마리아 자매님, 비올렛 자매님을 비롯한 주일 미사 단골 신자분들, 매 주간
두물머리 미사의 역사를 만들어 주신 분들입니다. 저마다 살아 온 길이 다르고 삶의 사연도 각양
각색이지만 두물머리 십자나무가 맺어준 소중한 인연입니다.
오늘은 의정부 교구 구리 성당 두물머리 공소의 마지막 미사였습니다. 매주 목요일 두물머리 미사
터는 구리 성당의 작은 공소가 됩니다. 두물머리 공소를 변함없이 지켜주신 구리 성당 막달레나,
세실리아 할머니, 오남매 가족과 9월 3일 새로운 임지로 떠나시는 구리 성당 이현섭 신부님을 기
억하며 늘 기도하겠습니다. 정말 고마웠습니다.
4대강 사업 중단과 팔당 유기 농지 보존을 위한 926일, 구 백 스물 여섯 번째 두물머리 생명 평화
미사는 의정부교구 이현섭 신부님, 김규봉 신부님의 집전으로 거행되었습니다.
이현섭 신부님은 "오늘은 제가 두물머리에서 구리 성당 신자들과 드리는 마지막 목요일 미사입니
다. 본당에서의 미사와 두물머리에서의 미사는 굉장히 다른 감정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신앙 안에
서 함께 모였지만 본당 신자들 안에서도 가치관이나 사고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제가 교감 할 수
없는 부분들이 분명히 존재했습니다.
그것에 대해서 사실 굉장히 속상함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두물머리
에 오시는 분들은 저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고 저의 삶과 교감할 수 있는 부분이 훨씬 더 크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비록 일주일에 한 번, 목요일 두물머리 미사를 드리지만 스스로
행복한 마음이 있었고 또 그런 측면에서 제가 본당 신부로서 살아가는데 큰 활력소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잘 마무리 될 수 있게끔 우리가 복음의 말씀 처럼 준비를 잘 한 것 같아서 마음이 놓이고
함께 미사를 봉헌 해 주신 모든 분들, 특히 우리 구리 성당의 막달레나 할머니와 세실리아 할머니
께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의 이런 모습들이 무엇인가 의미를 발견하고 하느님의 뜻을
찾으며 하느님께 나아가려는 작은 노력들 이었던 것 같습니다. 끝까지 미사를 함께 해 주신 여러
분께 감사드리며 동지애를 느낍니다. 감사합니다." 라며 강론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오늘은 의정부 교구 구리 성당을 비롯한 스물 일곱 분의 교우들께서 연중 제21주간 목요일 두물
머리 생명 평화 미사를 봉헌 해 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