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와 공동선,
두물머리 가을 하늘이 참 맑고 높습니다. 완연한 가을의 문턱에 다다랐음을 실감하게 됩니다. 2개
의 태풍이 지나가고 본격적으로 하우스 철거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두물머리를 떠나야 할 날
도 불과 몇 일 남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지날 수록 떠나야 한다는 것에 대한 두려운 마음이 꿈틀 거립니다. 두물머리 마지막 생명
평화 미사를 끝내고 나면 아마도 상당기간 두물머리 후유증이라는 홍역을 앓게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앓을 만큼 충분히 앓아야 새 살이 돋고 치를 것은 충분히 치러야 비로소 내 본향의 집으로
향하는 발 걸음이 가볍고 분명해 질 것이라 믿습니다.
4대강 사업 중단과 팔당 유기 농지 보존을 위한 927일, 구 백 스물 일곱 번째 두물머리 생명평화
미사는 수원교구 조영준 신부님, 서상진 신부님의 집전으로 거행되었습니다.
서상진 신부님은 "오늘 복음 말씀은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는 하늘나라에 대한 비유 말씀입니다.
하늘나라, 하느님의 나라, 영원한 생명의 나라, 여러분들은 그것에 대해서 어느 정도로 확실하게
믿고 계십니까? 영원한 생명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우리들의 삶은 지금과는 완전히 달라질 것입
니다. 하느님 나라를 향해서 우리의 삶을 살아간다면 지금 보다 훨씬 더 예수님의 삶을 따라갈 것
입니다. 사도 바오로가 세상의 것을 쓰레기로 여겼다고 하는데 바로 그러한 일들이 우리 안에서
일어날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열 처녀 모두 다 믿고 있었습니다. 혼인잔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열
처녀 다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섯 처녀는 혼인잔치에 들어가고 나머지 다섯 처녀는 못
들어 갑니다. 그렇다면 혼인잔치에 들어간 다섯 처녀는 늘 깨어 있었는가? 그렇지 않습니다. 신랑
이 늦어져 처녀들은 모두 졸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열 처녀 모두가 잠이 들었던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기름을 준비하고 안하고가 아니라 평소의 믿음입니다.
평소에 하느님의 나라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정말 그것을 준비하며 살아갔는가, 아닌가의 차이인
것 같습니다. 오늘 독서 말씀의 핵심은 '우리는 십자가에 못박힌 그리스도를 선포합니다. 그리스
도는 사람들에게는 걸림돌 이지만 부르심을 받은 이들 에게는 하느님의 지혜 이십니다' 고 합니
다. 우리 인간들에게 하느님께서 강제적으로, 억지로 또는 의무적으로 나를 따르라고 해서 절대
따르지 않습니다.
자발적으로, 스스로 따르고 하느님의 사랑에 감동되어야만 한다는 것을, 스스로 감동해서 스스로
따라와야만 한다는 것을 하느님께서는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계셨던 것입니다. 그것이 하느님
의 지혜인 것입니다. 그것을 믿지 못한다면 걸림돌이 될 것입니다. 오늘 독서와 복음의 결론은 하
느님 나라를 믿는가? 얼마나 믿고 있는가? 정말 믿고 있다면 예수님의 뒤를 따라서 십자가를 지
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오늘 말씀의 핵심인 것 같습니다. 우리 나름대로 각자에
게 주어진 역할 안에서 예수님의 십자가를 짊어지고 가는 삶을 살아가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
다. 그것이 하느님 나라로 향해 가는 길 일 것입니다." 라며 강론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오늘은 수원교구 최재철 신부님과 왕곡 성당, 정자동 주교좌 성당을 비롯한 스물 일곱 분의 교우
들께서 연중 제21주간 금요일 두물머리 생명평화 미사를 봉헌 해 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첫댓글 두물머리 미사 초창기에 방문 해 보고,, 참으로 오랫만에 미사처를 찿았습니다.
9/3 마지막 미사를 끝으로 철수한다는 기쁜?(아쉬운) 소식에 발걸음은 서둘러 두물머리로..........
미사처 안은 아직도 한여름 속이고.. 모기떼가 만찬(서상진심님 표현)을 즐기고 있었지요.^^
저희들 팔 다리에 모기약을 일일히 뿌려주시던 자상하신 조영준 심님께 감사말씀 전 하며.....
조신부님께서 주신 "물망초의 꽃말"을 되새겨 봅니다..
"주님안에서 우리 모두는 하나" 라는 서상진신부님 말씀도 기억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