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와 공동선,
2012년 9월의 첫날도 두물머리와 함께 시작합니다. 청아한 가을 날, 평화롭게 흐르는 잔잔한 강물
처럼 맑고 평온한 날들이 펼쳐지기를 바래봅니다. 따가운 가을 볕에 쌀 나무가 익어갈 때 우리의
마음도 단단하게 여물어 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태풍이 지나간 후 조석으로 느껴지는 찬 바람과 함께 정들었던 두물머리 하우스도 서서히 자취를
감추고 있습니다. 수 일 내로 하우스 철거 작업은 어느 정도 마무리 될 것 같습니다. 두물머리 텃밭
작물의 때 이른 수확도 서둘러야 할 때입니다.
4대강 사업 중단과 팔당 유기 농지 보존을 위한 928일, 구 백 스물 여덟 번째 두물머리 생명평화
미사는 서울 대교구 김평안 신부님, 조해붕 신부님, 꼰벤뚜알 수도회 윤종일 신부님의 집전으로
거행되었습니다.
김평안 신부님은 "오늘 복음은 셈에 대한 내용입니다. 두물머리 합의도 우리들의 마지막 셈의 결
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일 모레면 930일 미사로 두물머리 미사가 끝납니다. 이것
도 하나의 셈인 것 같습니다. 과연 처음 시작할 때 하느님은 우리에게 몇 달란트를 928일 전에
주셨을까? 아마 조금 주셨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928일을 보내면서 그냥 우리에게 보여지는 셈
의 결과물은 매우 작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보여지는 결과물입니다.
저는 복음을 묵상하면서 그리고 930일에 가까운 시간을 통해서 처음에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달란트는 얼마였을까? 그것은 이 넓은 두물머리 유기농 단지였습니다. 우리는 두물머리를 통해서
세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4대강의 버팀목으로서 끝까지 전파했고 생명평화를 위해서 끊임없이 외
쳤습니다. 그것을 통해 많은 이들이 우리와 함께 동참했고 또 많은 이들이 유기농업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끝까지 남았던 네 명의 농부들은 네 명만 남은 것이 아니라 더 많은 협력자들, 더 많은 친구들,
뜻을 같이 하는 더 많은 이들을 형제로, 친구로, 가족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러면 과연 930일을
보낸 우리의 달란트는 큰 것일까? 작은 것일까? 아마 우리는 우리가 처음에 받았던 그 달란트 보
다 훨씬 더 많은 달란트를 만들어서 그것을 하느님께 드렸다고 그리고 우리가 받았다고 저는 믿
습니다.
때문에 930일 동안 우리가 했던 일들을 마무리 하면서 오늘 주님께서 종들에게 했던 그 말을 다시
한 번 되뇌이고 싶습니다. '잘 하였다. 착하고 성실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이제 내
가 너에게 많은 일을 맡기겠다.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 우리는 이 말을 들을 충분
한 자격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처음에 시작했던 마음보다 더 많은 생각과 더 많은 동역자들과 더 많은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졌고 또 다시 새로운 곳에서 만들어 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이 보
다 더 넓은 일을 두물머리 농부들과 우리들에게 맡기실 것입니다. 예수님의 마지막 말씀처럼 주
인님과 함께 기쁨을 나누면서 새로운 달란트를 받아서 함께 더 키워 나가도록 합시다." 라며 강론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오늘은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천주교 농부학교 회원들을 비롯한 서른 두 분의 교우들께서
연중 제21주간 토요일 두물머리 생명평화 미사를 봉헌 해 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