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심리 공부의 활용 : 소거와 자발적 회복
영진사이버대학 상담심리학과 교수 이근배
2014년 3월 20일
학습서신
심리학개론 3주차에서 고전적 조건형성을 배웁니다. 고전적 조건형성은 간단하게 말해 두 자극이 연합되어 반응/행동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꽃을 자주 선물하는 이성에게 호감이 생기는 것입니다. 전문용어를 사용하면, 이성 친구는 중립자극, 꽃은 무조건자극, 호감은 무조건반응이자 조건반응입니다. 이러한 조건반응(호감)은 시간이 지나면서 무조건자극이 더 이상 제시되지 않을 때 점차 약해지고 사라지게 되는데, 이를 소거라 합니다. 소거 과정에서 떨어지던 호감이 올라가기도 있는데(혹시나 오늘 꽃을 선물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을 수 있고), 이를 자발적 회복이라고 합니다.
일상생활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낯선 용어들이 즐비한 심리학개론 과목을 공부하면서 때로는 힘들어 하고 때로는 호기심이 넘치는 초롱초롱한 생기를 경험하기도 합니다. 대학 공부를 통해 습득한 지식을 실생활에서 활용해 본다면 그 재미가 솔솔 할 것입니다.
앞에서 소개한 소거와 자발적 회복도 마찬가지입니다. 소거는 학습된 행동이 약해지고 사라지는 것이고, 자발적 회복은 소거되던 행동이 다시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이해한다면, 행동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자녀, 배우자, 친구)에게 우리들은 기다려 줄 수 있고 힘이 생기게 됩니다.
게임에 빠져 있는 자녀가 있습니다. 게임을 적게 하길 원하는 부모님은 어떻게 해서 자녀가 하루에 1시간 정도만 게임을 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자녀가 하루 종일 게임만 합니다. “그래, 내 이럴 줄 알았어. 몇일 가나 했지. 넌 역시 안 돼.” 이렇게 반응하는 부모님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부모님이 화가 난 것이 충분히 이해 갑니다. 그리고 부모님의 말에 마음의 상처를 받을 자녀의 마음도 깊이 느껴집니다. 자녀는 그럴 것입니다. 게임을 안 하려고 했는데.....
부모님이 소거와 자발적 회복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있었다면, 게임하는 행동을 점점 줄여가고 있는 자녀를 칭찬하고 격려할 것이고, 갑자기 늘어난 게임행동(자발적 회복)에 대해서도 좀 더 여유가 가지고 지켜보면서 인내심으로 자녀에게 용기를 주면서 자기-통제의 힘을 키울 수 있도록 자녀와 같이 노력해 줄 것입니다.
배운 것을 실생활에 적용하고 그 효과를 본다는 것은 새로운 도전입니다. 그렇게 만만한 일도 아닙니다. 다만, 자신과 타인의 인간행동을 좀 더 이해하고 자책과 비난의 언어를 사용하기 보다는 용기와 격려의 언어를 사용할 수 있는 삶을 조금씩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아주 미약하여 100개의 행동 중에 1개 정도 적용할 수 있다하더라도 계속 공부하고 활용하다보면 1개가 2개 되고, 2개가 3개 되고, 어느 날 삶의 상당한 부분이 여유롭고 풍요롭게 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함께 열심히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