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이란 무엇일까?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기 침체 속에서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명품 소비는 연일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사람들은 왜 명품에 이토록 열광하는 걸까요? 이번 시간에는 명품의 모든 것을 낱낱이 파헤쳐 봅니다.
대체 명품이 뭐길래
‘명품(名品)’의 사전적 의미는 ‘뛰어나거나 이름난 물건 또는 작품’입니다. 장인이라 불리는 훌륭한 기술자들이 직접 손으로 제작한 물건, 혹은 이름난 예술가들의 작품들이 예전부터 명품이라는 이름으로 불려 왔죠.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명품은 오랫동안 사람들 사이에서 높은 품질을 인정받으며 자신들의 가치를 키워 온 제조사의 이름, 또는 그들이 만든 제품을 가리키는 말로도 쓰이게 됐어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 프라다’ 등 고가의 외국 패션 브랜드 제품을 명품이라고 부릅니다. ‘사치품’을 뜻하는 영어 단어인 ‘luxury’를 통상 명품이라고 칭하고 있는 거죠. 명품과 럭셔리는 분명 결이 다른 말이지만,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에서는 명품이 고가의 제품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어요.
우리나라에서 명품이 해외의 고가 브랜드를 지칭하는 말로 쓰이기 시작한 건 1980년대 무렵으로 보여요. 과거에는 필요 이상의 돈을 쓰며 사치하는 것이 일부 부자나 특권층만의 일이었지만, 산업의 발전으로 개개인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누구나 사치를 부릴 수 있다는 생각이 널리 퍼지게 됐습니다. 경제 성장이 이어지면서 사람들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해외 물품에 대한 수입 규제도 완화되면서 각종 해외 브랜드들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죠.
명품이라 불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사람들이 명품에 열광하고, 명품을 구매하며 커다란 만족감을 느끼는 이유는 그것이 지닌 풍부한 가치 때문입니다. 명품은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최고의 기술을 가진 장인들에 의해 최고급 소재, 수준 높은 제작 과정을 거쳐 탄생합니다. 아무리 인기 있고 수요가 많아도 소량 생산을 원칙으로 만들어지기에, 공장에서 대량 생산되는 일반 제품과 달리 흔히 구할 수 없다는 점에서 희소가치가 큽니다.
명품 브랜드들은 제품을 판매한 뒤 사후 관리에도 철저합니다. 제품을 생산할 때 각각 일련번호를 부여하는데, 이를 통해 생산 시기, 생산 장소, 판매 이력 등을 알 수 있어 관리하기 용이하죠. 이처럼 명품은 그 명성과 높은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완벽에 가까운 노력을 거쳐 탄생하기에, 고가이지만 그만한 값어치를 한다는 인식이 자리 잡게 됐어요. 여기에 더해 브랜드가 추구하는 철학과 가치를 제품에 녹여 내고, 많은 사람들이 이에 공감하면서 비로소 명품이라는 수식어가 성립하게 됐죠.
명품 신화가 만들어지기까지
명품 브랜드들은 대부분 유럽에 뿌리를 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이유는 뭘까요? 이를 파헤치려면 역사적인 배경을 알아야 해요. 유럽에는 여전히 왕이 존재하는 나라들이 꽤 있는데요, 근대 군주제가 바로 명품 산업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 유럽의 왕과 귀족들은 명품 제품을 소비하는 주요 주체였어요. 프랑스의 루이 14세재위 1643~1715년는 유럽 전역의 장인을 불러 모아 왕실의 수요에 맞는 사치품을 공급하도록 하기도 했죠. 그러다 19세기 말 군주제가 몰락하고 산업 자본이 들어서면서 명품 소비층은 신흥 부자 등으로 점차 확대됐어요.
이후 명품 브랜드는 스타 영화배우들이 착용한 의상이나 액세서리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널리 알려지면서 대중적으로도 높은 인기를 얻게 됐어요. 영국 왕실의 전 왕세자빈이었던 다이애나, 미국의 영부인이었던 재클린 케네디 등은 최고급 명품 브랜드의 상류층 애용자로 늘 세간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할리우드 배우 오드리 헵번의 지방시 드레스, 마릴린 먼로의 페라가모 구두 등 스타들의 패션은 전 세계인의 꿈과 환상을 자극하며 명품 신화의 일부가 되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