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하녀'의 본예고펀이 나오자마자 시작되는 은이의 대사. 처음에는 보고 섬뜩하기까지했습니다. 그리고 곧이어 공개된 포스터의 "줬다 뺏는건 나쁜거잖아요."라는 문구마저 이 영화의 기대심을 관객에게 높이는 계기가 됬으리라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대강의 스토리는 알고있는 관객에게 "과연 그정도의 일을 당한 하녀가 어떠한 복수를 할것인가!"라는 것은 가장 중요한 관람 이유일테지요. 저조차도 이미 대충의 내용은 너무 자세히 알고있어서 앞부분의 에로틱한 장면이 빨리지나가고, 뒷부분의 결말이 빨리 나왔으면- 하는 바람으로 영화를 봤으니 말입니다.(웃음)
착한사람은 손해보는 더러운세상!!! 영화속 '은이'는 정말 착합니다. 병심의 대사처럼 딴생각이없고, 마음씨까지 착한. 대저택의 장모님의 말을 빌리자면 "백치" 인 여자입니다. 유아교육학과를 다닌 이력으로 대저택에 하녀로서 들어가게 되는 은이는 쌍둥이를 임신중인 안주인과 사람좋아보이는 집주인, 그리고 자신을 정말 잘따르는 귀엽고 이쁜 나미와의 저택생활을 진심으로 좋아합니다. 병식이 말하는 아더메치도 겪기전까지는 그저 " "이짓" 좋아해요" 라고 표현할 정도로 호감을 드러내지요. 그런 그녀에게
죄가있다면 지나치게 본능에 충실했던 점 밖에는 없습니다. 그런 그녀가 처음부터 복수를 결심하지는 않습니다. 자신의 잘못을 깨끗하게 인정하면서 자신보다 나이어린 안주인이 자신의 뺨을 사정없이 때리는데 저항하지않고 그저 무릎을 꿇고 조용히 용서를 빕니다. 그런 그녀에게 대저택의 사람들은 아이를 지울것을 요구하지만. 그녀는 천성적으로 아이를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을 잘따르는 나미를 마치 친딸인양 보살펴주었고,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뱃속의 쌍둥이들에게 많은 애정을 표현하지요. 그녀가 의도치 않게 갖게된 그녀의 아이를 지울 걱정을 하지 않으리라는 것은 누구나 예상할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만히 애를 낳게 납둘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에 그녀에게 온갖악행을 퍼붓게 됩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느낀거지만
너무나도 착한 은이는 영화속에서 끝까지 손해만 보는듯합니다. 복수조차도 착한 그녀가 할수있는 최대한만을 보여주는것 같아서 약간은 실망스러웠지만, 그런 결말이 충격적이어서인지 기억에 남네요.
하녀(下女) = 아더메치!!!!!! 영화를 보고나면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 몇가지가 있는데 그중에 한가지는 나이든 하녀 병심이 중얼거리면서, 혹은 열받아 하면서 내뱉는 "아더메치" 라는 대사입니다. 이 대사는
"아니꼽고 더럽고 메스껍고 치사한 일"의 약자로서 하녀일을 오랫동안 해온 병심이 스스로 지어낸 은어와 같은 말이지요. 병심이 하녀일을 하면서 겪었던 그 어떤 아더메치보다 은이의 사건은 큰일이었으리라 생각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비록 초반에는 그녀의 뼛속까지 파고든 하녀근성으로 모든일을 안주인과 그 어머니에게 일러바치지만 그녀 본성에 있는 모성애와 같은 여자로서의 안쓰러움, 은이에게의 동정심과 자신이 겪어왔던 아더메치들 때문에 그녀는 마지막에 선택을 내리게 됩니다. 그 선택이 그녀를 악역 아닌 악역으로 만들어 주는 것 같습니다. 그녀가 초반에 한짓은 "나쁘다"기보다는 "치사하다"에 걸맞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결국 착한사람이 승자
표면적으로 은이의 복수가 끝난후에ㅡ, 대저택의 사람들은 의외로(?) 평온한, 그들이 항상 그래왔던것 처럼 사치스러운 일상을 보내는 듯한 화면으로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얼핏 보면 "하녀의 복수가 전혀 효과가 없었던 걸까" 라는 회의감도 들지만 제생각엔 결국 승자는 착한사람인 하녀인 것 같습니다. 마지막까지 나오는 "나미"의 눈빛은 자신의 엄마, 아빠를 향해 어떠한 애정도 없는 눈이었기 때문이지요.(물론 영화 초반부터 나미가 그렇게 애정이 많은 아이로 묘사되지는 않습니다만, 그일이 벌어지기 전까지 나미와는 무언가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하녀는 복수를 함으로써 그들이 그녀를 절대로 잊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진정한 복수는 그들을 "파멸"로 이끌기보다 고통을 가진 기억을 갖고 끝까지 "살게"하는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었죠. 이를 증명하듯 대저택의 사람들은 나미의 생일날 온갖 사치란 사치는 다 부리면서 정원에서 생일파티를 합니다. 그들의 추악함을 돈으로써 포장하려는 듯이말이에요.
예고편을 너무많이 돌려보고 가서인지 정작 극장에서는 예고편을 처음 봤을때 만큼의 섬뜩함이 느껴지지 않아서 실망스러웠습니다. 이건 뭐 제탓도 있지만요.(웃음) 하지만 확실히 결말은 인상깊었고 "2010년 가장 격렬한 화제작"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지 않은 영화임은 분명했습니다! 구지 별점을 주자면 3.5~4점 정도를 주고싶네요 .
첫댓글 글 잘읽었습니다.^^ / 엔딩장면은 정말 아더메치 스러운 모습이더군요.
글 잘 읽었습니다~^^ 전 마지막 장면이 포장느낌보다 은이를 위한 장면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약간 아이러닉하게~나미의 생일파티날에 해라가 딸을 위해 생일곡을 부르는데 너무 슬프게 무겁게 부릅니다. 곧 그것은 나미가 은이의 죽음에 위로곡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그리고 마지막에 건배를 위해 잔을 들었잖아요..그리고 훈이와 해라는 같이 마시는데 나미는 훈이와 해라 곁에 멀리 떨어져서 하늘나라로 간 은이와 함께 마음속에서 건배를 하면서 어머니 해라 보다 잠시나마 잘해 준 은이에게 축하를 받고 싶다라고 영화가 끝난 것 같아요...나미가 말은 안했지만..마음속으로 '아줌마 오늘 내 생일이에요.." 라고요^^
제 생각이 맞나요??? 라고 물어 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