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북한군에 의하여 사살된 후 불에 태워진 비운의 공무원 A씨의 17살 된 아들이 문재인 대통령께 드리는 편지를 읽은 많은 국민들은 눈시울을 붉혔고, 모르긴 해도 대통령께서도 남북관계의 관계개선이라는 대명제가 없었더라면 이 가엾은 소년가장에게 금일봉을 보내고 원수를 꼭 갚아주겠다는 답변을 하셨을 거로 믿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모처럼 튼 남북대화의 문이 닫힐지도 모른다는 아쉬움과 김정은과의 친분에 다소라도 금이 갈까 하는 염려 때문에 최소한의 묘수로 타이핑한 위로의 글에 복사한 싸인을 스탬프에 찍어 보낸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대통령의 국가운영에 대한 바쁜 시간과 실제로 잠잘 시간에도 정책을 구상하고 고민을 해야 하는 대통령이신 것을 백번 고려한다고 해도 국내는 물론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대한민국 공무원의 한 사람이 북한군에게 수십 발의 총살당한 것도 모자라 화형까지 시켰는데도 ‘사람이 먼저’라는 국정철학이 무색하게 남북 간의 비상연락망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주무시느라고 이 풍전등화에 처한 귀중한 자국민의 생명을 구하지 못하셨다는 해명에는 백번을 양보해도 같은 핏줄을 나눈 국민의 한 사람으로써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더욱이 다음날 디지털뉴딜 문화콘텐즈 산업 전략보고회에서 헤드셋을 쓰고 ‘아카펠라 공연‘을 즐겼다는 보도에 실망한 국민들의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고 합니다.
특히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서 A공무원이 자진 월북할 사람이 아니라는 동료들의 증언이 있었고 증거로 삼았던 스리퍼는 벗어 놓은 것이 아니라 애초에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는 사실과 38km를 튜브에 얹혀 26시간동안 헤맸다는 증언 등으로 미루어 실족 후 조류에 밀려 NLL선을 넘은 것이 아니냐는 말에 더 확신이 가는 것은 필자의 생각뿐인가요?
대통령은 군통수권자로 국민의 안녕과 재산을 지킬 의무가 있습니다. 사람이 먼저라는 국정철학은 바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입니다. 이는 UN의 인권헌장에도 부합하는 제일의 명제로 화형 된 공무원의 형이 이 문제를 UN에 제소하겠다고 하니 인권국가라는 세계10위의 경제대국으로써 부끄럽고 당황스럽지 않습니까? 사과문을 보냈다고 모든 게 금방 해결될 듯싶던 시신수습이 남북공동조사요청에 대해 북한은 답이 없고 오히려 NLL을 침범하면 용납 못한다고까지 하니 시신이 이미 화형되어 뼈만 바다 밑에 가라앉은 건 아닌지 의구심만 높아갑니다.
이는 삼척항에서 다수의 동료선원을 살해하고 귀순의사를 밝혔던 선원 두 명을 밧줄로 꽁꽁 묶고 머리를 씌운 채로 판문점에서 당일로 전광석화처럼 북송한 우리나라 처사와는 너무나도 대조적입니다.
또 국감에서 국방부장관은 첫날에 월북이라는 말은 못 들었다고 했는데 두 번째 날에는 그런 말을 한 걸 들었다고 하더라고 말을 바꾼 점도 석연치 못합니다. 국민의 여론을 잠재우고 북한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하여 월북을 강조하는 것은 아니지 의심이 갑니다. 또한 이 사건으로 탈북민이 두 명씩이나 야당의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었다는 사실은 현재 남한에 정착하고 있는 탈북민에게는 희망이 되겠지만 한 편으로는 2018년 이탈리아에서 잠적했던 조성길 전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리대사가 대한민국으로 망명하여 왔는데 이들을 북한의 요구에 의해 북한으로 보낼지도 모른다는 보도가 있으면서 3만 명의 탈북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을 것입니다. 북한 고위급의 망명은 실종 공무원 피격, 화형사건등과 맛물려 경색된 남북관계에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이런 중차대한 시기에 대통령께서 피살당한 공무원의 아들에게 답신을 보냈지만 이는 내용을 보면 희생자에 대한 위로와 최선을 다해 시신을 찾겠다는 어디까지나 형식적인 답변에 그치고 있어 좀 더 따뜻하게 감싸주었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솔직히 답변을 보면 희생당한 공무원을 구하겠다는 의지보다는 이 사건이 남북에 미칠영향을 고려한 형식에 불과한 글이 아닌가 의심이 갑니다. 솔직한 심정의 글이라고는 믿기가 힘듭니다.
특히 A씨의 아들이 보낸 손 글씨에 대한 답장을 보내면서 그 위로 편지가 대통령께서 직접 쓴 글을 타이핑한 것이라고 하는데 그러면 대통령께서 이 내용을 다 알고 계시니 다시 검토할 필요없이 고무인장 대신 친필로 싸인해서 보내면 안됐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앞섭니다. 인간은 원래 조금만 자기에게 호감을 보내면 감읍하는 본성으리 가지고 있습니다. 시신 찾기가 어렵다면 내용이나 더 따뜻하게 쓰시고 마지막에 쓰는 싸인은 직접 친필로 해서 보냈다면 17살 아들과 그 가족에게 좀 더 따뜻한 대통령의 진심이 전달되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먼저 떠오릅니다. 이 생각은 나만의 생각이 아니라 많은 국민들도 그렇게 느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크게 남습니다. A공무원의 시신을 하루속히 찾아 가족에게 돌려주기를 기원합니다.(2020.10.15.) 시조시인 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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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작가님 말씀이 무조건 옳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