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交感) ~ 박만엽
쑥스런 햇살 피해
모처럼 걸어보는 등산로
어느 길로 가야 할지 몰라
발밑을 내려보니 땅에도 무늬가 있다
인간이 만든 무늬를 피해
걷다 보니 발길이 멈춘 곳은
어느 왼 딴 무덤 앞
서러운 울음소리가 귓전을 스친다
반으로 접힌 종이 접시 안에
버려진 음식이 모자란 듯
무언가가 남긴 무늬는
애처롭다 못해 처절하기까지 하다
서둘러 집으로 들어와
플라스틱으로 만든 일회용 접시에
그가 좋아할 만한 무늬를 남겨두고
겸연쩍은 마음으로 돌아왔다
다음 날 다시 찾은 그곳
말끔히 비워진 접시
어딘가에서 내가 남길 무늬를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는 것 같았다.
(MAR/06/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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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교감(交感) (시:박만엽/낭송:조성하/영상:금잔디인터넷음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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