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아펜젤라합창단 개강 예배
예수 그리스도님과 함께 지는 십자가
김 태 화 목사, 20190219 정동교회
성경 마가복음 15장 21절
찬송 341, 458, 490
『 마침 알렉산더와 루포의 아버지인 구레네 사람 시몬이 시골로부터 와서 지나가는데 그들이 그를 억지로 같이 가게 하여 예수의 십자가를 지우고(막15:21) 아멘』
시편 91편
14 하나님이 이르시되 그가 나를 사랑한즉 내가 그를 건지리라 그가 내 이름을 안즉 내가 그를 높이리라
15 그가 내게 간구하리니 내가 그에게 응답하리라 그들이 환난 당할 때에 내가 그와 함께 하여 그를 건지고 영화롭게 하리라
16 내가 그를 장수하게 함으로 그를 만족하게 하며 나의 구원을 그에게 보이리라 하시도다
이 말씀이 은혜로운 것은 하나님의 구원의 섭리가 잘 설파되었기 때문입니다. 즉 그 구원의 섭리는 하나님의 일방적인 뜻에 따라서 시작되지만, 그 완성에는 우리의 역할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우리를 위해서라면 참을 수 없는 모욕과 죽음까지 불사하셨던 하나님의 그 엄청난 사랑조차도 우리의 믿음과 순종이 없다면 우리에게 그것이 완성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심지어는 예수 그리스도님의 그 절절 끓는 사랑까지도 우리와 예수 그리스도 사이에서 그 이름을 서로 알 정도의 밀도 있는 인격적인 관계가 되지 않는다면 그 사랑의 열매를 보기는커녕 우리를 높이 거나 심지어 구원에 이르는 하나님의 섭리가 이루어지지 못할 수도 있음을 암시하는 두려운 말씀입니다.
왜냐하면 구원의 섭리는 절대로 하나님의 일방적인 은혜이지만 그 섭리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역할이 반드시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즉 우리를 향하신 예수 그리스도님의 그 엄청난 사랑으로 인해 감내하셨던 예수 그리스도님의 그 죽음과 고통의 사역조차 우리들의 아멘과 그에 합당한 순종이 있어야만 우리에게 완성됨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그와 같은 맥락에서 하나님과 우리 사이에서도 친밀하고 인격적인 관계가 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하나님께서 높혀 주실 대상에서 제외될 것임을 분명히 하셨습니다.
심지어는 우리가 어려움을 겪어도 우리의 간절함으로 하나님께 부르짖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 환란에 방치될 수밖에 없고 하나님의 능력의 손길은 우리를 위해 펼쳐지지 않을 것을 이 말씀을 통해서 선포하셨습니다.
마태복음 11장 28~29절에서도 말씀하셨습니다.
28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29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리하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니
고해와 같은 인생길에서 인생의 평안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만 누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께 속해있지 않고 예수 그리스도님의 멍에를 함께 메지 않는다면 우리가 원하는 쉼을 얻을 수 없다는 말씀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 향한 우리의 참사랑과 참믿음으로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관계를 굳게 하며, 항상 주님께 순종할 때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예비해놓으신 모든 것들이 비로소 우리의 것이 될 수 있음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께만 순종하는 우리의 믿음으로 하나님께서 예비해 주신 모든 것들을 마음껏 누리며 믿음의 사람으로 승리하는 우리가 될 수 있기를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아멘
오늘 본문 말씀은 단 한 구절 말씀이지만 4 복음서 모두 기록되어 있어 그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다만 요한복음에서만 시몬의 이름이 누락 되었습니다.
본문을 다시 한번 다 함께 봉독하시겠습니다.
십자가의 무게를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고통 중에 발걸음을 옮기시던 중에 발생 된 사건입니다. 로마 군병들이 지나가던 행인인 시몬을 불러 세우고 예수 그리스도님을 도와서 십자가를 함께 지고 가게 했던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님의 고난 정점에서 발생한 이 사건은 단 한 구절이지만 그만큼 중요한 의미가 있었기 때문에 4 복음서에서 모두 기록했을 것으로 봅니다.
이 사건은 오늘의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까요?
1. 구레네 사람 시몬의 정체성입니다.
유대인들에게 시몬이라는 이름은 매우 흔한 이름입니다. 우리나라의 김씨 이씨 박씨 만큼이나 흔하디 흔한 이름입니다. 더욱이 그는 구레네 사람이었습니다. 구레네란 오늘날 북아프리카의 트리폴리이었는데 지금은 제법 알려진 도시이지만 당시에는 보잘것없는 마을이었습니다. 오래전에 형성된 유대인의 정착촌으로 이름 없는 마을이었습니다.
심심산골에서 난생처음 서울구경을 나온 사람같이, 그러나 이스라엘 사람으로서는 평생소원이었을 예루살렘에서의 유월절 행사에 참여하기 위하여 온 구레네 사람 시몬에게는 벼르고 별렀던 여행길이었을 것입니다.
그런 그에게 느닷없이 그 무서운 로마군의 병사가 시몬에게 십자가 처형을 당할 중죄인을 도와서 십자가를 함께 하라는 명령하고 있는 장면입니다.
그 당시 시몬의 심정은 어땠을까요?
참담했겠지요. 꿈에 그리던 예루살렘에 오자마자 느닷없이 사형수의 십자가를 함께 짊어져야 하는 처지가 되었으니 말이지요.
그러나 이 사건은 인류가 존재하는 한 영원히 기억될 하나님의 구속사에 연관된 복된 사건이었던 것입니다.
그 당시 그곳에 운집했던 사람들뿐 아니라, 그 후에 예수 그리스도를 믿던 지구상의 모든 사람과 심지어는 하나님 아버지와 천군 천사들까지도 깊이깊이 기억하는 사건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 같은 상황에서 그 촌사람 시몬이 그 어려운 상황에 계시던 예수 그리스도님을 도왔던 단 한 명의 사람이 되었던 것입니다.
우연이었을까요?
하나님의 눈 아래에 펼쳐진 사건에 우연은 없지요. 하늘과 땅의 온 시선이 집중된 그 사건의 중요인물로 구레네 사람 시몬이 선택된 것입니다.
마가복음에서는 이 시몬이 알렉산더와 루퍼의 아버지이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마가와 함께 동역했던 당시의 교회 사람들에게 구레네 사람 시몬은 그 사건으로 인하여 그의 온 가족들과 함께 예수 그리스도님과의 인격적 만남까지 누렸던 것입니다.
그뿐인가요? 초대교회 시절의 그 척박한 환경에서도 교회를 발전시키고 부흥 안정시키는 데에 큰 역할을 감당했을 중요인사가 되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구원이란 잘 나고 똑똑한 또는 유명한 특정인에게만 차별적으로 주어지는 하나님의 선물이 아닙니다. 평범하거나 또는 부족하기까지 한 사람이라 해도 예수 그리스도를 구세주로 믿고 사랑하는 모든 사람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믿습니다.
이와 같은 순박한 믿음으로 하나님께는 기쁨이요 우리에게는 평생의 자랑이 되는 우리가 될 수 있기를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2. 이 사건은 우리와 연관된 사건입니다.
구레네 사람 시몬이 십자가를 지게 된 것은 피하기 어려운 강압으로 인한 것이었지만, 그의 인생길에서 만난 가장 고귀한 일이 되었습니다.
구레네 사람 시몬의 그 사건은 오늘날 우리와 어떤 연관이 되는 사건일까요?
우리는 온갖 영광중에 구름 타고 오실 예수 그리스도님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님과 함께 십자가를 질 수 있는 기회는 영영 사라진 것일까요? 현시점에서도 우리의 주인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여전히 주님의 그 십자가를 우리가 함께 져 주시를 원하십니다. 우리에게는 여전히 죄에 대하여 죽고 의에 대하여 살아나는 예수 그리스도님의 십자가만이 모든 인생의 피난처임을 믿습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그 십자가를 보려 하지 않고, 듣지도 않으려 하는 세상의 한가운데서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하나님의 사람들만이라도 예수 그리스도님의 그 부르심에 우리의 귀를 열고 우리에게 허락된 그 충성의 기회를 선용해야 할 줄로 믿습니다.
문제는 우리의 삶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님을 믿는다는 것이 어린아이와 같이 “복 주세요.” “돈 주세요.” “건강 주세요.” 등등 “다고 다고”에 머물러 있는 믿음인가? 아니면 예수 그리스도님의 십자가를 기쁨으로 함께 지고 희생하고 봉사하고 섬기는 충성스러운 하나님의 사람으로서 삶을 살고 있는가 하는 문제인 것입니다.
그와 같은 삶으로 하나님의 기쁨이 되고 칭찬인 “ 잘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마25:21 하반절)”라고 부르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누리게 되는 복된 하나님의 사람들이 다 될 수 있기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3. 주님과 함께 십자가를 질 때 우리가 복을 누릴 수 있음
구레네 사람 시몬이 로마군병의 부름을 강력하게 거부하고 예수 그리스도님의 십자가를 지지 않았다면 그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 시절엔 그와 같은 요청에 순종하는 것이 불문율이었지만 피치 못할 사정이 있음을 간곡히 설득한다면 억지로야 할 수 있었겠습니까?
그러나 시몬에게 그와 같은 기회가 오지 않았다면 인류가 이 땅에 존재하는 한 영원히 기억되는 사람이 되기는커녕 지구상의 허다한 갑남을녀(甲男乙女)와 같이 잊혀진 사람이 되었을 것입니다. 주님의 십자가를 함께 짐으로써 시몬은 영원토록 하늘과 땅에 기억되는 저명인사가 된 것이지요.
그보다 더 큰 영광과 은혜는 성자 하나님이 가장 어려웠던 시기에 구레네 사람 시몬이 성자 하나님께 가장 필요했던 도움을 드릴 수 있었던 사람이 되었다는 점입니다.
그 복된 상황에서 시몬은 주님의 얼굴을 가장 가까이에서 뵐 수 있었고, 한발 한발 주님의 발자취를 쫒을 수 있었던 것이지요.
여러분 주님의 얼굴을 가까이서 뵐 수 있기를 원하십니까?
그것은 지금이라도 주님께서 기뻐하실 일을 기쁨으로 감당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것은 또한 우리 인생의 나날이 소망스럽게 되는 일이고 우리의 자신을 마침내는 영화롭게 하는 일이라고 믿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마가사도는 시몬의 두 아들이 “알렉산더”와 “루퍼”라고 기록했습니다. 엉겁결에 예수 그리스도님과 동역했던 십자가 사역으로 인해 시몬과 그의 온 가족들이 초대교회 시절의 기독교 명문가족이 되었던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님을 믿는 우리의 궁극적인 소망은 무엇인가요?
결국은 이 땅의 삶이 아닌 영원토록 우리 주님과 동행하는 천국영생의 삶이 아니겠습니까?
이 땅의 삶이란 실로 일순간에 지나가는 영원의 그림자에 불과한 것입니다.
그러나 그 짧고도 짧은 삶 중에서도 우리 주님과 동행하는 삶만이 시몬의 삶처럼 영원토록 기억될 것으로 믿습니다.
오늘은 우리 배재아펜젤라합창단이 2019년도 사역을 시작하는 날입니다.
우리의 특징이 무엇일까요?
아펜젤라 선교사님이 세워주신 배재학당 출신의 동문들이 한마음이 되어 하나님을 높이고 우리 배재학당을 자랑하고자 모여 있는 합창단이라는 점이겠지요. 우리 합창단의 사역이 눈에 띌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합창단이란 기량이 뛰어난 한 두사람의 단원에 의해서 운영될 수 없습니다. 구레네 사람 시몬과 같은 지극히 평범한 단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해도 이 자리에 있는 우리에게는 3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의 동역자들이다.
② 하나님의 사람인 아펜젤라 선교사님이 세우신 배재학당의 동문들이다.
③ 예수 그리스도를 사랑하고 그 배재학당 출신임을 자랑스러워함으로 배재아펜젤라합창단에서 함께 동역하고 있는 단원이다.
결론이 무엇이겠습니까?
이 자리에 있는 우리는 세상이 감당할 수 없는 하나님의 사람들로써 천국 영생 또한 함께 누릴 것이 분명한 은혜받은 사람들이지요.
우리는 잠깐 보이다가 삐지거나 헤어질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일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영원토록 보고 또 봐야 하는 숙명으로 연분 맺은 그런 사람들임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이제부터는 맛있는 것이 있으면 혼자 몰래 드시지 말고 서로 나누어서 드시기 바랍니다.
합창단이란 기량이 뛰어난 한 두 사람의 단원만으로 운영될 수 없습니다.
구레네 사람 시몬과 같은 지극히 평범한 단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해도 하나님께 순종하며 충성한다는 열정과 온 단원이 한마음으로 하나 되어 있다면 세상을 놀라게 하는 뛰어난 합창단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지난 연말 행사 때 저는 이것을 확인했습니다. 참석했던 모든 관중이 제가 생각하기에는 조금 부족했다고 여겨지는 우리들의 합창에 열광했던 이유가 아닐까요?
이와 같이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님 안에서 한마음을 이루고 단장님과 지휘자님의 인도하심에 잘 따르기만 하면 될 줄로 믿습니다. 그렇게 함으로 세상을 놀라게 하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우리 배재아펜젤라합창단이 될 수 있기를 예수그리스도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