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귀악(煤鬼樂)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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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귀악(煤鬼樂)이라 함은 울산의 민속놀이 중의 하나로 오늘날 ‘지신밟기’라 할 수 있다. 이는 영조 25년(1749)본 『울산읍지』에 수록된 것을 찾아내어 복원한 것이다. 지신밟기는 풍물, 가장행렬, 걸립이 복합되어 있기에 울산에서는 ‘걸립놀이(집집마다 돌아 다니는 놀이)’란 이름으로 더 알려져 있다.
흔히 경상도와 전라도에서 농악을 ‘매구’라 하고, 농악을 치는 것을 ‘매구친다’고 한다. 정월에 하는 지신밟기나 판굿을 할 때도 ‘매구친다’고 한다. 옛 문헌에서는 보통 매귀(埋鬼)로 표시하였다. 울산지역의 중요한 사료인 『학성지』와 『울산읍지』에 이 매귀악(煤鬼樂)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어 많이 성행하였음을 알 수 있다.
울산부사 권상일 등이 편찬한 울산관련 최초 지리지(地理誌)인『학성지』(1749), 풍속조 매귀악(煤鬼樂) 기록에는 “기두 가면을 쓰고 놀면서 마을 어귀의 문을 밟고 다니다가 집의 뜰을 어지럽게 밟으니 그것을 지신밟기라고 한다.”라고 하였다.
매귀악(煤鬼樂)은 계절적(季節的)인 신의 재림을 뜻하는 영신(迎神, 煤鬼樂)에서 강신(降神),오신(娛神), 신유(神遊), 송신(送神:등걸이 살이)등의 여러 과정이 정연하게 구분되어 있을 뿐 아니라 각기 그 절차가 독특한 이름들을 가지고 있다.
해마다 섣달 월야(月夜)에 연소한 놀이꾼들이 조의기를 마당에 세워놓고 그 둘레를 돌며 악기를 치고 놀았다. 다시 새해의 정월 대보름에 큰 기를 마을에 세워놓고 오종화(五種花)의 벽사고깔을 쓰고 음주하며 백희(百戱)를 즐기다가 기두가면을 쓴 놀이꾼을 앞세우며 마을을 누비다 집집마다 지신(地神)을 밟았다.
저녁때가 되어서야 땔나무를 지고 사방으로 트인 번화한 거리에 모아놓고 지기(紙旗)와 더불어 나무를 사르며 타오르는 불을 돌며 "등광걸아 개보살"이라 교창(交唱)하다가 그치는데 이 등걸이 살이는 송신(送神)의 과장인 것이다. 이 놀이에는 기두가면과 벽사의 기능을 가진 오종화(五種花)의 고깔이 등장함이 한 특색이라 할 것이며 ‘등광걸아 괴보살(騰光厥兒 掛菩薩)’이라 꾸짖는 가사(呵辭)는 방상씨(方相氏)가 나례때 십이신(十二神)을 꾸짖는 주문(呪文)의 축소판과도 같은 것이다. 또 등걸이 살이의 화희(火戱)는 연초의 정화(淨化)와 활력(活力)을 豫祝하는 것이기도 하는 것이다.
벽사 가면과 오색 지화 고깔이 등장하는 것이 특색인 매귀악 놀이의 연출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가, 등장인물
상쇠 1명, 부쇠 3명, 수징 1명, 부징 1명, 수복 1명, 부북 4명, 수장고 1명, 부장고 5명, 수법고 1명, 법고 8명, 상모 3명, 태평소 1명, 양반 1명, 각시 1명, 포수 1명, 곱추 2명, 머습 1명, 궁둥이 춤 1명, 벽사 가면 4명, 매귀악 기 1명, 서기 1명, 복기 1명, 주부 3명, 잡역 3명 정도이다.
나. 입장(강신의 마당)
상쇠의 안내로 울산매귀악기를 선두로한 4방위 기가 앞서고 뒤따라 벽사 가면, 풍물, 가장 인물, 주부, 잡역 수서로 입장한다.
매귀악 기가 중앙에 서고 동쪽에는 동방청제장군기가 남쪽에는 남방적제장군기, 서쪽에는 서방백제장군기, 북쪽에는 북방흑제장군기가 선다. 기 이외의 모든 연희자는 상쇠의 신호에 맞춰 모두 기에 대해 읍을 하는데 바로 강신을 상징한다.
다. 백희
여기서는 신을 즐겁게 하기 위해 갖은 유희를 베푸는데 풍물을 앞세워 갖은 재주를 부린다.
라, 신유(지신밟기)
백희에서 한껏 오른 흥을 그대로 이어 각 가정을 방문한다. 상쇠가 앞장서 대문에 이르러
“주인 주인 문여소 나그네 손님 드감더”하는 사설을 하면 주인은 정화수와 쌀을 그릇에 담아 상위에 받쳐놓고 나와 이들을 맞이한다. 들어가서 성주풀이를 하고 부엌의 조왕, 우물, 장독, 마구간, 측간 등을 돌며 안가태평을 축원한다. 안주인은 놀이꾼에게 곡식이나 약간의 돈을 내어놓는다.
마, 등걸이 살이
가정의 순례가 끝난 저녁때가 되면 사방이 트인 거리에 장작을 쌓아두고 깃발과 함께 태운다. 이때 이 주위를 돌며 “등광걸아 괘보살”하며 노래를 부른다. 이것은 나례 때 십이지신을 다그치는 방상씨의 표현으로 지난 해의 낡고 못된 것을 물리치고 새해의 활력을 기원하는 정화 제액의 송신과정이다.
바, 퇴장의 마당
등걸이 살이후, 음복하고 입장 때의 순서로 퇴장한다.
<자료참조> '울산대 박물관' , ‘울산광역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