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희(馬頭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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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두희란 울산의 전통 큰줄 다리기로 1936년까지 이어져 내려오다가 일제에 의해 중단되었다. 운동경기성보다 염원을 담은 민속의식에 가까운 놀이다. 이후 1985년 울산시 구제 시해 기념행사로 태화강 둔치에서 판을 벌였으나 이어지지 못하다가 1998년 제32회 처용문화제부터 중심행사의 하나로 재연시키고 있다.
줄 다리기의 공통된 의미는 그 기층에 깔려있는 여러 가지 뜻도 있겠지만, 줄을 만들면서 화홥하고, 다릴 때의 단결 말고도, 만들어진 줄의 모양을 보고 이듬해 농사의 흉년 풍년을 점친다든지 줄을 용으로 보고 이를 어룸으로 순조로운 비를 빌었고, 암,수줄을 결합하는 과정에서 남녀의 순조로운 교감을 빌기도 한다.
또한 줄의 방향과 음양을 설정하기도 하였는데, 서쪽인 음 즉 여자가 이겨야 풍년이 든다고 믿는다든지 하는 등의 의미로 줄다리기를 하였다.
울산의 큰 줄다리기인 마두희는 이 외에도 풍수지리에 의한 비보개념, 즉 땅의 모양에 따라 정기가 약하거나 소멸되어 가는 기운을 잡아두자는 생각에서 줄을 달렸다는 점은 좀 특별함을 가진다.
줄다리기에 대한 기록과 전승이 다른지방에서는 희미한데 비해 울산에서는 조선 영조 때의 '울산읍지'에 구체적인 기록을 남겼고, 이 기록은 이후의 울산읍지의 발전된 양상으로 다시 적혀지므로 그 원형을 살릴 수 있는 근거가 되었다.
울산 마두희의 기원에 대하여 울산읍지의 하나인 ‘학성지’는 당나라의 ‘발하의’를 본뜬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마두희는 당나라 발하놀이를 본뜬 것으로 해마다 단오에 병영과 울산부에 사는 사람들이 미리 칡 줄을 준비하고, 하짓날에 객사 종루 앞에 모여 길을 갈라 동서로 편을 짜서 각자 꼬아 줄목을 만든다. 줄목고리는 자물쇠로 거는 것과 같이 하여 암줄과 수줄이 걸리도록 한다.
또 두 사람을 남복과 여복을 입혀 남자는 동쪽, 여자는 서쪽 줄목에 올려 세워 양편 사람들이 줄을 메고 어루며 놀다가 재빨리 줄을 연결하면 곧 남 여는 땅에 내려서고, 바로 북을 치고 함성을 지르며 무리들이 단결하여 서로 당긴다. 이후 칡줄과 비녀목은 태화나루 시공에게 주어 배 매는 말뚝과 줄로 쓰게 한다.
대개 마두희란 예로부터 이르기를 동대산의 한 맥이 남으로 달려 바다에 떨어진 모양이 말머리 같은데, 원래 서쪽으로는 돌아보지 않으므로 고을 사람들이 불길하다 하여 그 달리는 것을 밧줄로 끌어당김으로 이로써 그 이름한 것이다. 서편이 이기면 풍년이 들고, 동편이 이기면 흉년이 든다.“라고 학성지는 밝히고 있다.
위 내용을 다시 정리하면, 오월 단오부터 칡넝쿨을 걷어와 협동으로 각자의 밧줄을 만드는데, 동서로 양편을 만들며, 동쪽은 남자의 상징이, 서쪽은 여자의 상징이 각각 줄을 준비 했다가 하짓날 암수 줄을 걸어 당기는데, 서쪽편이 이겨야 풍년이 든다는 것이다. 또 이것보다 더 중요한 의미는 울산의 동대산과 무룡산이 북쪽에서 남쪽으로 달려 내려오다가 방어진 앞바다에서 바다속으로 들어가고 마는 지형인데, 이렇게 되면 풍수지리적으로 울산의 정기가 바다에 함몰하므로 여기에 줄을 걸어 당김으로 정기를 잡아오자는 뜻이라고 밝히고 있다.
한편 언양지역에서는 마두전이란 이름으로 이와 유사한 놀이가 전해 오는데 줄다리기는 시기가 마두희는 정월보름이고 마두전은 오월 단오임이 다를 뿐이다. 노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가. 줄 드리기
줄은 몸줄과 벗줄로 이루어지고 암수 한 쌍이다. 칡넝쿨로 만들어졌으므로 마두희를 갈전이라고도 한다. 1936년도의 줄은 중심이 중구 시계탑 사거리였으며, 동쪽은 구 역전이고, 서쪽은 우정삼거리 였다고 한다.
한편 짚으로 만드리도 하였는데 그 머리줄의 굵기는 지름이 5자이고 길이는 한쪽이 5백여자라고 한다. 그러나 현재 재현을 위해 제작한 줄은 화학섬유 줄에 새끼를 덧감아 한쪽 몸줄 100m에 벗줄을 달아 전체 1400명이 다릴 수 있도록 하다가 공간 부족으로 반으로 줄였다.
나. 고사
줄을 다리기 전에 줄머리를 맞대어 놓고 고사를 지냈다. 그 대상은 용신이며 단헌이다. 헌관은 고을의 수령이다.
다. 줄 어루기
고사를 지내고 나면 동쪽은 청색 영기를 서쪽은 백색 영기를 앞세우고 풍물에 맞추어 줄을 둘러메고 한바탕 논다. 이때 상대의 진영까지 서로 탐색하며 택극진법으로 돌다가 제 위치로 온다.
라. 줄다리기
지정 위치를 중심으로 머리를 맞대는데 서쪽 암줄은 은근히 뒤로 빼고 동쪽 수줄이 따라 붙다가 수줄이 물러서면 암줄이 꼬리치듯 따라붙으며 걸쭉한 입담 끝에 수줄이 암줄의 아래에서 위로 고를 꿰면 재빨리 비녀목이 질러진다.
이때부터 혼신의 힘을 다해 줄을 다리게 되는데 그 판막음은 시간 제한으로 결정한다.
마. 뒤풀이
승리한 쪽은 줄을 메고 다시한번 신명을 돋운 뒤 전체가 대동놀이로 어우러져 내년을 기약한다.
<자료참조> '울산시사' '이상도(울주 향토사 소장)'
<사진출처> 김동수 '경상일보 사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