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후기
이젠 컴퓨터가 일반화, 대중화되어서 컴을 하지 못하고서는 사람 대접 받기도 어렵지만 특히 문인들은 더 말할 것 없이 컴을 어느 정도는 할줄 알아야 처신을 제대로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이 컴을 할 줄 아는 문인이 전체의 반절도 채 안된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주로 60대 문인들이 주종을 이루는데 어떠한 이유로든 성의가 부족하고 열정이 없어서이다.
컴을 모르다보니 정보를 알아도 이를 전달할 능력이 늦을 수 밖에 없고, 또 제대로 된 정보를 받기가 어렵다.
원고가 접수되는 중에 가끔씩 한글 문서 작업을 해서 파일로 묶어서 보내면 좋을 것을, 메일 안에서 워드쳐서 보내는가 하면, 카톡으로 원고를 보내는 경우도 있어 바쁜 편집 일장 중에서 짜증나는 일이 한두번이 아니다.
글을 내겠다는 성의를 봐서 어쩔 수 없이 보내온 원고를 일일이 전산을 해서 편집팀에 넘기긴 하지만 바쁜 업무 속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가 많다.
그러한 문인들은 컴에 대한 무지가 아니고, 자신에 대한 열정과 성의가 없는 것이다.
경쟁사회에서 살아남는 가장 큰 힘은 정보와 기술을 알고 터득하여 사용하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글이라 하여도 지금 세상은 컴을 하지 않고서는 그것을 발표할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그 옛날 원고지 앞에 앉아서 잉크병에 펜촉을 찍어 희미한 60촉 전등 밑에서 원고를 쓰던 추억은 이젠 없다.
그리고 그 원고를 봉투에 몇 번씩이나 확인하며 진지한 마음으로 우체통에 넣던 일은 이미 먼 추억이 되어버렸다.
편집자는 그래도 그 펜촉과 만년필 그리고 잉크병을 서재에 보이게끔 넣어놓고, 가끔식 아무 글이나 끄적거리며 추억의 그늘에서 잠시 머물 때가 있다.
풋풋한 향기가 펜 끝에서 묻어나와 잉크 특유의 냄새로 추억을 되씹을 수 있어 기분 전환에 좋다.
그러나 곧 바로 컴 앞에 앉아 글을 써야 글이 되니 이미 시대에 적응한 몸이 되어버렸다.
무더운 여름이 모기 소리로 실감나는 밤이 지겹도록 지나가면서, 가을의 신선한 바람 소리를 기다리며 원고와 씨름하게 될 계절이 한창 진행중이다.
컴을 모르는 문인이 계시다면 악을 써서라도 기초적인 워드와 메일 정도는 스스로 터득하기를 권고한다.
가을호는 8월 10일까지 마감함을 공지하면서 귀 회원 여러분의 아름다운 여름밤을 기대해 본자.
[편집자]
첫댓글 애쓰셨습니다
ㅡㅡ여름이 모기 소리로 실감나는 밤이 지겹도록 지나가면서, 가을의 신선한 바람 소리를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