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가 이 사회에서 담당하는 역할은 무엇일까. 제례 기능? 한국불교인들은 불교의 가치를 자신의 삶의 좌표로 수용하고 있을까. 만약 불교의 가치와 정치적 가치는 상호 융합할 수 있는가. 불자들이 정치적 견해에 단일 대오를 형성하지 못한다면 불교의 담론은 단지 허구인가. 참으로 많은 고민을 해야 하는 과제라고 생각한다. 현재 한국에서 불교를 상징하는 것은 삭발과 승복, 절, 축 쳐짐, 우리 현실과 무관한 것, 무당과 비슷한 것 정도라고 다수의 세상사람들에게 인식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실제 불교에 관심이 있는 지성인이 많지 못한 것 또한 사실이 아닌가. 이에 대해서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지나치게 자기수행에만 신경 쓰고 불교의 사회화 문제에 등한히 한 데 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불교를 대표할 만한 전화번호를 무엇이 좋을까를 묻는 설문 참여 부탁도 참으로 어렵다. 너무나 소극적이고 비협조적이다. 알 만한 이들이 그렇다. 이래서야 되겠는가. 불교를 신행하는 개인 불자로서는 유능할지 몰라도 불교에는 큰 도움이 못된다고 할 수 있다. 불교 교세가 점점 약해지고 있는데, 개인수행에만 안주하고 있으면 어찌 불교를 수행해낼 수 있을까.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불자들이 많이 등장했으면 좋겠다. 서로를 시기하고 반목하며, 남을 인정하지 못하는 소아적인 틀을 깨고 사람들이 사는 세상으로 나왔으면 좋겠다. 2016.11.30. 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