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의 성격을 딱히 규정하기엔 너무 다양하지만
그들 그리고 나에게는 커다란 공통점이 있다
자신의 주장에 강한 신념이 있다는 것
여행은 마음의 벽을 허무는 것이다..
라고 누가 딱히 말하지 않았지만, 여행의 모토중의 하나가 아닐까?
그러나 아쉽게도
여행은 하면 할수록
나의 벽은 견고하고 단단해진다
여행을 체험하면 할수록
나의 마음은 더더욱 오만의 늪에 빠지게 된다
그래
많이 보았으니까, 많이 체험했으니까,
그곳에 가지 않은 당신과 달리
그곳에 다녀온 나는 특별하니까라고
마음 구석 어느곳에 도피의 성을 쌓게 된다
여행 썰~을 풀어놓는 나를 보는 부러운 눈을 볼때마다
더더욱 그런 증상이 심해진다
아마도 연예인들 특유의 도도함은
이런 체험으로부터 생겨났으리라
딱히 나뿐만이 아니라 여행속에 만나는 여행자들은
그들 고유의 에너지를 발산하고 있다
여행스타일도 뚜렷하고, 삶의 주관도 뚜렷하다
호기심도 많고 새로운 것을 즐기지만, 자신과 맞지않는 것은 거부한다
그런 그들의 강한 색깔이 굳이 나쁘다고 생각하지도,
오히려 매력적이라고 생각하지만,
같이 있으면 괴로운 개성을 지닌 사람들과 만날때가 있다
그런 여행자가 동행이 되었을 경우도 있다.
어쩔수 없이 같이 있으면 괴로운 여행자와 동행할 기회가 몇번 있었지만
결국엔 좋게 끝내지 못했다
서로의 불협화음에 여행은 다툼의 연속이었다
나의 한 친구는 이렇게 충고해준적이 있다
어떤 한사람과 사이좋지 못한 사람은 또 다른이를 만나도 마찬가지라고
맞는 말이다
여행자의 성격 혹은 여행자다움이라 정의하는 것이 어리석다 느껴지지만,
여행이 거듭될수록 마음의 벽이 두꺼워지는 내 자아를 느낄때마다
아직 초보여행자의 단계를 벗어나지 못했음을 알게 된다
여행을 하면 나를 1대1로 마주볼수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고 한다
나는 아쉽게도 그럴정도의 대단한 여행을 하진 못했다
하지만, 하나의 여행이 끝나게 되어 일상으로 돌아온 후
지난 추억을 돌이켜보면, 여행이란 단시간의 강렬한 기억속에
삶의 축소판과 인생의 진리가 담겨있음을 새삼스레 깨닫게 된다
그래서 여행이 끝난 직후는 괴로워도
몇달이 지날수록 또다른 활력을 얻을 수 있는지도 모른다
전에 여행전,여행중,여행후 언제가 좋은지에 대해 잡담을 쓴적이 있는데(아..이것도 잡담이다)
여행에 관한 은근한 즐거움은 지금과 같이
지난 여행을 추억하고 앞으로 올 여행을 두근두근 기다리며 준비하는 지금이 아닌가하고 생각한다
여행자의 강렬해서 빛나지만, 그빛이 너무 강렬해 따가울때도 있는 그런 성격...
잡담이라 성격얘기하다가 주저리주저리 쓰게 됬다
여행자의 성격, 아마도 내가 아직 여행의 초보,
더 넓게 인생의 초보자이기에 겉멋에 들린 성격일거라 생각한다
여행의 색이 녹아버린 여행자스런 성격이 언제쯤 멋드러지게 가꾸어질까?
그 날이, 그 경지가 가까워질때까지
즐거운 마음으로
나는 잠시만 더, 다음 여행을 기다리고 싶다
첫댓글 오만의 늪..이란거.. *^^*
사람은 역시 겸손해야 한다는걸..요즘 참 많이 느끼며 살고 있네요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를 맺는데 겸손은 참 중요한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