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방에서 쫑파티를 하다
오늘이 실질적인 트레킹 마지막날이다.
바로 다르방으로 갈 수도 있지만 다르방 못 미쳐 있는
바르방에서 쫑파티를 하고 내일 트레킹을 접기로 했다.
올라올 때 미약디 강 왼쪽 시방 쪽으로 올라왔다면
내려갈 때는 강 반대편 마을길로 간다.
이쪽에 있는 마을인 감라Khamla, 마랑Marang을 거쳐
바르방Bharbang에서 오늘 하루를 마감한다.
바르방은 지도상에는 노마네Naumane로 나와 있다.
아침을 먹고 8시 10분 길을 나섰다.
이 길은 스텝들도 처음 가는 길인 모양이다.
햇빛이 잘 드는 시골길이 정겹다.
논두렁 밭두렁 길을 따라 마을이 나온다.
소 닭 등 가축을 기르고 있고 집 텃밭에 오렌지가 주렁주렁 달려 있다.
아이들이 학교 가느라 집을 나오고 있다.
탐스러운 오렌지를 보고 그냥 갈 수가 없다.
집주인을 불러 오렌지를 사 두툼한 파란 껍질을 벗기자
상큼한 오렌지가 나온다.
오렌지를 까먹고 논두렁길을 따라 가자 또 가파른 절벽길이다.
미약디 강을 따라 난 가파른 절벽길이 아름답다.
아찔하지만 내려가는 길이 편안하다.
햇빛은 점점 따스함을 더하고 이마에는 땀방울이 솟는다.
가을걷이가 끝난 곳도 있고 추수가 진행중인 곳도 있다.
고도가 많이 낮아졌는지 바나나를 재배하는 곳이 많다.
이 산간마을에서 재배한 바나나를 시장에 내다 팔려면
그것도 보통일이 아닐거란 생각이 들었다.
배는 고파오는데 주방팀은 보이지 않는다.
오늘도 점심 먹을 장소가 마땅치 않은지,
운행 일정이 짧아 바로 캠프지로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피로도 몰려오고 배도 고파 천천히 걷고 있는데
저멀리 가이드와 포터들이 보인다.
주방팀은 보이지 않는 걸 보니 지나쳐 갔나보다.
이 마을에서 물을 마시고 간식으로 허기를 채우기 위해
바나나를 하나씩 먹었다. 껍질이 까만 바나나인데 두툼하다.
하나만 먹어도 요기가 된다.
다시 길을 나선다.
마을이 나타나고 저멀리 타작하는 농부도 보인다.
전형적인 시골풍경이다.
한참을 가자 아낙 6명이 마주앉아 타작을 하고 있다.
리듬에 맞춰 타작하는 모습을 한참 쳐다보았다.
배도 고프고 조금 지칠 무렵 우리 포터가 보인다.
오늘 묵을 곳이다.
집 뒤켠에 캠프사이트가 있다.
의자에 털썩 앉아 물을 마셨다.
시계를 보니 1시30분이다.
오늘 다르방 까지 갈 수 있지만 여기서 머문다.
내일은 다르방을 거쳐 베니에서 포카라로 간다.
점심을 먹고 트레킹 마무리 준비를 했다.
닭을 3마리 잡아 2마리는 포터들 주었다. 그
리고 가이드와 포터들의 팁을 계산했다.
이번에는 설악아씨 부부의 의견을 참고하여 팁을 계산했다.
가이드와 주방장은 60달러, 포터들은 35달러씩 주었다.
다들 만족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밤에 모닥불을 피우고 파티가 벌어졌다.
포터들의 노랫소리가 동네에 울려퍼지고 춤판이 벌어졌다.
다울라기리 트레킹은 이렇게 막을 내리고 있다.
넘어가지 못한 고개에 대한 미련도 모두 날려버려야 한다.
언제 인연이 되면 다시 찾을 것이고
인연이 닿지 않으면 영영 미지의 세계로 남아있을 것이다.
바르방의 밤이 노랫소리와 춤사위로 물들고 있었다.
첫댓글 (옮김) 백파 20.45
다울라기리 트레킹 후기를 이것으로 가름합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오랜시간이 걸렸네요~
다울라기리 트레킹은 접근은 조금 용이하지 않지만
또다른 경험을 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나마스테~~~
게시판지기신데 손님댓글을 다셔서 이곳으로 옮겼습니다.
잘 보았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지난 눈푹풍 때 다울라기리 지역에서도 많은 희생자가 생겼다고 하는데
다행히 늦게 출발하여 재난을 피할 수 있었던 것같습니다.
히말라야를 방문할 때는 항상 겸허한 마음을으로 준비를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해 봅니다.
다음에는 반대 방향인 좀솜에서 시작하는 일정도 고려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울라기리 여행기 잘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