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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루크라트렉 4일차(Goyam~Ringmu)
- 일자 : 2014. 10.30(목) - 거리/소요시간 : 25km/09:24 - 일정 07:00 아침식사 07:14 출발 08:42 람주라라 09:31 탁토르 11:16 준베시 14:26 Phurteng 16:23 링무
어제는 비를 맞고 숙소에 도착했고, 방이 무척 추워서 저녁식사 후 산행기를 정리하지 못하고 바로 잠이 들었다. 새벽에 깼는데 감기 기운이 있고, 컨디션이 별로였다. 산행기를 정리 후 다시 잠이 들었고, 오전 6시에 다시 일어났다.
<고얌 셀파 로지>
오늘은 꽤나 먼거리를 가야했기에 서둘러야했다. 오전 6시 50분에 식당에 도착했고, 삶은 계란 하나와 밀크티로 아침을 떼웠다. 출발하려다가 파상이 아침식사를 안하길래 물어보니 설사 때문에 식사를 하지 않았단다. 오늘은 갈 길이 먼데 심히 걱정이 되었다.
<고얌에서 바라본 두르코시 강>
고얌에서 30분 쯤 오르니 로지 3채가 있었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 굳이 시설이 좋지 않은 고얌에서 하루를 묵을 것이 아니라 이곳에서 하루 묵어도 될 것 같다. 아침햇살이 점차 강해지면서 따스함이 피부로 스며든다. 서북쪽 산능에는 뭉게구름이 걸쳐있고, 설산이 살포시 고개를 내민다. 등로에 살얼음이 얼어있는 것으로 보아 어젯밤에는 꽤나 추웠나보다.
<탁신두라 아침>
오전 8시 12분에 람주라 마을에 도착했다. 로지 주인에게 'This vallage name"라고 하니 못알아 듣는다. 다시 '요 가웅꼬 남깨호'라고 하니 알아듣고 '람주라'라 한다. 네팔 여행하면서 약간의 네팔어를 익혀두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산골 마을의 노인네들은 영어를 못하기 때문에 소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람주라 마을은 로지가 5채밖에 되지 않은 작은 마을이다. 이곳은 트래커의 왕래가 많은 곳이 아니기에 로지가 주업이라기보다는 부업으로 보였다. 이곳에서 약 30분 정도 진행하면 람주라 라이다.
<람주라 라>
오전 8시 42분에 람주라 라에 도착했다. 그런데 특히한 것은 람주라 라를 넘기 전, 넘은 후 로지가 1채씩 있다는 것이다. 고개지만 고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이곳까지 생활권이 미치기 때문일 것이다.
람주라 라는 고개 양쪽으로 나무를 박아 줄을 연결해 놓았고, 거기에 룽다를 걸어놓았다. 람주라 라 서쪽 산에는 설산과 뭉게구름이 하늘을 수놓고 있었고, 동쪽은 급경사 계곡이 형성되어 있었다.
람주라 라에서 내려가는 길은 급경사 너덜지대이다. 마치 지리산 천왕봉에서 중산리로 내려가는 길이 연상된다. 계곡을 내려가면서 문닫은 로지가 하나둘씩 보였다. 루크라 공항이 생기기 전에는 이곳도 상당히 번성하였을텐데...
<람주라 라에서 탁토르로 내려가는 너덜지대>
너덜지대는 계속 이어졌고, 습기가 많아서인지 나무에는 이끼가 많이 끼어있다. 9시 30분에 탁토르에 도착했다. 이곳도 로지가 많이 비어있다. 루크라 공항이 생겼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지리~루크라 구간을 6~7구간으로 나눌 경우 이곳을 숙박지로 이용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기도 하는 것 같다.
조금 내려가다보니 오른쪽 계곡쪽으로 내려가는 샛길이 보였는데, 이 길이 파풀루 공항으로 가는 길이라고 파상이 친절히 알려주었다. 만약 루크라로 가지 않고 파풀루 공항이나 살레리로 갈 경우 링무까지 갈 필요 없이 이 길을 따라가면 된다.
커다란 바위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 바위에는 네팔어로 커다랗게 글을 써놓았지만 무슨 내용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이곳에서 조금 더 진행하니 조망이 좋은 언덕이 나왔다.
<큰바위 문자>
조망이 좋은 곳에서는 반드시 지도를 펴놓고 현위치와 목표지점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하지만 귀찮아서 지도를 보지 않고 어렴풋하게 저기로 가면 되겠지, 라고 생각하고 진행한 것이 화근이 되었다. 파상은 먼저 갔고, 나혼자 준베시 윗마을까지 왔는데, 갈림길이 나왔다. 아래로 가는 길을 버리고 계속 위쪽길은 선택해서 진행했다.
<준베시 일대>
등로가 확신이 들지 않아 로지에 들러 물어보니 외국트래커가 영어로 등로를 설명해주었다. 정확히 알아듣지는 못했고, 이 길로 계속 진행하면 준베시로 가는 길과 만난다는 의미 같았다. 계속 가다보니 계곡이 나왔고, 계곡을 건넌 후 마을 주민에게 다시 물어보니 아랫마을이 준베시란다. 가던길을 되돌아와서 방향만 잡고 준베시로 진행했다.
준베시는 킨자 이후 가장 큰 마을이고, 로지 시설도 비교적 잘 되어 있었다. 준베시는 위치적으로는 탁토르 콜라와 준베시 콜라가 만나는 두물머리이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베시는 '두물머리'라는 의미이다.
그런데 포터와 헤어졌고, 현재 어디에서 머무르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할 수 없이 내가 왔던 방향을 거슬러 다시 진행하였다. 조금 진행하면서 로지주인에게 포터 한명이 오지 않았는냐고 물어보니 오지 않았단다. 두번째 로지에서 주인에게 물어보고 있으니 위쪽 언덕에서 파상이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점심을 먹기위해 준베시G.H에 들렀다. 메뉴를 보니 Albat with curry라는 것이 있었고, 달밧 비슷한 음식이겠거니 하고 시켰다. 예상했던 대로 알밧은 달밧이었고, 오랜만에 밥 종류를 먹으니 속이 든든함을 느꼈다.
<준베시 게스트하우스>
식사 후 출발하려는데 신발에서 무언가 덜렁거린다. 신발을 확인해보니 신발 밑창이 떨어져 덜렁거리고 있었다. 티벳 로바는 명성이 자자한 신발인데, 믿는 도끼에 발등찍힌 꼴이 되어버렸다. 이곳에 신발 밑창을 수선할 곳이 있을리 만무하고, 밑창은 덜렁거렸지만 중창은 아직 손상을 입은 상태는 아니었기에 이 상태로 루크라까지 진행하기로 한다.
마을 한복판을 가르는 도로를 따라 내려갔고, 이 도로는 준베시 콜라의 철다리와 연결되었다. 이곳에서 외국트래커와 만났고, 함께 진행하게 되었다.
<준베시 콜라 철다리>
철다리를 넘은 후 파상은 산으로 이어지는 좁은 길로 진행했다. 등로가 넘 좁은 것이 마음에 걸렸지만 따라가는 수밖에 없었다. 길은 희미했고, 조금 올라가니 조그만 목장을 지났고, 점차 희미해 지더니 여러개의 소로로 나뉘었다. 파상은 자기도 헸갈렸는지 계속 밑으로 내려갔고, 결국 메인도로로 다시 내려갔다.
<프랑스 트래커가 알바 중 독도하고 있음>
메인도로를 따라 조금 진행하다가 마을 주민에게 물어보니 예상했던 대로 길을 잘못 들었단다. 다시 되돌아와서 내려왔던 길로 다시 올라갔다. 외국트래커는 긴가민가하여 계속 머뭇거리고 있었다. 나는 확신이 서지는 않았지만 방향은 맞았기 때문에 주저없이 따라갔다. 약 100미터 정도 올라간 후 파상도 확신이 서지 않은 듯 베낭을 내려놓고 길을 찾아 올라갔다.
나는 지도를 펼쳐놓고, gps고도와 지도고도를 맞추어 보았다. 현위치가 정확히 파악이 안 된 상태에서 독도를 하기란 쉽지 않다. 나는 그럴 때는 고도 독도를 한다. 주변에 내가 알고 있는 현위치 고도와 gps 상의 현위치의 고도를 비교해보면 대충 현위치를 알 수 있다. gps 상의 고도와 지도상의 등로 고도차를 비교해보니 약 100 정도 더 올라가면 될 것 같았다. 파상이 길을 확인 후 다시 내려왔고, 예상했던 대로 조금 더 올라가면 등로가 있다고 알려주었다.
오늘은 알바하는 날인가 보다. 내가 준베시 전에 약 30분 정도 알바했고, 파상이 이곳에서 약 30분 정도 알바했다. 결국 피장파장이 되었다..ㅎ
준베시에서 링무까지 이어지는 등로는 마을과 마을을 잇는 소로이긴 하지만 고도차가 별로 크지 않고 등로 상태는 대체적으로 양호했다. 이 곳은 주변 일대보다 고도가 높다보니 준베시 일대가 한눈에 들어올 만큼 조망이 좋았다.
<Phurteng 로지>
날씨는 오전에는 대체적으로 맑았지만 오후 들어 잔뜩 흐려져서 어제와 같이 소나기가 한번 퍼부을 기세다. 오후 2시 30분에 Phurteng에 도착했다. 로지 3채가 있었지만 모두 문을 닫았는지 인기척이 없었다.
<살룽 가는 길>
30분 정도 더 진행하니 주택이 10여 채 정도 되는 마을에 도착했고, 마을 주민에게 물어보니 Salung이란다. 살룽을 바로 지나자 로지의 목재를 가공하는 공장이 있었고, 인부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었다.
이곳부터 등로는 내리막으로 이어졌고, 한참 내려가니 '두드쿤드 콜라'와 만났다. 철다리를 건넌 후 등로는 급경사 오르막으로 이어졌고, 약 30분 정도 힘겹게 오르니 마을 한복판에 Ringmu라는 팻말이 선명하게 보였다.
<링무 이정표>
<링무 마을 한복판에 있는 링무 약도> 우리는 마을 윗쪽으로 조금 더 진행하였고, Hotel Yak and Nuk라는 로지로 들어섰다. 이곳은 지은지 얼마되지 않은 로지였고, 지리 이후 지금까지 로지와는 비교가 되지 않될 만큼 깔끔하고 아늑했다. 그런데도 가격은 200루피...
나에게 가장 시급한 일은 gps밧데리 충전이었다. 쥔장에게 물어보니 충전을 할 수 있단다. 충전비는 100루피, 그런데 gps 충전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한번 더 충전했다. 아침에 계산서를 보니 200루피였다. 하지만 gps 밧데리 4일치를 충전했으니 내 마음이 충전된 것 같이 든든한 기분이 들었다..
<Hotel Yak and N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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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