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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쿰부 3Pass 3Ri 3BC 트레킹 9일차(타메~콩데로지~루크라)
- 일자 : 2014. 11.19(수) - 거리/소요시간 : 27.3km/10:51 - 일정 07:00 아침식사 07:22 출발 12:27 꽁데로지(점심) 15:33 팍딩 18:13 루크라
오늘은 쿰부 등반 및 트레킹 마지막 날이다. 오늘 일정은 콩데를 넘어 루크라까지 가는 것이다. 지난 2011년에는 타메에서 남체를 거쳐 루크라로 갔다. 그때도 꽁데로 해서 루크라를 가보고 싶었으나, 포터가 길을 모른다고 해서 가지 못했다. 어제 포터는 남체로 보냈기 때문에 이번에는 포터와 상관없이 나홀로 지도만 가지고 꽁데로 갈 예정이다.
<타메에서 바라본 꽁데>
타메에서 오전 7시 22분에 출발했다. 마을길을 따라 조금 내려가니 어제 보았던 타메 입구 초르텐에 도착했고, 이곳에에서 약 200미터 정도 더 내려가니 타메콜라를 건너 꽁데로 가는 등로가 보인다.
<타메 초르텐>
타메콜라를 건너 조금 더 진행하니 계곡 한가운데 초르텐이 외롭게 서 있었다.
<계곡 초르텐>
계곡을 건너니 갈림길이 나왔고, 밑으로 조금 내려가다보니 꽁데 등로가 아닌 것 같아 다시 올라와서 길을 찾아보니 조그만 계곡을 건너 오른쪽 산 하단길로 이어지는 등로가 보였다. 이후 등로는 산 하단길로 계속 이어지기에 알바할 걱정이 없었다. 그러나 오가는 사람들이 전혀 없기 때문에 적막하다.
오전 8시 32분에 타모에 도착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마을 주민들이 한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타모를 바로 지나면 급경사 오르막이 시작된다. 이제 오르막 길은 겁나지 않는다. 많이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타모 맞은편 마을 삼데>
<멘데마을>
조금 올라서니 쿰비율라가 바로 앞에서 늠름한 자태를 뽐내고 있고, 아마다블람이 살짝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남체로 가지 않고 굳이 꽁데 길을 택한 이유는 바로 꽁데에서 바라보는 풍광이 일품이기 때문이다. <쿰비율라>
<아마다블람>
타메에서 약 1시간 정도 오르니 편평한 돌을 상처럼 펴놓은 곳에 도착했다. 동쪽 하늘을 보니 메라피크 등정때 오가며 보았던 쿠숨캉카루가 구름에 살짝 가려 신비로움을 더하고 있다. 여기서 조금 더 오르니 드디어 남체와 탐세르쿠가 보이기 시작한다. 탐세르쿠의 머리는 아침햇살을 받아 반짝거리고, 허리는 구름이 살포시 가리고 있다. 남체는 로마의 원형경기장처럼 둥근 형태를 띠었고, 남체에서 보는 모습과는 많이 달랐다.
<남체 - 원형경기장 모습>
꽁데길은 오가는 사람들이 없어서 너무 조용해서 좋다. 또 절벽길, 계곡길, 얼음길 등 다양한 형태의 등로를 맛볼 수 있다. 정말 이 길로 오기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모퉁이를 돌자 새하얀 설산이 눈 앞에 펼쳐진다. 안부쪽을 보니 구름에 가려 까마득하게 보인다. 도대체 저쪽 안부를 넘어야 한다는 말인가? 산의 경사도 심해 등로가 없을 것 같았다.
<꽁데길 안부 방향>
그러나 가까이 가보니 있었다. 등로는 계곡 오른쪽 갓길로 이어졌고, 경사도가 매우 심했다. 이 등로가 계곡을 건너지 않고 구름과 맞닿아 있는 안부까지 계속 이어지는 줄 알았다. 왜냐하면 맞은편 산이 황갈색 이끼가 많이 끼어 있고, 경사도가 무척 심하기 때문에 등로가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등로는 영화나 드라마와 같이 반전을 보였다. 등로는 계곡을 건너 맞은편 급경사 바위지대로 이어졌다.
계곡을 건너기 전 바위에서 많은 물이 떨어지고 있다. 그야말로 바위 틈을 통과한 암반수이다. 한모금 받아먹어보니 우리나라 암반수와 같이 신선한 맛이 있다.
계곡에는 계곡을 가로지르는 줄을 매달아 놓았다. 줄이 없으면 매우 위험하기 때문이다. 줄을 잡고 신발이 계곡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건넜다. <등로가 무너져 내린 곳>
<급경사 계단길> <얼음지대>
등로는 완전히 얼어 있었고, 경사가 심해 바위를 깎아 계단을 만들어 놓았다. 그래도 위험하기 때문에 줄을 매달아 놓았다. 줄을 잡고 조심스럽게 올라갔다. 밑을 내려다보니 까마득한 절벽이다. 등로가 무너져 내린 곳도 있었다.
매우 위험했다. 하지만 재미있었다. 등반은 하나의 모험이고, 모험은 위험을 안고 가는 것이다. 위험없는 삶은 존재하지도 않고, 설사 존재하더라도 별 의미없는 삶이다.
<에베레스트 로체>
<아마다블람 탐세루쿠>
타메길로 접어든 이후 지금까지 단 한 사람도, 단 한마리의 짐승도 보지 못했다. 고요했고, 적막했다. 하지만 주변 경관은 매우 신비스러웠고, 매우 아름다웠다. 그야말로 돈 주고도 볼 수도, 체험할 수도 없는 광경이다.
100미터 정도 급경사 지대가 끝나면 산 사면을 횡단하는 등로가 또렸이 보인다. 이곳도 위험하기는 하지만 급경사지대보다 조금은 낫다. 산모퉁이를 돌아서면 남쪽 끝부분에 정상탑이 보이고, 룽다가 펄럭이고 있다. 바로 이곳이 꽁데로지이다. 능선 바로 밑에는 빨간쌕 로지가 3채 있다. <꽁데로지 능선 정상>
<능성 정상에서 바라본 꽁데로지>
로지 문을 연 곳은 1군데였다. 로지에 들어서니 손님은 한 사람도 없고 종업원만 4명 있다. 메뉴는 샌드위치만 된다고 하여 샌드위치하고 밀크티 한 잔을 시켰다. 샌드위치는 두 조각이었고, 다른 로지와 달리 상당히 고급스로워보였다. 가격은 1000루피였다. 다른 로지에 비하여 상당히 비쌌지만 놀라지 않았다. 이 정도 시설에, 이 정도의 경관에, 이 정도 써비스면 당연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대접받는 기분이 들었고, 때론 이런 호사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꽁데로지 샌드위치>
<꽁데로지 내부>
<꽁데로지 외부>
하산길은 안개가 자욱하여 잠시 알바를 하다가 로지 직원의 안내를 받아야만 했다. 급경사 내리막길이 계속 이어졌다. '내리막길을 내려간다'라는 표현보다는 '내리막길을 내려쏜다'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경사도가 심하다. 꽁데로지와 팍딩의 고도차는 무려 1500미터이고, 거의 오르막 없이 급경사 내리막으로 이어진다.
팍딩에 오후 3시 33분에 도착했다. 팍딩 다리를 건너 조금 더 진행하니 파상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곳에서 무려 2시간을 기다렸단다. 타메에서 팍딩까지 거리는 약 13km, 약 5시간을 예상하였다. 그러나 고도차가 심하다보니 거리가 무려 19km였고, 8시간 이상 걸렸다.
<팍딩 다리>
타모 이후 톡톡까지 꽁데 로지길을 걷는 동안 단 한 사람도 보지 못했다. 그 첫째 이유는 등로가 위험하고, 힘들기 때문이다. 팍딩에서 꽁데로지까지 고도차가 무려 1,500미터이고, 꽁데로지에서 타모까지 고도차가 600미터이다. 오히려 3패스보다 훨씬 고도차가 심하고, 위험하다.
두번째는 힘든 만큼의 볼거리가 있는가이다. 3패스는 힘든 만큼 볼거리가 많다. 그런데 꽁데로지는 볼거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3패스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볼거리가 적다.
이러한 이유가 꽁데로지를 트레킹 하는 동안 단 한 사람도 보지 못한 이유가 아닌가 생각한다. 그러나 3패스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볼거리가 적긴 하지만 꽁데만의 독특한 분위기와 볼거리가 있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 이곳은 꼭 한번 들러보아야 할 곳이다. 남체에서 루크라 일대를 한눈에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위 설산의 파노라마 또한 일품이다.
오후 6시 13분에 루크라 라마스떼 로지에 도착했다. 짐을 맡겨놓았던 홀리데이 로지에는 방이 없어 메라피크 등정 전 에 묵었던 라마스떼 로지에 방을 잡았다. 이번 쿰부 등반 및 트레킹은 총 23일(지리에서 루크라까지 5일, 메라피크 등정 9일, 쿰부 3Pass 3Ri 3BC 9일 등 총 23일) 걸렸다. 원래는 '지쿰써클'(지리~솔루쿰부~로왈링을 포괄하는 지리 원점회귀 트레킹)을 하려고 했으나 여러가지 사정상 하지 못했다.
아쉬움은 행동의 원동력이고, 고로 나는 또다시 히말라야를 찾게 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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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된 댓글 입니다.
지적 감사하고, 수정했습니다.
꽁데로지는 사실 걸어서 올라간다는 것은 참으로 힘들다고 생각했습니다.
주로 헬기투어를 하는 곳이군요...
(호스패러)
축하드립니다. 2013년 9월 칼라파타르와 EBC의 BC를 다녀온 기억이 새롭습니다
금년 6월 파키스탄의 K2와 낭가파랏을 준비하고 있는데 ....
감사합니다.
3패스는 쿰부의 꽃이라고 봐야죠..
저는 파키스탄은 보류입니다.
이유는 곤도고로라 통과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서입니다.
결론적으로 써밋 카라코람 익발 사장이 2년 연속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시간 나는 대로 다른 에이전시를 알아볼 예정입니다.
안녕하세요 즐거운 명절 보내셨는지요
2014년 42일간 한 바퀴돌고 또 가고싶어서 야커존에 들어옵니다
꽁대롯지는 1박에 달러로 몆불정도 하는지요
하룻밤 머물고 싶은곳 입니다
숙박비는 잘 모릅니다.
현지 에이전시인 네팔자이언트나 제이빌에 문의하시면 알 수 있을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하루정도 머물고싶읍니다
다음 가고 싶은 코스가 쿰부인데 지리적 개념과 함께 많은 정보 제공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곤도고로패스는 2005년 여름 재학생 후배들과 함께 고정자일 사용료 조금 주고 넘었는데... 요즘 사정을 보면 그 때 넘은 것이 행운이었던 모양입니다. 곤도고로패스 아래 휴보스팡인가 하는 캠프 주변이 온통 환상적인 꽃밭이었습니다.
쿰부는 안나푸르나보다 훨씬 힘들고 기온도 낮아 보이는군요.
많은 도움이 되겠습니다.
감사히 잘 보았습니다.
트레커가 동경하는 루트, 짧은 일정, 긴 여정, 다시 축하드리고,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오히려 김영한님의 방대한 자료에 제가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