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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쿰부 3 패스, 로왈링「베가님」 스크랩 71.로왈링/밀림을 뚫고 시미가온(2,000m)으로...드디어 트래킹이 끝나다.
베가 추천 0 조회 231 17.03.28 00:11 댓글 5
게시글 본문내용

 

 

 

 

 

 

 

 

 

 

 

한참을 걷고 있는데...

난감한 일이 생겼다.

우리가 건너야 할 다리가

이번 우기때 무너져 버린 것이다.

 

그제서야 아까 우회하라는

길 표지판이 있었던게 떠오른다.

그 길은 다시 오르막을 올라야 했기에 그걸 무시하고 ...

조금 험한 길이겠거니...

하고 계속 걸어들어온게

난감한 사태에 직면하게 된것이다.

 

그러나 저러나 이 일을 어쩐 담~

헐!!

별수없이 아까 거기까지 되돌아 가야만 한단 말인가~

그 머언 길을....ㅠㅠ

 

 

 

 

 

 

 

 

 

 

 

 

 

 

 

잠시 난감해 하고 있는 우리들을 보고는...

다시 되돌아 가야하니 급하다는 듯,

빨리 오라고 뒤돌아 보는 왕다....

 

울창한 숲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을 받아

황금빛을 띤 이끼류들 사이의 왕다가 멋지다.

 

바빠도 한 장 찰칵!!

ㅋㅋ 

 

 

 

 

 

 

 

 

아까 그 표지판이 있는곳까지

되돌아 가려면 다시 거꾸로 한참을 가야 하는데, 뜻밖에도 다른 길이 또 있다는 거다.

 

왕다는 그 길로  우리를 안내하고자 갈림길에서 앉아 있었다.

 

참 빠르기도 하지~

정말 날아다닌다니~~ㅎ~

 

어쨋든 그 곳까지 되돌아 가려면 까마득했는데 여간 반갑지 않다.

 

으아악~~

이이게 뭐..야~~

에엠.....@#$%&

 

한켠에 서서 이풀과 대장님을

기다리고 있는데, 뱀이 쏜살같이 내 앞을 지나 숲속으로 사라졌다.

순간 간담이 서늘해졌다.

 

아이고~

그려~

하긴 이렇게 밀림인데, 뱀이 없을 리가 없지~

그렇다면 이곳부터는 뱀이 많을 수도 있다는?? ㅠㅠ

 

왕다 옆을 떠나지 말아야겠군~

 

 

 

 

 

 

 

 

 

 

 

 

 

 

 

 

 

 

 

 

 

다시 오르막의 시작이다.

얼마나 올라가서

다시 우회를 해야하나~

 

해발 5,755m까지 ...그렇게도 까마득하게 올랐었던 우리가 ...

이걸 오르막이라고...힘들어 하다니....

 

에공~

암튼 계속하여 내리막을 걷다가

다시 오르막을 오르려니,

그것도 다른 길을

찾아 간다고 생각해서 인 지

더 힘들게 느껴졌다.

 

 

 

 

 

 

 

 

 

 

 

 

 

우리가 낙담했던 것 보다

우회하는 길은 그리 힘들지는 않았다.

그동안 단련되어서 인 지....

밀림에 매혹되어서 인 지...

그리 멀게도 느껴지지 않고...

 

어느 순간에 새로운 풍광이

또 눈앞에 펼쳐졌다.

어둡기 조차 했던 밀림을 뚫고

신천지를 만난 양....뻥 뚫린..

 

파아란 하늘이 있고...

그동안 까마득히 잊었던

푸르른 다랑이 밭이 있고...

무엇보다 자동차가 다니는 길이

보인다는 것....

 

우와~~

이게 얼마만에 보는 길이야~

이제 히말라야의 오지는

완전히 벗어난 거야??

문명의 세계로의 진입??

 

 

 

 

두 눈으로 보고 있어도

믿기지 않는 험하디 험한

실처럼 가느라란 길이

히말라야의 산 중턱을 가르고 있었다.

 

그 광경이 기막혀 절벽 끝까지

다가가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긴 했어도

왠지 저 길을  달려

카투만두로 가고...

이내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을 하니

섭섭한 맘이 또 한 켠에 인다.

 

이 왠 방랑벽이야~

이제는 환호를 지르며 좋아할 만도 하잖아~

 

그리운 식구들과

내 삶의 터전으로

가고 싶지 않은거야??

 

 

 

 

 

 

 

그립지~

왜 그립지 않겠어~

 

핸폰에 저장되어 있는

사진만 봐도 눈시울이

뜨거워 지곤 했는걸~

 

하지만...

그보다도

 

이곳을

떠난 다는 아쉬움이...

 

다시는 못 올 곳이라는 걸 너무도 잘 아니까....

 

그래서

마지막이라는게 ...

더 안타깝고

벌써부터

그리움을 낳는거지~

 

 

 

 

 

 

그렇게도 히말라야에 올때 마다 보았어도...

눈앞에 펼쳐지는 환상적인 다랑이 밭을 보고 있으려니

인간의 위대한 힘과 삶에 대한 애착이 얼마나 강한 지...또 감동을 받는다.

 

다랑이 밭 사이를 걷고 있자니, 먼 발치선 못 느꼈던 초록의 농경지가 갖가지 다른 작물이란게 세세히 눈에 들어오니

그 아름다움이 더 커진다.

 

꽃이 아닌 농작물이 이렇게 아름답다니...

 

열매같기도 하고...

꽃같기도 한...

곡식의 알갱이가 신비롭기까지 하다.

 

 

 

 

 

해발

2,000m에

쏟아지는

뜨거운 햇살을

피하라고

농작물을

엮어서 만든 허

술한 외양간(?) 지붕이

자연과 어우러져 멋스럽다. 

 

 

 

 

 

 

 

 

 

 

 

 

 

 

 

 

 

 

시간이 꽤 지체되었나 보다.

 

하긴 머언 코스이기도 했고...

또 우회까지 해서 걸었으니...

 

일을 나갔다가 돌아오는 마을 주민들이 일렬로 줄을 지으며 오고 있다.

 

 

 

 

 

 

 

 

 

 

 

 

 

 

 

 

 

 

 

 

헐!!

그런데

왠 히말라야에 ?꽃이래~

 

이거 ?꽃 맞지??

아닌가??

 

암튼...

쌩뚱맞게도 히말라야에

화려한 핑크빛 ?꽃(?)이

두 그루 피어있었다.

 

원래 ?꽃이란 떼를 지어 좌악~ 피어있어야

제 모습을 발휘하는 건데...

왠지 이 거대한 히말라야 자락에 홀로 피어있으니

조금은 이방인 처럼 외로워 보인다.

 

헉!!

혹시... 지금 내 맘이 그런거야??

 

 

 

*****************************

 

 

 

그러고 보니, 바로 롯지가 보인다.

이곳도 얼마나 바람이 심한 지, 지붕엔 돌이 빼곡히 얹혀져 있다.

 

해발 3,000m 이상에서 사는 검은 야크 대신,

언젠가 부터 귀여운 염소들이 마을을 어슬렁 거리고 있고......

 

오옷~

그러고 보니, 벌써 우리 텐트까지 싸악 쳐놨네~

아주 깔끔하게 우리 짐도 들여다 놓았고...ㅎㅎ

 

하긴...

빙하위에서 눈을 다져 텐트를 쳤었던 때가

불과 얼마전이잖아~

그에 비하면 이곳은 그야말로 푸른 잔디밭....ㅎㅎ

 

 

 

 

 

 

아이들은 벌써 씻고,

세탁하고, 옷까지 싸악

갈아입고 체스를 두며 놀고 있다.

 

모두들 귀신들이여~

하긴 뭐....

이젠 짐도 많이 가벼워졌고...춥지도 않고...고도도 계속 내리막이고....

 

그야말로 훨 훨 나는거지~

 

암튼...

더없이 밝은 아이들을 보니, 얼마나 기분이 좋은 지....

캠프지도 그야말로 환상이고...

 

"너어무 좋다~'

란 말을 수없이 내뱉은것 같다.

 

 

 

 

 

우리도 오랫만에 핫 샤워도 하고 간단한 세탁도 했다.

오늘 저녁은 커다란 닭을 한 마리 사서 닭 요리를 해 먹을 거란다.

말이 닭이지..히말라야의 기를 받고 자란 닭은 거의 꿩만큼 크다.

우리 12명 모든 식구가 먹을 수 있을 만큼...

 

가격도 만만찮다.

네팔 물가를 생각하면 한 마리에 3000 루피 (1달러=97루피)란 엄청 비싼 가격이다.

물론 여기는 카투만두가 아니고 해발 2,000m의 고산이지만...

 

암튼...

예상외로 낼 자카트까지 가서 버스를 타고 카투만두까지 가기로 되어 있었는데,

길이 여기까지 잘 나있어서 낼 여기서 버스를 타고 갈 것이란다.

그러니까...결론은 트래킹이 드디어 끝났다는 것이다.

헐~~~~

 

아~

환상적인 풍광뿐만은 아니었던 것이었군!

우리 아이들 표정이 희희낙낙 신바람이 나 있었던 것이...

깨끗이 씻고 옷갈아 입고 예쁘게 칠보단장 하고 있었던 것이....

드디어 이 힘들고 거칠었던...

30일간의 대장전...쿰부 히말라야 로왈링 롱 트래킹이 오늘로서 끝이 났던 것이었어~

한 사람도 낙오없이...아무도 크게 아프지 않고...크게 다치지도 않고...큰 사건 사고도 없이.... 

 

 

헐!!

그런데 갑자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아놔~~

오늘은 정말 꼭 야영을 하고 싶었는데...ㅠㅠ

히말라야 로왈링의 대 말미를 꼭 캠프를 하며 반짝이는 하늘의 별과 기인 이별도 나누려 했는데...

히말의 정령에게 감사 기도를 깊은 한 밤중에 찬 기운을 맞으며 꼭 하려했는데....

 

할수없이 롯지에서 잘 수 밖에 없었다.

개별 방은 없고 모두 도미토리였지만 , 손님이 우리밖에 없어서 만장같이 넓은 곳에서 이풀과 둘이서 잤다.

포터들도 모두 다른 도미토리 방에서 자고....

 

이제 마지막 짐을 꼼꼼히 챙겼다.

파상은 멀미가 심해서 카투만두까지 가지 않고 낼 중간에 내려서 지리까지 걸어간다고 하니

그에게 줄 팁과 선물도 챙겨놓고, 나머지 아이들에게 줄 선물도 내가 줄 수 있는건 모조리 빼어서 꼼꼼하게 챙겼다.

 

드디어 침대에 누웠다.

핸폰 알람을 맞추려고 켜 보니, 핸폰에 통신 표시가 뜨는 거다.

와우~~

이게 정말 얼마만인 지.... 로왈리의 시작점- 타메에서 한번 연락하고는

오늘  마지막 밤에 드디어 연락을 하게 된것이다.

그것도 당당히 로왈링 타시랍차 라 (5,755m) 를 무사히 넘고 성공리에 마친 이 시점에서....

 

새삼스럽게 감동으로 가슴이 복받쳐 올랐다.

눈시울이 뜨거워 졌다.

한소큼 눈물을 쏟아내고서야 잠이 들려나~~

잠을 제대로 잘 수는 있으려나~~

 

모든게 그저 꿈같다.

 

 

 

 

F. Schubert / Der Hirt auf dem Felsen D.965 (바위위의 목동)

 
Barbara Bon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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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7.03.29 00:28

    첫댓글 멋진 트레킹 후기 잘 보았습니다.
    그동안 눈이 많이 호강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 작성자 17.03.29 07:50

    함께 해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아직 2편이 남아 있습니다.ㅎㅎ
    여행끝 ..그리고 에필로그

  • 17.03.29 11:14

    @베가 즐거울 일이 더 남았군요!!!
    음악도 잘 듣고 있습니다.

  • 17.04.24 20:33

    오늘 우연히 들렸다가 베가님을 만나게 되어 참 즐겁고 행복한 저녁이 됩니다 베가님 고맙습니다.

  • 작성자 17.04.27 07:01

    이곳에 오랫만에 오셨군요.ㅎ~
    저도 오랫만에 순례길에 인터넷 열고 들어 왔네요.이곳에서 돌다리님 뵈니 저 역시 반갑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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