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계간문예문학상을 수상한 방지원 시인의 첫 시선집
요즘 시단의 조류는 산문 같은 긴 시가 많아졌다. 시의 특성이 언어의 압축이고 비유인데 그것을 등한시하고 산문화 되어가고 있다는 것은 모순이 아니겠는가. 몇 번을 읽어도 이해가 되지 않고 안개 속처럼 모호한 시는 결코 좋은 시가 아니다.
이에 비해 방지원의 <사막의 혀 외 4편>은 시의 정체성을 회복하려는 한 규범으로까지 보인다. 이 시인의 세계는 황막한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삶의 지향성과 근원적 물음에 대한 성찰이 투명하게 나타나있다. 사막의 현실을 헤쳐 온 고통과 비애에 대한 시선을 인간적인 입장에서 조응함으로써 허무와 절망을 이겨나갈 수 있는 통로를 제시해줄 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물의 동질성과 거기서 얻는 삶의 새로운 질서를 얻고 있다.
인간에 대한 시인의 시안은 다른 작품에서도 지속적으로 나타나있다. <사막의 혀>에서는 ‘태양이 지는 쪽 비탈’의 늙은 아버지의 삶을, <안구건조증>에서는 ‘슬퍼도 눈물이 안 나올’ 어머니의 삶을, <젖은 나무>에서는 ‘중3’ 때 ‘젖은 나무가 화력이 더 세냐’ 고 질문한 선생님의 삶을, <거울과 타협하기>에서는 ‘오래전에 바람에 맡긴’ 언니의 삶을, <라인댄스를 하다>에서는 ‘줄이 줄을 서 춤을 추는’ 우리네의 삶을 시세계의 중심에 두고 있다. ―계간문예문학상 심사평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