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수필로 엮어내는 유인술 작가의 아름다운 인생 역정
유인술 수필가는 평생 바쁘게 살아왔다. 이제 손자의 재롱이나 보면서 노후를 편안하게 보내도 되는 연배이다. 하지만 그는 틈틈이 그림을 그리는 화가로서의 끈도 놓지 않고, 감흥에 젖을 때마다 시를 엮기도 하고, 부지런히 수필을 쓰는, 가장 모범적인 노후를 보람 있게 살고 있는 작가이다.
이번에 펴내는 자전적 에세이집 《들쥐 강 건너다》는 수필이라는 장르에 구애 받지 않는다. 60여 편의 시詩를 함께 싣는 배경도 거기에 있다. 그는 작품 도처에서 힘겹게 살아온 본인의 삶과 가족사를 비교적 진솔하고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내가 걸어온 길에는 불을 밝게 비춰주는 누구도 없었다.’고 고백했듯이 자수성가한 삶의 힘겨운 과정을 ‘이야기 주머니’ 풀어내듯이 아주 재미있고 능청스럽게 피력한다.
‘허리가 아프고 손가락에 힘이 들어도 나는 쓰기를 멈추지 않았다. 눈이 침침해서 안경 도수를 높일지언정 후회하지 않기로 했다. 내가 설계한 여생의 그림을 완성해 내기 위해 나는 멈출 수 없기 때문이다.’라는 각오를 시작으로 한편 한편 읽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장을 넘기면서 비로소 긴장의 한숨을 내쉬게 된다.
――정종명<소설가·한국문인협회 이사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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