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로 빚은 만장輓章―姜連歌曲禹植詩集[강우식 시집] 《바이칼》이 나왔습니다. 계간문예시인선141
아내가 내 곁을 떠나간 지 돌아보면 어제 같은 세월인데 어느덧 11년의 세월이 흘렀다. 강산도 변한다는 세월의 굽이에서 어떻게 견디며 살아왔는지 모르겠다. 내가 시인 된 숙명으로 아내를 못 잊어 노래한 시집을 펴내리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다. 그런데 그 일이 사실이 되었다. 연가곡 《바이칼》은 아내를 저세상으로 보낸 진혼의 읊조림이다. 그래서 나로서는 이 시집에 대한 감회가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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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죽음을 애도하는 조시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스케일로 구성된 이 시는 아내가 명을 달리했기에 이뤄진 참으로 어쩔 수 없는 아픔을 동반한 작품이다. 작품을 이루는 동안 나는 솔직히 아내가 죽지 않았으면, 시인이 아니었으면 하는 숙명성에 끝없이 시달리고 아파했다. 어떤 때는 이 작품을 시인으로서 남기라고 아내는 명을 달리했다는 착각에 사로잡히게도 만들었다.
――<여적餘滴>에서
미안하다, 아내여
오죽하면 그대를 떠나라 했겠는가.
미안하다, 아내여.
사랑은 슬픔이다, 달콤한 만큼 슬프다.
슬프지 않은 것은 사랑이 아니다.
그대를 사랑하지 않았더라며
그대가 나를 떠나지 않았더라면
내 어이 사랑이 슬픔인 것을 알았으리.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먼 길을 떠난 그대.
나 그대를 볼 수 없어도 하늘나라에 사는
그대는 나를 볼 수 있으리니.
내 마음을 읽을 수 있을지니.
나를 두고 떠나간 무정함 때문에
산사태 져 무너져 내린 가슴을 알 수 있을지니.
가슴이 아프다, 가슴이 아픈 것은
가슴이 아픔을 담는 그릇이기 때문이다.
차라리 슬픔이 넘치고 넘쳐
차라리 사랑이 넘치고 넘쳐
땅을 치며 통곡하는 이 슬픔 때문에
가슴이 없어져 사라졌으면 한다.
가슴이 없으면 내 몸의 아픔을 담을
그릇도 없을 거 아닌가.
아내여, 미안하다.
오죽했으면 무정히 그대를 떠나라 했겠는가.
첫댓글 축하드립니다. 강우식 선생님,
엄지 척~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