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겨울 내렸던 폭설로 인해서 국내에 서식 중인 멸종 위기종, 산양이 절반 가까이 폐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돼지 열병을 차단하려고 만든 울타리가 산양의 이동을 막아서 피해를 키운 것으로 지목이 되면서, 환경부가 일부 구간을 시범적으로 개방하기로 했는데요. 하지만, 뒤늦은 대처인데다 효과가 크지 않을 거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양소연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터] 강원도 미시령옛길. 도로를 따라 조금 올라가자, 길옆에 동물의 사체가 보입니다.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산양입니다.
[인터뷰] 정인철/'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사무국장 : "이건 성체죠. 새끼는 저 위에서 죽어서 있는 걸 수거해 갔어요. 이미..."
[리포터] 대여섯 살쯤 된 수컷으로 죽은 지 한 달 정도 됐습니다.
[인터뷰] 박그림/녹색연합 공동대표 : "수컷 산양 이 정도면 아마 살아가는 지혜가 이미 몸속에 배어 있을 텐데도 죽은 거예요."
[리포터] 근처에서 또 발견된 다른 산양 사체. 뿔의 크기로 봐서는 태어난 지 채 1년이 되지 않았습니다. 이 어린 산양은 산에서 녹은 계곡물을 마시기 위해 내려왔지만, 불과 8m 정도 되는 도로 너머에 있는 저 철책을 넘지 못하고 탈진해 죽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제 미시령과 한계령, 양구 등 강원도 산양 주요 서식지에서 취재팀이 단 하루 만에 발견한 산양 사체는 모두 5구. 지난 겨울부터 전국에서 죽은 채 발견된 산양은 약 750마리입니다. 국내 서식 추정 개체 수의 1/3에서 절반 가량에 해당합니다. 폭설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전국 1,800여km에 달하는 아프리카돼지열병 차단 울타리도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습니다. 산양의 이동을 막아 고립시켰다는 겁니다.
[인터뷰] 박그림/녹색연합 공동대표 : "산양들의 습성이 높은 데에서 낮은 데로 내려와서 살 길을 찾아요. 이런 펜스(울타리)로 다 지금 차단돼 있어서 살 길이 막힌 거죠."
[리포터] 감염병 차단 필요성을 들며 개방이나 철거를 주저해 온 환경부도 이번엔 입장이 좀 달라졌습니다. 울타리 일부를 시범 개방하기로 한 겁니다. 강원 북부 울타리 5개에 폭 4미터 개방 구간을 각각 3개씩 만들겠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강원 지역 울타리 길이만 1,179km. 그 정도 개방으로 효과가 있을 진 의문입니다.
[인터뷰] 정인철/'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사무국장 : "야생동물 입장에서는 이쪽에 구멍이 뚫렸는지 안 뚫렸는지조차 알 수가 없는 것이고요. 산양이 폐사했던 위치나 구조했던 위치, 산양이 출현했던 위치, 이런 위치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서.‥"
[리포터] 또, 산양 보호 체계가 환경부와 문화재청으로 이원화돼 있어 비효율적이라고 지적돼 온 만큼 정비 필요성도 제기됩니다. MBC뉴스 양소연입니다. (※ 2024년 04월 17일, MBC 뉴스데스크 방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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