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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송사-서암정사-칠선계곡] 가을 우체국 앞에서~그대를 기다리다~ 노오란 은행잎들이~ 바람에 날려가고~ 가을 우체국 앞에서~그대를 기다리다~ 우연한 생각에 빠져~ 날 저물도록 몰랐네~ ♬ ♬
타박타박 걸어 오르면서 이 노래가 입에서 흥얼대며 소리 낸다.ㅎㅎ 잘 어울어진 노란 들판과 산중의 물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리고 청명하고도 높은 가을 하늘을 보노라니~~ 이 가을이 진해짐을 느낀다.
일요일은 늘 알람을 맞춰둔다. 어제 번팅이 깔끔마무리 덕에 일찍 울림에 깨버렸다.
문득 생각하다, 가볍게 그냥 나섰다.
지리산 북편 자락 벽송사를 찾아 능선오르막을 걷고 있다. 노란들판을 바라보며 산천계곡에 몸을 맡기고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가을을 타고 있다.
한30분쯤 오르고 오르니 고즈넉한 산사가 나타난다. 등과 이마에 촉촉한 느낌이 몸을 해장하는 깨운한 쾌감으로 다가온다.
단청이 없는 순수한 멋이 있는 사찰이다. 고요하고 단아한 멋스러움이 찾아온 기대 이상이다.
300년된 노송아래 잠시 머물러 본다. 정말로 고요한 사찰이다. 벽송사.. 인상깊게 눈에 담아둔다.
태풍이 지니간 담날이라 산중의 물소리가 엉청 힘차게 울린다. 지리산의 청명 하늘이 더 높다.
벽송사에 이어 서암정사를 찾아 간다. 서암정사. 유명한 사찰이다. 석굴불상이 있어서이다. 이력을 살펴보지만 꽤 꾸밈이 많은 독특한 절이다.
어제 먹으려던 죽으로 풀칠하고 나왔으니 허기가 돈다. 도토리 묵으로 점심을 대충 대신한다. 그런데 이 묵도 너무 맛있다. ㅎㅎ 이곳에 이름난 어탕집이 있다하니 가봐야겠지. 입으로 느끼는 즐거움.
한 40분 쯤 돌아 돌아 내려와 다시 공원 입구 칠선계곡 초입에 닿았다. 천왕봉에서 직하로 내려오는 계곡이다. 물살이 힘있고 물소리도 우렁차다
발도 담그고 얼굴에 물을 적셔본다. 차갑고 시원하다. 어제의 숙취는 말끔히 씻은 듯~ 가만히 그늘에 앉아서 휴식을 취해본다.
이제 돌아갈 시간대가 왔다. 창가에 비치는 산천의 풍광은 가슴을 씻어 내리게 한다.
벌써 베어버린 논을 보니 가을을 베어버린 것 같다. 짧은 가을이 떠나가기 전에~~ 바다든 산이든 이맘때 가을이 좋다.
해그름한 시골 들녘은 맘을 차분하게 주저 앉히는 느낌을 준다. 건강하게 몸과 마음을 추스리고 대구에 도착하니 네온불빛이 맞이하네.. 벽송사 서암선사 칠선계곡 오가는 길 산장의 도토리 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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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멋진 힐링 하셨네요
힘찬 계곡 물소리가 나를불러는것 같네요.
가을정취 고스란히 느낌옵니다.
저도 훌쩍 어디론가 가고 싶었집니다.
하늘과 배경이 너무 깨끗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