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월 31일에 첫 예배를 드리며 시작했던 행전교회가 벌써 만 5년이 지났습니다. 만 5년을 맞으며 저희 행전교회는 1기 사역을 마무리하고 호흡을 잠시 가다듬는 시간을 갖기로 했습니다.
이 기간 동안 행전교회는 두 가지를 실행함으로써 그 의미를 되새기고자 합니다. 하나는 목사 재신임 투표요, 다른 하나는 교회 안식월입니다.
행전교회는 5년 전 교회를 시작하며 목사의 임기를 5년으로 정했습니다. 그리고 재신임 투표를 통해 목사의 사역을 평가하면서 첫 5년을 점검하기로 결의하였습니다. 5년이 차서 재신임 투표를 진행하였고, 투표에 참여한 교우 전원의 찬성으로 재신임을 가결하였습니다.
1기 사역을 마무리하는 행전교회가 의미를 두고자 하는 것은 “교회 안식월”입니다. 재신임 투표는 지난 5년 동안의 목사의 사역에 대한 평가라면, “교회 안식월”은 행전교회에 대한 교회 자체의 평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교회는 교회의 지체인 교우들을 말하므로, 교인들 스스로 교회로서 참여했던 자신들의 신앙과 자신들이 이루었던 행전교회의 5년을 되돌아보는 것을 의미합니다.
목사 재신임 투표가 끝난 9월 27일 이후 부터 교회 안식월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10월 한 달, 4주간 행전교회의 주일예배를 쉬기로 했습니다. 이 기간 동안 예배를 드리지 않는다는 것이기보다는, 행전교회로부터 한 걸음 물러난 자리에서 우리 자신들을 되돌아보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 기간 교우들은 각자가 원하는 다른 교회에 출석하며, 행전교회와는 다른 분위기 속에서 행전교회를 되돌아보고 평가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4주 후에 다시 모여 자신들이 느꼈던 행전교회에 대한 평가의 소견과 소감들을 나누게 될 것입니다. 평가는 특별한 형식 없이 자유롭게 나눕니다.
또 한 가지 이 기간에 목사는 공식적인 안식월을 갖습니다. 그리고 목사 스스로도 5년의 사역을 평가하고 점검할 것입니다. 또한 2기의 사역을 계속할지의 여부도 진지하게 숙고하기로 했습니다.
교우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교우들도 교우들 스스로 행전교회를 평가하는 시간을 가질 뿐 아니라, 지난 5년 행전교회에 참여했던 자신들의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계속 행전교회에 참여할지의 여부를 진지하게 숙고하게 될 것입니다. 혹자는 교회 안식월을 갖는다는 사실에 대해 “그러다 교인들이 떠나면 어쩌려고?”하며 걱정을 해주셨다는군요. 그 말씀에 저희 행전교회의 한 집사님께서 “그럴 수도 있는 것 아닌가요?”라고 답하셨습니다. 저희의 취지를 정확하게 말해주는 일화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교회 안식월은 단순히 교회 예배를 쉬고 편한 시간을 갖자는 것이 아닙니다. 어쩌면 기존의 교회, 교인들을 교회로 끌어모으고, 조직 관리에 연연하는 교회의 관점에서는 교인들이 분산되고 교회를 떠날 수도 있는 무모한 시도일 수도 있습니다. 교회 조직이 느슨해지고 와해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하는 분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저희는 그동안 교회당 중심, 주일 중심, 목회자 중심의 교회를 넘어서, 일상 속에서의 신앙, 생활 현장에서의 영적 가치들의 발견, 교우 스스로의 자발적 주도적 신앙을 위해 나름 힘써왔습니다. 그것을 우리는 “하나님의 백성 됨을 실천하는 교회”라 명명하며 달려왔습니다. 지난 5년은 그러한 우리의 취지에 단단한 터를 닦는 시간이었습니다. 교회 안식월은 그런 저희 행전교회의 작은 노력의 한 시기를 매듭짓고, 앞으로 하나님께서 어떻게 인도하실 지를 기대해보는 분기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행전교회 교우 여러분, 지난 5년 동안 수고하고 애쓰셨습니다. 기존 교회의 조직과 운영 형태와는 많이 다른 낯선 모양 투성이의 낯선 교회에 5년이나 자리를 지켜주신 것만으로 여러분은 훌륭한 분들입니다.
한 달간의 교회 안식월이 여러분에게도 새로운 변화의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우리 모두에게 하나님의 은혜가 넘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