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 입장에서 꼭 각도상 문제가 아니라도 파울 의혹을 갖는 선수의 팔 움직임을 통해 충분히 파울 상황을 유추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배틀암 제2경기에서 총 11개의 엘보파울이 발생했는데, 아마추어인 제가 봐도 이중 10개는 정확한 파울이었습니다. 느리게 확인해보니 주, 부심께서 얼마나 고도의 집중력으로 경기를 진행하셨는지 잘 알 수 있었습니다. 제가 컴퓨터 화면으로 분석하는 속도의 4배 빠르기로 경기를 보셨단 말인데 이 부분에서는 정말 탄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실테지만, 파울 유무 확인에 0.25배속은 결코 느리지않습니다.)
(엄연한 제 기준) 문제의 5라운드 데이터를 사진으로 한번 뽑아봤습니다.
5.1라운드. 파울직전의 상황(파울x)
파울선언상황. 반대쪽 손은 여전히 페그를 잘 잡고있다. 아무 문제가 없다. 하지만, 주심은 파울 선언을 한다. 팔을 보아하니.. 파울직전상황에서 나온 일련의 무브먼트를 반복해서 확인해도 나로선 잘 모르겠다.. 어쨌든 파울을 가져가게되었다.
5.2 라운드. 디펜스 각 링크를 유지하기 위해 무게중심이 앞으로 다소 쏠려있으며 이때, 제대로 된 기전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인체구조상 팔꿈치가 자연히 위로 살짝 뜨게된다. 아울러, 상완과 하완을 이루는 각이 90도 이하로 좁혀진다. 엎친데 덮친격 사이드프레셔가 가미된 상대의 강한 훅 공격을 받아내고있다. 전완근이 패드에 닿게되었다. 위와 같은 모든 조건을 고려해볼때, 이 상황에서는 사진에서 보는바와 같이 팔꿈치를 패드에 유지시키는것이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힘들것이라 예상한다. 하지만 주심은 파울 선언을 하지않는다. 팔꿈치가 뜨더라도 파울 선언 이전부터 전완근과 팔꿈치를 이어주는 부분이 패드에 계속 접촉되어있었다면 파울이 아닌것으로 알고있다. (팔꿈치가 공중에서 18cm 정사각형 엘보우 패드 반경을 벗어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나는 5.2 라운드의 경기전개가 분명 5.1라운드와 비슷한 양상이었다고 생각했다. 그 누구보다 선수에게는 사소한것 하나하나가 모두 중요한 요소이자, 이로 인한 예민함은 극에 달하게 된다. 나는 왜 머리가 복잡한걸까.
첫댓글 정성을 들이신 글인데, 아무래도 예민한 주제다 보니 댓글을 다는 분들이 없어서 저라도 댓글을 남겨봅니다. 우선 위 판정은 "오심"의 범위에 들어갈 수 있는 요소를 지니고 있음에 저도 수긍이 갑니다. 비록 제 입에서 나오는 "오심"이라는 단어 하나가 파장을 일으킬 수도 있겠지만...파장이 두려워 인정을 못하는 것이 더 독이 될 수 있기에...또한, 이러한 글이 올라오는 것 자체가 팔씨름에 대한 깊은 애정이자...심판진들이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는 믿음이 있구요.
다만, 이 글을 보는 대다수의 분들이 아시다시피...팔씨름에서의 판정은 그 어떤 종목보다도 피로감이 높은 결정이라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11개의 파울 중 10개의 엘보우파울이 정확했다고 언급하셨듯이, 주심과 부심 모두 본인의 얼굴과 이름을 걸고 심판을 보는 만큼 공정한 경기가 이뤄지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알아주시고...심판진들의 실수가 팔씨름계의 발전에 해가 되는 것이 아니라, 발전을 해나가는 과정에서의 용납될 수 있는 - 결코 피할 수 없는 - 사건사고(?^^;)임을 알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0.08.07 22:47
저또한 배승민회장님의 "팔씨름에 대한 깊은 애정이자...심판진들이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는 믿음이 있구요."이글에 동의합니다
일단은 두장면은 카메라로 보이는 부분의
한계(위아래,좌우 각도에따라)가 있어서 충분히 그렇게 느껴지시고 생각하실수 있을거라생각합니다^^
저번 실시간 유투브나 여러가지 방법으로 소통하며 말씀드렸기에 더이상 언급은 안하고 좀 다른 말씀드리겠습니다
한국 팔씨름도 본격적으로 Protest 를 진행하고있고
이번 배틀암때도 선수네분을 한군데 모셔놓고 설명해드렸죠 그래서 Protest가 1회 진행됐습니다
선수나 세컨을 보시분들께서 느끼고 눈으로 보셨을때 문제가 있다면 Protest를 통해서 오심이 있다면 판정을 뒤집을수 있는기회가 있는거지요
이제 선수들...더욱이 프로급선수들이라면 Protest를 활용하는것도 실력이된겁니다
심판도 사람이라 완벽할수없습니다
작년 세계대회에서 질파들리가 주심을보고 제가 부심을봤는데 헤드레프리급인 질파들리도 부심의 수신호를 놓치는 실수로인해 프로테스트신청이 들어와서 결국 재경기가 이뤄졌습니다
여기서 중요한건 이과정이 매우 자연스러웠다는겁니다 심판은 결코 창피해하지 않았고 선수들은 자신의 당연한 권리를 주장하는 분위기가 매우 신선한충격이였습니다
선수들의 실력중 이제 Protest는 중요한부분입니다
적극적으로 활용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부분을 말씀드리는 이유는 Protest 신청을 안하고
후회하지마시고 본인이 확신이 있다면 심판앞에서
Protest를 신청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희 심판진들도 이런 환경이 잘 장착될수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0.08.07 22:49
제가 경기 당사자인 입장에서 댓글남기는게 적절할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글쓴이분의 의견에 따르면 5.1라운드에서 제가 받은 엘보우파울이 실은 파울이 아니라는 말씀으로 이해가 됩니다. 사실 경기 당시에 저는 해당 라운드에서 제가 엘보우파울 선언을 받았을 때 “내 엘보우가 빠져나간 것 같지 않은데...” 정도의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경기중에는 자신이 인식하지 못하는 찰나에도 엘보우가 빠져나갈 수 있고, “확실히 내 엘보우가 빠져나가지 않았다”정도의 확신은 없었기에 저는 protest를 신청하지 않았습니다.
굳이 결과적으로 따져보면 해당 라운드의 엘보우파울 선언이 저에게는 불리한 면으로 작용한 것이지만, 자신의 엘보우에 대한 통제력에는 단순히 엘보우를 빠져나가지 않도록 잡아두는 능력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상대의 파울 유무를 순간적으로 파악하는 능력까지 포함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정말 확신이 있었다면 저는 protest를 신청했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저와 경기를 치르셨던 백성열 선수께서도 경기 영상을 복기하시며 파울선언에 대해 아쉬운 부분이 적어도 한두곳 정도는 있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역시 protest를 신청하지 않으셨죠.
@치우팀장(이태경) 결론적으로, 두 선수 모두 자신의 능력 내에서 판정을 수용했고, 심판분들의 판단과 선수의 룰에 대한 통제 능력이 합산되어 나온 결과가 해당 경기의 판정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부분에 대해서 그 어떠한 불만도 없으며, 단순히 심판분들의 팔씨름에 대한 애정이나 노고를 치하하는 의미에서의 “불만없음”을 표방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제가 가진 팔씨름 능력 범위 내에서 모든 선언이 이루어졌기에 불만을 가질 수 없다는 의미로서의 “불만없음”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무쪼록, 저조차도 잊고 있던 경기 당시의 상황을 분석해주신 점에 감탄했고, 이 부분에 대해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0.08.08 1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