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실비스 클래식:사생결단>을 마친 후, '아...이제 다음 대회까지는 좀 여유가 있겠네...'라며 안도했던 것이 불과 엊그제 같은데...어느덧 <제5회 실비스 클래식: 팔들의 무덤> 인사말을 쓰고 있는 제 자신을 보며, 인생은 나 자신과의 싸움이 아닌 시간과의 투쟁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하게 됩니다. 지금 이 글을 적고있는 시간도 결국은 레디-고(Ready-Go)의 순간처럼 찰나가 되어 제 전적으로 남겠지요.
✈ 링크 ☞ [예고] 제4회 실비스 클래식:사생결단(死生決斷) ┃ The 4th SILVIS CLASSIC : Make or Break
위 링크는 지금으로부터 약 2년전 <제3회 실비스 클래식 : 운명의 팔>을 마치고 며칠 지나지 않은 2016년 12월 15일 작성한 글입니다. <제4회 실비스 클래식>의 타이틀을 <사생결단>으로 결정했으며, 왜 그러한 결정에 도달했는지를 제 인생철학과 더불어 팔씨름 한 판 승부의 주관적 해석을 곁들여 설명하였습니다. 하지만 -몇몇 분들은 이미 알고 계시지만- <사생결단>은 사실 제 스스로에게 내 준 과제이자 약속이었습니다. <제4회 실비스 클래식>이 지난 수년간처럼 적자경영(혹은 무리한 투자)으로 마무리 지어진다면, 미련없이 팔씨름 프로모션 사업부를 정리하고, 제조 및 유통업에만 전념하기로 결심했었습니다.
저 역시 지극히 평범한 사람인지라...남들과 같은 평범한 -그래서 가장 어렵다고도 하는- 삶을 살고 싶었으니까요. 저녁에는 일에서 벗어나 동네 하천길을 걸으며 휴식을 취하고, 주말에는 바로 옆 북한산에 올라 맑은 공기를 마시며 사과도 한 입 베어물고, 하루쯤은 휴대폰 진동과 벨소리에서 해방되어 강가에 앉아 낚싯대를 드리운 채 낮잠을 잘 수 있는 삶을 살고 싶었으니까요.
타인으로부터의 인정 그리고 보람으로 정신이 채워지는만큼 마음 속 행복과 여유의 공간은 줄어드는 걸 느끼며...내 삶을 지키겠다는 <사생결단>의 마음으로 치러낸 대회가 <제4회 실비스 클래식>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사생결단>은 과제이자 약속이었으며 동시에 처방전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모두의 찬사를 받았던 <제4회 실비스 클래식:사생결단>도 결국 경영의 관점에서는 적자(무리수를 둔 투자)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저에게는 과분한 후원, 분에 넘치는 파트너쉽, 국내외 선수들의 무한한 응원과 지지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을 위해서...팔씨름을 위해서...'라는 대외적 명분 속에 감춰진 제 자신의 야망과 겉멋을 충족시키려 하다보니 결국 지출이 수입을 훌쩍 뛰어넘는 대회가 되었습니다.
제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그리고 앞서 언급한 평범하고 행복한 삶을 추구하기 위해서라면...저는 <제4회 실비스 클래식:사생결단>을 끝으로 팔씨름 프로모션 사업에 대한 미련을 접었어야 합니다. 그런데, "필사즉생, 필생즉사...죽고자 하면 살고 살고자 하면 죽는다."라는 이순신 장군의 말씀처럼 <사생결단>의 각오를 갖고 2017년이라는 시간과의 투쟁에 임하자 제 인생에...아니 대한민국 팔씨름계에 매우 중요한 사건이 두 가지 발생했습니다.
바로 사단법인 대한팔씨름연맹(KAF)의 설립과 팔씨름 영화 <챔피언>의 제작 및 극장개봉이 그것입니다.
사단법인 대한팔씨름연맹(KAF)은 설립된 해에 바로 아시아팔씨름연맹(AAF)과 세계팔씨름연맹(WAF)에 기존 회원국들의 만장일치로 대한민국 대표 팔씨름 기관으로 선정되었으며, <팔씨름 국가대표 선발전>을 대한팔씨름연맹(KAF)이라는 비영리 사단법인(체육법인)의 이름으로 주최함으로써 공신력을 강화할 수 있었고, 선수들에게도 팔씨름 선수로서의 분명한 소속감과 명분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팔씨름 훈련도구 제조업과 프로모션 사업부를 양 어깨에 무겁게 짊어지고 있었던 실비스(SILVIS)도 그 짐을 대한팔씨름연맹(KAF)과 나눠서 짊어지게 되면서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프로 팔씨름에 대한 비전을 제시할 수 있게 되었구요.
대한민국 최초(세계에서는 두번째)로 만들어진 팔씨름 상업영화 <챔피언>의 제작참여 스토리는 본 인사말에서 다루기에는 그 내용이 너무 방대하지만, 실비스(SILVIS)와 대한팔씨름연맹(KAF)이 <챔피언>에 제작지원 및 기술자문으로 참여하면서 얻은 효과는 기대 이상으로 컸습니다. 특히, 대한민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배우 중 한 명인 마동석 (형)님께서 대한팔씨름연맹(KAF)의 이사로 들어오게 된 사건은 영화계와 체육계 양 쪽 모두에서 놀라운 사건이기도 했구요. (※ 참고로...마동석 이사님이 영화를 위해 일시적으로 대한팔씨름연맹(KAF)과 함께 했다고 알고 계신 분들도 있는데...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영화의 제작단계 이전부터 십년 이상을 대한민국 팔씨름계를 모니터링 해오셨고, 영화가 막을 내린 지금도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먼저 연락을 주시며 연맹의 소식과 더불어 한국 팔씨름계의 미래에 대한 상의를 하고 계십니다.)
이와 같이 <제4회 실비스 클래식:사생결단>의 발표 이후에 벌어진 두 개의 사건...대한팔씨름연맹(KAF)의 설립과 팔씨름 영화 <챔피언>의 제작참여 및 극장개봉은 <사생결단>이라는 타이틀에 심어놓은 제 스스로와의 약속을 무색하게 만들만큼 제 자신과 한국 팔씨름계에 희망의 빛을 비춰주었습니다. <제4회 실비스 클래식:사생결단>을 끝으로 팔씨름 프로모션 사업을 포기한다는 건...이제 조금만 더 파면 따스한 햇살을 마주할 수 있는 팔씨름을 차가운 동굴 안에 남겨두는 것과 마찬가지였으니까요.
그래서 전 오늘 <제5회 실비스 클래식: 팔들의 무덤> 대회요강을 공지하기에 앞서 이렇게 여러분들께 장문의 인사말을 적을 수 있게 되었으며, 사생결단의 순간을 지나쳐 도달한 팔들의 무덤 앞 비석에 아래와 같은 문구를 이미 새겨놓았습니다.
"대한민국 팔씨름 유년기, 이 곳에 잠들다."
십수년을 땅속에서 인내하며 우화의 순간만을 기다리는 매미유충처럼...한국 팔씨름계도 이제 땅속(underground)에서 벗어나 "우주와 같은 무한한 가능성 속에 우뚝 솟은 한 그루의 나무"를 타고 올라 날개를 펼칠 준비를 해야 할 시기가 왔습니다. 2018년 12월 29일. 대한민국 팔씨름 유년기에 작별의 인사를 고하게 될 <제5회 실비스 클래식:팔들의 무덤> 현장에서 여러분들과 함께 "대한민국 팔씨름 청년기"의 첫 장을 펼쳐보고자 합니다.
- 대한팔씨름연맹(KAF) 회장, 실비스(SILVIS) 대표 배승민 올림 -
첫댓글 항상 화이팅입니다^^~~!!
계속 기운을 보태겠습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8.11.07 22:16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8.11.07 22:21
심장이 두근되네요.
승민이형 다 잘될거에요
항상 화이팅 입니다
무조건 응원 입니다
^-^
♡
이렇게 멋진 팔씨름판에 같이 할 수 있다는것에 대단한 자부심과 영광을 느낍니다. 대한팔씨름연맹 화이팅.
무엇이든지 힘든 과정을 견디고 꿋꿋이 걸어나아갈때는 쉽게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신념이 있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배대표님을 봤을때 그런 단단함이 느껴졌습니다^^ 이제 뜻을 함께하는 좋은 사람들이 많아지고 팔씨름이라는 운동의 저변확대가 되고 있으니 대표님의 마음에 부담이 전보다 조금은 더 가벼워지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항상 응원합니다 화이팅!
늘 배웁니다. 멋집니다 형님.
행복합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힘들고 포기하고 싶었던 ... 고난의 시절들을 함께 하지 못했다는 미안함과
대한민국 팔씨름 청년기의 첫장에 함께 할 수 있다는 기쁨에 심장이 뜨거워 지는 글.
승민아 고생 많았어. 눈물로 써준 인사말 가슴으로 읽고 간다.
대표님..! 비록 같이 함께한 시간은 얼마 안되었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에도 대표님이 어떤 길을 걸어오신지 잘 알고 있으니깐요..
정말 늘 감사드립니다.. KAF 화이팅..!!!
늘 감사합니다.~~~♡
멋진 글 잘 읽었어~ 지난 시간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네~ 정말 수고많았어~
대한민국 팔씨름 발전의 중심에 배회장이 있지~^^
올해 "팔들의 무덤" 엄청 기대되는 구만~ 늘 응원해!!! 이름도 장난아냐^^
내년엔 어떤 이름으로 대회가 열릴지 벌써부터 기대만땅!!!
이 시의 주인공은 배승민대표님 인가 봅니다. 항상 응원 합니다.
더 푸른 풀
- 에린 한슨 -
건너편 풀이 더 푸른 이유가
그곳에 늘 비가 오기 때문이라면
언제나 나눠 주는 사람이
사실은 가진 것이 거의 없는 사람이라면
가장 환한 미소를 짓는 사람이
눈물 젖은 베개를 가지고 있고
당신이 아는 가장 용감한 사람이
사실은 두려움으로 마비된 사람이라면
세상은 외로운 사람으로 가득하지만
함께 있어서 보이지 않는 것이라면
자신은 진정한 안식처가 없으면서도
당신을 편안하게 해 주는 것이라면
어쩌면 그들이 풀이 더 푸르러 보이는 것은
그들이 그 색으로 칠했기 때문이라면
다만 기억하라 건너편에서는
당신의 풀이 더 푸르러 보인다는 것을
와!! 최고의 시에요^^~~!!
대표님께 힘이 되는 시 한편을 떠올려 주셨네요 ^^..
선배님 ! 팔씨름 유년기의 무덤 앞에서 또 인사드리겠습니다.
여기모인 모든사람들이 대표님을 응원합니다^^
힘내시고 화이팅입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연맹에 조금이라도 도움되는일이 있다면 어떤일이든 도울게요^^
항상 고생하시는 대표님 화이팅입니다!ㅎㅎ
불굴의 사나이 배승민회장님 파이팅입니다. 항상 고밉습니다~~~ KAF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