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꿈터 가족팀(두조로 나뉘었죠)으로 묶여 번동에 계신 어르신들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팀은 리원이네 4명, 미라언니네 2명 해서 총6명이구요.
송중동 주민센터에 모여 싼타학교에서부터 열심히 율동연습 하였지요.
모두 활기차 보이고 시끌벅적해서인지 약간은 설레고 기대되더군요.
율동연습, 선물챙기기, 역할분담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오후 3시에 출발하였지요.
방문할 어르신들의 나이와 특징을 보니 크고 작은 장애가 있으셨고,
60대 중반부터 70대 후반까지의 연령이었습니다.
세번째 몰래싼타 참여중 이동거리가 가장 짧았구요.(번3동, 번5동)
그래서 두시간의 방문시간은 반으로 단축될거라 예상했습니다.
준비한 율동, 케익 촛불켜고 소원빌기, 또 잠시 앉아 할머님과 이야기 간단히 나누면 길어야
일이십분 정도일거라 예상했거든요...(그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지만)
저희가 처음 방문한 댁은 할머님들이 다섯분 정도 모여계셔서
이곳이 당신들 아지트라면서 웃음꽃이 피고 있었습니다.
주인공 할머님은 한쪽 다리가 없어, 불편을 겪고 계셨지만,
그중 제일 쾌활하고 에너지가 넘쳐보였어요.
할머님들 웃음꽃에
저희까지 기분이 좋아지더군요.
두번째 할머니댁을 방문하니, 눈이 안보이셔서 문여는데 한참 시간이 걸리시더라구요.
주중에 도우미가 네시간 방문하지만 도우미 없는 그 외의 시간과 주말은 꼼짝없이 집에서 나갈수가 없노라고.
눈때문에 너무 많이 불편하고 힘드시다고. 답답하다고...
목소리가 젖어드시더라구요.
아무것도 줄것없는 노인을 이렇게 방문해주어 너무 고맙다고 하시면서.
행복하다고. 사랑한다고...다서 여섯번을 이렇게 말씀해주셨어요.
살면서 사랑한다는말.
처음뵌 어르신께 이렇게 여러번 들어보기는 평생 처음인것 같아요.
비록 눈이 안보이시지만, 저희가 준비한 율동 더 열심히 힘차게 노래부르면서 했어요.
반짝반짝 작은별 동요도 할머님과 함께 부르구요.
소원빌면서 촛불끄기 할때, 마음속으로 정말 이 시간만큼은 할머니께서 힘겨운 하루하루에
작은 위로가 되셨으면 좋겠다고 속으로 간절히 간절히 빌었습니다.
집을 나서면서, 사랑한다는 말을 들으면서,
헤어지는 발걸음이 너무 무거웠어요...
세번째 할머니댁 방문.
올한해 크고 작은 사고로 팔한쪽이 못쓰게 되어 거동이 불편하시고,
서로 믿고 의지하던 할아버지 마저 세상을 떠나셔서
몹시 우울해하시더라구요.
저희와 말씀 나누는 내내 살아서 뭐하냐고.
죽지못해 사노라고.
계속 울면서 말씀하시는데.
미라언니도 많이 울고.
저도 속으로 많이 울었습니다.
한참 이야기 나누다가.
이렇게 힘든 할머니께 노래부르고 하는게 누가 되진 않을까 잠시잠깐 망설였지만.
그래도 준비한건 하고 가자 싶어.. 아이들 목소리 들으면 조금은 기분이 나아지시지 않을까 싶어.
열심히 율동과 노래, 케익 촛불까지 하였지요.
그래도 힘내시라고 몇마디 말씀은 보탰지만.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마지막 네번째 할머니댁은 비교적 젊으시고 집도 너무 깨끗이 치워놓으시고 지내시는데.
일주일에 세번이나 투석을 받으시러 다닌다고 하시더군요.
그렇게 지내신지가 십여년이 넘으셨다고요.
많이 힘드신 상황에도 표정이 밝으셔서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몰래싼타 일정을 모두 마치고 꿈터에 돌아오니 다섯시가 조금 넘었어요.
할머님들과 이야기나누면서 딱한 사정이 아이들에게도 전해졌는지.
할머니들 많이 불쌍하다고 하더라구요. 또 보람도 느꼈다고 하구요.
현주, 리원이, 한결이 얼굴 보니 처음 출발할때보다 조금은 어른스러워진듯 느껴지기도 했네요.
가까운 주변에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곳이 너무도 많구나 싶었어요.
세번째 참여하는 몰래싼타지만.
집안에 들어가,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는게 처음이라그런지 올해가 유독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날이 점점 추워지는데.
우리 할머님들.
얼굴 떠오릅니다.
이상 몰래싼타 꿈터 가족팀 1조 후기였습니당~
첫댓글 '힘겨운 하루하루에 작은 위로가 되어준' 은진씨 말처럼 작은 위로가 되어준 천사님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