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머컬처의 원리 : 생물자원을 이용하라
생물은 이 세상에서 비교적 효율이 높은 기계에 속합니다. 그래서 생물을 활용하면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생물이 있는데 바로 지렁이입니다. 지렁이는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라고 부릅니다. 우리에게 필요 없는 것을 먹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만들어줍니다. 지렁이는 사체, 똥, 쓰레기 등의 부패성 유기물질을 먹고 똥을 싸는데 그 똥은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퇴비입니다. 그래서 지렁이가 많이 사는 토양은 예로부터 땅이 살아있다고 했습니다. 최근에서 도시에서 음식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 지렁이를 키우기도 합니다. 남해군에 가면 아파트 단지에서 나오는 음식 쓰레기를 처리하여 퇴비를 만드는 지렁이 공장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용할 수 있는 생물이 지렁이와 같은 곤충만은 아닙니다. 호주에서는 닭이 밭은 간다고 하여 닭 경운기(chicken Tractor)라 부릅니다. 밭의 푸성귀를 수확하고 나서 닭을 풀어놓으면 땅에 떨어진 것을 쪼아 먹고 다녀서 땅이 부슬부슬해지고 닭똥도 넣어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식물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남쪽 지역에서는 가을에 자운영 씨를 논에 뿌려놓습니다. 자운영은 겨울을 난 뒤 봄에 자주색 이뿐 꽃을 피웁니다. 봄날 텅 빈 논에 꽃이 피어 보기에 좋기도 하지만 콩과식물인 자운영은 대기 중의 질소를 고정하여 토양에 질소성분을 남겨놓기 때문에 토질을 향상시켜 줍니다. 이러한 콩과식물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최근에는 헤어리베치 등이 도입되어 활용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용하는 분들이 있기는 하지만 과수원 등에서 콩과식물이면서 땅에 깔리는 지피식물을 활용하여 잡초 발아도 막고 토질을 향상합니다. 과수원에서는 동물을 과수나무 밑에서 같이 키우기도 합니다. 그러면 과수에서 떨어지는 미성숙 과일을 동물이 먹고 똥을 싸서 과수의 영양분을 공급하게 됩니다.
생물을 이용하게 되면 좋은 점 중에 하나는 스스로 일한다는 것입니다. 기계는 동작하는 사람이 있어야 일을 하지만 생물은 사람이 없어도 적당한 시스템만 만들어주면 스스로 일을 합니다. 엄밀히 말하면 우리를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존을 위해 활동하는 것이겠지요. 아무튼 생물에게 일을 맡겨놓고 우리는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겨납니다.
지렁이를 활용한 음식물 쓰레기 처리장치. 같은 모양의 프라스틱 박스 3개를 사용합니다. 첫 번째는 바닥에 구멍을 크게 뚫고 두 번째는 바닥에 구멍을 작게 뚫습니다. 그러면 지렁이가 음식 쓰레기를 먹고 싼 똥은 두 번째 박스에, 나오는 물은 세 번째 박스에 모이게 됩니다. 물은 액비로 사용하면 됩니다.
호주에서 사용하고 있는 닭경운기, 이 닭장을 일정한 기간 밭에 놓았다가 옮기게 되면 지나간 자리는 마치 트랙터가 지나간 것 같이 밭이 갈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