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북도 북부지구 홍수피해지역 새 살림집 건설을 끝내고 기뻐하는 인민군 건설돌격대 ©자주시보 |
|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 아무런 굴곡도 없이 올바르고 곧은 길만 가다가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도 있고 ᆢ빠르게 철들고 각성하여 타인의 본보기가 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젊은 시절을 헛되이 보내는 것도 모자라 안 좋은 일에는 항상 이름을 알리며 살아가는 인간들도 있습니다. 역경과 고난은 인간을 빠르게 각성시키고 철들게 하지만 인간의 됨됨을 정확히 판단하게도 하지요. 저자신이 나라가 근심걱정 없을 때는 아무 생각 없이 살아갔었고 고난의 길을 걷는 그 시절에는 헛되게 청춘시절을 흘러 보낸 인간이고 비양심적이고 비도덕적인 행동을 고민 한 번 하지 않고 행하던 인간이었습니다. 하지만 흘러가는 세월 속에서 어느 순간 저 자신을 되돌아보니 하늘을 쳐다보기도 부끄러울 정도였습니다. 집에서 기르는 개도 무안함을 안다는데 그래도 사람으로 세상 밖으로 나온 제가 어찌 짐승보다야 못하겠습니까. 이 글은 분명히 탈북자들도 볼 것 입니다. 그들 중 자신이 나서 자란 그 땅을 비난하고 헐뜯으며 저주하는 소수의 탈북자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당신들은 그 땅에서 살고 있었을 때 단한번이라도 나서 자란 고향, 사회와 주변의 사람들을 위해 헌신한 적이 있었습니까? 단한번이라도 그 좋은 사람들로부터 사랑과 정이 넘치는 웃음과 정다운 눈빛을 받아 본 적 있었습니까? 있었다면 마지막 한 조각 양심은 남겨두길 바랍니다. 없었다면 그 좋은 사람들로부터도 사람취급 받지 못한 자신의 떳떳치 못한 인생을 돌이켜 보기를 바랍니다. 몇 년 전에 인터넷상으로 북녘에서 3년형을 받고 교화소 생활한 걸 자랑삼아 이야기하는 여성 북한 인권운동가라는 인간과 말싸움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에게 정말 웬만한 나쁜 짓을 해도 남자들도 들어가기 힘든 교화소를 여자가, 그것도 3년 씩 이나 형을 받았다면 나는 당신의 북녘생활을 알만하다 했더니 아무런 말없이 사라지더군요. 범 무서운 줄 모르던 하룻강아지도 나이 먹으며 철이 들어가는데 하물며 인간으로서 나이 값은 해야지 않겠습니까. 저는 군 생활 하면서 눈 많이 오는 아침에 기상하여 운동장에 나와 보면 중대장, 정치지도원, 소대장들이 벌써 눈을 반쯤 치운 것을 보고도, 명절 때가 되거나 훈련 중 쉬는 날이 되면 군관부인들이 밤새음식을 만드는 것을 보고도, 공사할 때면 없는 살림에도 죽이라도 끓여가지고 나와 군인들에게 먹이던 군관들의 부인들을 보면서도 그 모든 것이 어떤 나라 군대에도 당연히 있는 현상인줄을 알았습니다. 어느 날인가 중대장집 근처로 지나다가 땔감이 전혀 없는 것을 보고 분대장과 구대원이 산에서 땔감을 구해다 주었는데 중대장이 그분들을 그렇게 혼내는 것을 처음 보았습니다. 그렇게 혼이 났는데도 말년인 분대장들이 가끔씩 땔감을 군관가족들에게 몰래 해주는 것도 보았습니다.
이글은 군 생활했던 탈북자들도 보기에 한 점의 거짓도 없이 보태지도 덜지도 않고 쓰고 있습니다. 제 글에 반박할 탈북자들은 없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다시 한 번 이야기한다면 저는 보석덩이 하나를 놓고 평가할 때 보석 그 자체를 평가하는 것이지 몇 퍼센트의 불순물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구태여 불순물들만 원한다면 그런 탈북자들이 쓴, 그들 자신들이 행했던 온갖 나쁜 짓을 마치도 북녘사회 전반에서 일어나는 일인 것처럼 쓴 글은 너무도 많으니 찾아보시면 됩니다. 물론 불순물이었던 저도 배겨나지 못하고 남들은 10년을 자랑스럽게 보낸 군 생활을 3년도 못하고 퇴출되었습니다. 북녘에서는 생활제대라고 합니다. 남녘에서 불명예제대나 비슷할 겁니다. 북녘에서는 생활제대가 아주 치욕적인 일로 여겨집니다. 본인은 물론 가족들도 부끄럽고 창피한 일입니다. 저의 죄명은 절도였습니다. 부대 식량 절도해 가지고 담배, 술과 바꾸고 또 들켜가지고 미수에 그친 일도 있습니다. (물론 20 리 밖에서 사라진 어떤 물건까지 제가 뒤 짚어 쓴 건 좀 억울하기는 합니다.) 북녘군대는 항일빨치산 전통을 이어받은 군대입니다. 항일빨치산 대원들은 누가 등 떠밀어서 그 길에 나선 것이 아닙니다. 강제로 징집된 것은 더더욱 아니지요. 영하40도를 오르내리는 가혹한 환경 속에서도 자신들은 얼어서, 굶어서 죽어가면서도 동지들에게 자신의 옷을 벗겨주고 자신의 몫으로 차려진 강냉이 한줌도 숨겼다가 동지들의 입에 넣어준 인간으로서 도달하기 힘든 가장 높은 도덕적이고 고귀한 인간애, 동지애를 후손들에게 전통으로 남겼습니다. 그런데 그런 전통의 군대에서 동지들이 먹어야 할 식량절도해서 담배, 술을 바꾼 저 같은 부도덕한 인간이 용서가 되겠습니까. 도저히 그런 집단에 있을 자격이 안되는 거지요. 지금도 그 당시를 생각할 때면 얼굴이 뜨거워지고 가슴에 통증이 밀려 올 때가 많습니다. 솔직히 말한다면 군사복무1년은 정말 모범적으로 하였습니다. 중대에서 신입병사 8명중 제일먼저 상등병칭호도 받았고 소대장도, 하사관들도 칭찬 많이 해주었습니다. 사관장(중대하사관들중 최고직무)감이라고 중대장 앞에서 칭찬해주던 소대장 모습이 가끔씩 떠오릅니다. 내가 남들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바로 그 순간 저는 이미 정신적으로 나락으로 떨어졌습니다. 살아가다보니 저 같은 인간도 철이 들고 깨달을 때가 있다는 것에 그나마 위안을 받습니다. 죽을 때까지 자신의 잘못은 생각안하고 모든 것을 나서 자란 그 땅의 탓으로 돌리며 그 땅에서 저지른 범죄행위도 자랑으로 떠벌이며, 그 대가로 밥벌이해가며 살아간다면 그렇게 가련한 인생 또한 없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
첫댓글 최영식 선생! 선생 같은 분 어느 한 분이라도 내 친구로 찾을 수만 있었다면(아주 오래 전 딱 한 사람 있었지만 나의 미련함이...) 고독함과 외로움을 떨쳐 버리고 양심과 인간됨됨이와 인간애와 동지애라는 것, 바로 몸으로 느끼고 나누며 한껏 의기양양하게 살았을텐데 ... 바로 그것들 자체, 바로 '살아있다는 것' 그 자체로 와 닿습니다. 여기는 그런 종류의 언어(단어)조차 씨가 말라버린 오직 돈에 쩔은 곳이라서 ... 선생의 마음이 잔잔하게 와 닿아 댓글 하나 남깁니다. (그리고 일정 부분은 익히 알고 있기도 합니다. 예로 동북항일연군과 조선의용군이 모태라는 것 외 다수)
머잖아 북조선이 한반도에 미군을 몰아낼 것이라고 봅니다. 미국도 더 이상 북조선과 대결을 하다가는 달러패권까지 무너질 수도 있죠. 문재인 정부가 좀 더 강하게 남북 경협을 추진했으면 합니다.
남북대치국면이 없었다면 좀더살기 좋아졌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