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의 수난과 역사
역사를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사건이 있습니다. 정복자(국가)는 한결같이 그 나라의 문화를 말살하고 책을 불살라 역사와 정신을 없애버린 것이 그것입니다. 중국의 최초의 통일국가인 진시황이 그랬고, 한니발이 고대 이집트를 정복했을 때 도서관에 보관된 수많은 책을 불살랐으며, 독일의 히틀러 역시 동일한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었는데 발해를 멸망시킨 요나라도 당시 발해의 수도에 보관 책을 불살랐는데 수개월에 걸쳐 불이 이어졌다고 하니 어마어마한 양의 소실된 것으로 추정합니다.
근대에는 이런 범죄가 일본에 의해 자행되었습니다. 을사늑약을 통해 불법으로 대한제국을 점령한 일본은 그당시 가장 중요한 역사서를 비롯한 20만권을 약탈해 갔습니다.
“1910년 11월부터 조선총독부 산하의 ‘취조국’으로 하여금 1911년 12월까지 조선총독부 관보(官報)를 근거로 하여 역사서를 포함한 ‘51종 약 20만 권’ 정도를 약탈했다. 서울에서는 종로 일대의 서점, 지방에서는 서점, 향교, 서원구가(舊家), 양반가, 세도가 등을 샅샅이 수색했다. 다음해 12월말까지 1년 2개월 동안 계속된 제 1차 서적 색출에서 얼마나 압수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다만 조선총독부 관보를 근거로 판매금지 한 서적과 수거된 서적은 총 51종 20여만 권이었다.”(광복 후 제헌국회사, 문정창 저, 군국일본 조선강점 36년사)
책은 단순한 책이 아닙니다. 한 민족의 역사요, 정신이요, 그리고 미래가 그 안에 있습니다. 그래서 정복자는 제일 먼저 책을 없애는 범죄를 저지르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