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끝에 친환경농법으로 고품질 참외를 생산하고 있는 송기석·배정경씨 부부가 아주심기를 앞둔 참외모종을 살펴보고 있다.
대구 달성군에서 참외농사를 짓는 송기석씨(55·황금참외농장)는 늦깎이 농사꾼이다. 그런 데다 농사를 너무 쉽게 생각하다 실패의 쓴맛을 보았다. 그리고 각고의 노력 끝에 이젠 15동 하우스에서 1억5000만원의 연매출을 올리는 성공한 농사꾼으로 우뚝 섰다.
20년 넘게 대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송씨 부부가 새로운 인생을 살기 위해 정착한 곳이 달성군 하빈면이다. 그의 나이 47세 되던 2007년의 일이었다. 참외농사로 꽤나 이름난 지역이었기에 송씨와 부인 배정경씨(53)는 무턱대고 참외농사를 시작했다.
“참외에 대한 사전 지식이 전혀 없이 시작했죠. 땅에 대한 이해도 없었던 데다 남들 따라하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렇게 겁 없이 시작한 농사는 2년 연속으로 연작장해와 선충피해로 완전히 망쳤다. 남은 것은 1억원에 이르는 빚뿐이었다.
아내 배씨는 이대로 망하는가 싶어 잠도 제대로 잘 수가 없었고, 소화불량과 원인 모를 병에 시달렸다. 송씨도 스트레스성 원형탈모증세가 나타났다. 하지만 오기가 생겼다.
그는 여기서 무너지면 다른 것도 할 수 없다는 각오로 마음을 다잡았다. 먼저 작물생리와 재배기술을 알아야겠다는 생각으로 각종 교육에 참석했고, 관련 서적을 찾아 미친듯이 공부했다. 틈틈이 선도농가를 찾아가 일을 도와주며 그들의 재배 기술을 익혔다. 이렇게 익힌 기술은 반드시 시험재배부터 했다. 그리고 새벽 4시부터 저녁 9시까지 하루 17시간을 참외하우스에서 보내며 작물을 관찰하고 생리를 체득하는 과정에서 선충피해에 대한 예방법도 터득했다. 그렇게 5년이 지나면서 연작장해와 선충피해를 완전히 극복했다. 그 과정에서 한약재를 숙성시켜 사용하는 친환경농법을 시도해 성공했다.
이들 부부가 노력 끝에 이룬 성과는 시장에서 나타났다. 참외 당도와 육질이 뛰어나 공판장에서 최고가를 놓치지 않을 정도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앞으로 체험농장을 계획하고 있는 송씨는 “귀농·귀촌을 계획할 경우 사전에 작물생리 등 농사에 대한 지식 공부를 철저히 해야만 실패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