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날씨는 짧은 봄을 건너 뛰고 여름이 왔나 싶었는데 우리가 산나물을 하러 간 날은 다시 겨울이 소환된 것처럼 추웠었다. 요즘 날씨를 종잡을 수가 없다. 마치 봄과 겨울이 같이 공존하는 듯하다. 그럼에도 자연은 그 자리에서 때에 맞는 먹거리로 늘 우리에게 내어주고 있었다. 쌀쌀한 날씨에 따뜻한 국물이 생각나는 터에 숲이 주는 먹거리가 다시 탄생 되었는데 바로 산야초 전골이다. 나는 늘 두부전골만 생각해 봤지, 산야초 전골이라니! 내 몸과 입맛이 무척 건강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오늘 수업은 산에서 만나 산나물을 알아보고 채취한 후 살리로 가 전골 요리로 점심을 함께 먹었다.
오이풀은 하늘샘께서 손으로 두드려 우리에게 향을 맡게 했는데 정말 풀에서 오이향이 풍겨 신기했다. 잔대는 뿌리가 인삼처럼 생겼는데 도라지와 비슷한 효능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근대는 산을 찾는 등산객이 많이 채취하면서 그 개체 수가 심각하게 줄고 있다하여 우리는 근대의 생명이 이어지길 바라며 눈으로만 본 후 자연에 다시 남겨두었다. 근대야 너희들의 생존을 응원할게.
나는 봄나물을 돈으로 마트에서 구매해야 먹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늘도 산에는 자연이 주는 나물거리로 풍성했다. 취나물 종류인 미역취, 단풍취, 솔잎을 닮은 솔나물, 나비처럼 생긴 잎이 마주난다는 나비나물, 가지잎을 닮을 꿀풀, 우산 모양을 펼친 듯한 우산나물, 청미래덩굴과 비슷한 청가시덩굴, 꿀풀과의 쉽싸리, 석잠풀, 신맛이 나는 호장근 등 너무 많은 산나물이 한꺼번에 들어왔다. 기억이 사라질까 봐 차를 타고 살리로 이동하는 중에 함께 공부한 벗과 서로의 배움을 나누기도 했다. 오늘 수업의 단 몇 시간만으로 그 아이들의 존재를 다 마음에 담기는 부족했다. 산에서 만난 산나물이 더 내 마음에 와닿기를 바라며, 맞아! 지금이라도 이렇게 이 아이들을 보게되다니! 산야초 수업 덕분이라 고맙다.
막 산길을 내려오는데 아까시 나무가 보였다. 하늘샘 설명이 재밌다. “아, 까시가 있네. 그래서 아까시나무”. 아까시의 어린순을 먹는 법은 물기 없이 후라이팬에서 볶다가 간장을 넣고, 참기름으로 완성한다고 했다. 뽕나무 어린순도 아까시와 같은 방법으로 가능하단다. 뽕잎 꽃은 장아찌로 담기.
자연에서 본 아이들은 대부분 알면 알수록 모든 게 다 먹거리로 가능하다. 가장 흔한 것이 가장 귀한 것인 산야초, 먹거리 장만의 최고의 장소는 자연이다. 봄이 가기 전 부지런히 산을 다시 찾아야겠다. 봄나물 해야지!
첫댓글 그날의 시간이 다시끔 생각나게 해주는 풀꽃샘의 글. 내가 어떤 수업을 듣고 있는지를 다시끔 생각하게 되네요 ㅎㅎ.. 이날은 제 컨디션이 안좋았는데... 새로운 산야초를 엄청 알려주셨죠.. 헤롱헤롱.. 어쨌든..가시 돋은 엉겅퀴로 육수해먹으려고 잘 말려놨고, 쉽싸리, 우산나물, 질경이는 이제 잘 파악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ㅎㅎㅎㅎ 흐흐 산야초 전골 먹으면서 건강해지는 기분에 행복했어요
넘 재밌겠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