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여름, 열다섯 번째 방학캠프
코피 터지게 놀자! 시즌6!
프로그램 상세안내
올해 초 고등학교에 입학한 철수, 학기 중에 쌓인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철수네 엄마는 철수가 방학을 방학답게 보낼 수 있도록 실컷 놀 수 있는 방학캠프를 보낼 생각입니다. 하지만 옆집 영희네 엄마와 커피를 마시다 나눈 얘기에 걱정이 앞섭니다. 영희는 방학 때 미국 단기 어학연수를 떠난다고 하거든요. 단기 스파르타식 영어 수업은 물론, 명문대 탐방 코스까지 포함되어 있어 아이에게 하버드니 예일이니 하는 대학교에 대한 꿈과 희망을 심어준다는 캠프라고 합니다.
윗집 순이네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순이는 중학생이지만 방학 때 학원에서 고교 과정 선행학습 수업이 개설되어 학기 중보다 더 바빠질 모양입니다. 순이 엄마는 그래도 기숙학원이 아니라 아이가 스트레스를 덜 받을 거라고 여기는 중이지요. 아랫집 초등학생 길동이는 어린이 전용 스포츠 클럽에서 개인 트레이너에게 체육 과외를 받을 예정입니다. 요즘 초등학교에서 줄넘기 실력에 급수를 매기기 시작했거든요. 그게 차곡차곡 쌓여서 대학 입시에 영향을 준다나 뭐라나.
이쯤 되니 철수 엄마는 우리 아이만 방학 때 놀렸다가 성적 떨어지면 어쩌나 싶어서 고민입니다. 그러나 명색이 대한민국 학부모, 방법을 찾아내고야 말지요. 이게 말인지 소인지 헷갈리지만 "놀면서 공부하는 캠프"가 많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영어캠프부터 시작해서 리더십 향상 캠프, 멘토링 캠프, 창의력 고취 캠프, 진로 코칭 캠프, 독서 토론 캠프, 인성-예절 캠프, 극기 훈련 캠프, 심지어 해병대 캠프, 학교에서 가르치는 모든 과목에다 '영재'를 붙인 00영재캠프 등등.
이런 캠프를 보내면 새 학기가 되어도 우리 아이가 다른 집 아이들보다 뒤처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도 방학 때 큰돈 들여 캠프 보내줬으니 면이 선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이런 캠프에서는 놀기도 하고 성적도 오를 것 같으니 여러모로 좋은 선택일 듯합니다.
사설이 길었지요? 죄송하지만 철수 어머님, 피스캠프의 방학캠프는 놀기만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여기는 그럴듯한 키워드로 중무장한 프로그램은 없습니다. 모든 프로그램이 오직 제대로 놀기 위한 프로그램입니다. 만약 철수를 실컷 놀게 해주고 싶으시면 피스캠프에 보내세요. 하지만 철수가 알찬 방학을 보낸 후 새 학기에 성적이 오를 걸 기대하신다면 피스캠프에 보내지 마세요.
피스캠프에서 영어 한두 마디를 배울 수는 있어도 그거 성적 오르는 데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말 그대로 서바이벌 잉글리쉬니까요. 벽화 그린다고 미술 성적 오르지 않습니다. 악기 연주한다고 음악 성적 오르지 않습니다. 트레킹 간다고 체력 좋아지지 않습니다. 근사한 리조트에 한 번 놀러 간다고 학교에서 쌓였던 스트레스가 다 풀려, 다음 학기에 열심히 공부하게 되지 않습니다.
피스캠프의 방학캠프는 학교 성적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캠프입니다. 방학캠프 기간에 공부를 강요하거나 권유조차 하지 않는 곳입니다. 굳이 공부하겠다는 친구를 말리지는 않겠지만... 아닙니다. 솔직히 말릴지도 모릅니다. 간혹 학원이나 과외 숙제해야 한다고 들고 오는 친구들이 있는데 안쓰러워 죽겠습니다. 그러니까 그런 거 들려 보내지 마세요.
참 이상하죠? 다른 데서는 말만 들어도 멋진, 여기 다녀오기만 하면 우리 아이가 엄청나게 성장할 것 같은 키워드로 중무장해있는 와중에, 무조건 논다니, 도대체 피스캠프는 뭘 믿고 그런 걸 만들었을까요? 잘 놀지 못하면 행복하지 못하고, 행복을 모르면 제대로 된 삶을 꾸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건 피스캠프가 대단한 곳이라서 오랜 연구 끝에 찾아낸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일 뿐이죠.
그래서 정말 신나게 놀립니다. 놀다가 지쳐서 더이상 못 놀겠다는 항의를 들을 만큼 정신없이 놀립니다. 그냥 무기력하게 놀게 하지 않습니다. 태국에 왔으면 태국 속에서 태국답게 놀아야 합니다. 아침밥 먹고 놀고 점심 먹고 놀고 저녁 먹고 놉니다. 노는 건 쉬는 것과 달라도 한참 달라요. 노닥거리지도 않습니다. 놀기 바빠 노닥거릴 틈이 없습니다. 놀려면 힘이 엄청나게 듭니다. 힘들면 잠시 쉬고 충전되면 다시 놉니다.
정밀하게 설계한 방학캠프의 세부 프로그램은 정신없이 노는 사이에 영어나 창의력, 리더십이 아닌, 상상력과 야성, 그리고 "행복"을 아이들의 가슴 속에 가득 넣어줍니다. 그러니까 아이가 정말 행복하게 놀기를 바라는 분만 아래 프로그램 상세안내를 읽어보세요.
준비되셨나요?
자, 이제 웃으며 떠날 시간입니다.
피쓰!
몸풀기 프로그램 : Welcome to Peace Camp!
오리엔테이션
태국이 좁다 하고 싸돌아다니며 20여 일간 방학을 함께 보낼 친구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피스캠프에선 모두가 친구입니다. 나이, 국적, 인종, 성별, 직업이 달라도 그냥 친구입니다. 피스캠프에서는 나이에 상관없이 서로의 닉네임을 부릅니다. 심지어 피스캠프 팀장님도 선생님이 아니라 그냥 ‘블루이’입니다. 나이로 구분 짓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너도나도 다 똑같은 사람인데, 고작 나이가 다르다는 이유로 친구가 될 수 없는 것은 불행한 일이지요. 피스캠프에서는 모두가 나이를 잊고 친구가 됩니다.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인 오리엔테이션에서 친구들에게 자기소개도 하고, 서로를 편하게 부를 수 있는 닉네임도 정해보고, 방학캠프 동안 하고 싶은 것도 하얀 종이를 가득 채울 만큼 적어보며 신나게 놀 준비를 합니다. 모두가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 되기 위해 꼭 지켜야 할 규칙들도 안내합니다.
서바이벌 영어 / 태국어
피스캠프의 영어는 서바이벌 영어입니다. 문법이나 단어 외우기 같은 건 없습니다. 오직 생존을 위한 영어 한두 마디만 배웁니다. 오히려 태국어가 더 중요하죠. 태국어는 태국에 머무는 동안 각종 상황에서 유용하게 쓰입니다. 태국어로 태국인 친구를 사귀는 것도, 태국어로 시장에서 흥정하는 일도, 심지어 태국어로 369게임 하는 일도 어렵지 않습니다. 책상머리에서 딱딱하게 책으로 배우는 문법 같은 건 필요 없습니다. 현장에서 생생하게 쓰이는 서바이벌 태국어를 먼저 와있던 쪽빛캠프 친구들과 함께 배워봅니다. 마치 마법의 주문을 외듯, 한 마디씩 말하다 보면 어느새 태국어 달인이 되어 있을 거예요.
산캄펭 토요 시장 / 와로롯 시장
태국의 일상을 엿보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직접 뛰어드는 시간입니다. 서바이벌 태국어 시간에 배운 태국어를 진짜 태국인에게 사용해봅니다. 피스캠프 근처에서 매주 토요일마다 열리는 산캄펭 토요 시장과 치앙마이에서 가장 큰 재래시장인 와로롯 시장에서 피스캠프 친구들도 분주한 시장의 일부가 되어 활개 치며 돌아다닙니다. 숫자도 말도 글도, 아직은 서툴지만 서바이벌 태국어 시간에 배운 태국어로 가격을 묻고, 음식의 이름을 묻고, 흥정도 해보는 등 손짓 발짓으로 물건 사오기 미션을 수행합니다. 전 세계인이 즐기는 태국 음식인 팟타이부터 쏨땀, 찰떡, 꼬치, 밥소세지, 각종 열대과일 등 다양한 태국음식을 사와서 모두 함께 나눠 먹습니다.
상상 프로그램 : 상상하며 놀자!
상상 벽화 그리기
상상하면 이루어진다고 하죠? 꿈을 이룬 사람들은 늘 상상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이 상상이라는 것은 구체적으로 그릴수록 더 효과가 크다고 합니다. 지금 여러분은 어떤 꿈을 꾸시나요? 혹시 그 꿈이 너무 멀고 아득하게 느껴지나요? 피스캠프에는 꿈을 그린 벽이 있습니다. 실은 칙칙한 회색 콘크리트 벽인데, 사람들의 꿈을 하나씩 담아가고 있는 아름다운 벽입니다. 친환경 페인트를 이용하여 원하는 모든 색깔을 만들어서 씁니다. 뭐든 좋습니다. 꿈을 구체적으로 상상하고, 그 모습을 벽에 한번 그려봅시다. 그림을 그려도 되고 글씨를 써도 됩니다. 붓으로 그려도 되고 손바닥으로 그려도 됩니다.
악기 연주
혹시 평소 다뤄보고 싶던 악기가 있나요? 기타? 피아노? 드럼? 음악 천국이라 불릴 정도로 다양한 악기가 있는 피스캠프 음악실에서 맘껏 노래도 하고 춤도 춰봅시다. 악기를 잘 다루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어차피 우리끼리 노는 거니 부끄러움은 잠시 내려놓아도 좋습니다. 다 같이 모여 합주도 해봅니다. 록, 발라드, 힙합, 레게 뭐가 되었든 좋습니다. 기존에 있던 노래를 연주해도 되고 우리끼리 가사를 쓰고 선율을 붙여 노래를 만들어도 됩니다. 귀를 기울이고, 마음을 모아 함께 노래하다 보면 두려움이 즐거움으로 바뀔 것입니다.
치앙마이의 자연 : 동물들과 놀고, 정글에서 놀고
치앙마이 나이트 사파리
동남아시아에서도 손꼽히는 치앙마이 나이트 사파리는 그저 철장 속의 동물들을 먼발치에서 구경하는 동물원이 아닙니다. 아프리카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사파리에서 동물들에게 친근한 모양으로 꾸며진 버스를 타고 돌아다니다 보면, 어느새 동물들이 먼저 와서 친한 척을 합니다. 사자, 호랑이 같은 맹수부터 원숭이, 코뿔소 같은 친근한 동물들까지 모두 만날 수 있습니다. 물론, 같이 사진도 찍을 수 있지요.
산악 트레킹
태국 북부의 고산지대에는 다양한 소수민족이 살고 있습니다. 다수 민족과는 다른 문화, 언어, 풍습을 가지고 살아가는 소수민족 마을은 우거진 밀림을 한참 걸어 올라가야 나옵니다. 전 세계에서 온 여행자와 함께 가이드 아저씨를 따라 산으로 올라가는 길엔 타잔이 되어 계곡에서 수영도 하고, 새총도 쏴보면서 자연을 놀이터 삼아 신나게 놉니다. 마을에 도착한 뒤엔 배불리 저녁을 먹고 따뜻한 모닥불 앞에 둘러앉아 쏟아지는 밤하늘의 별을 만끽해봅시다.
커뮤니티 프로그램 : 피스캠프의 친구들과 함께 놀자!
‘반 짠’에서 놀기
‘반 짠’은 ‘달의 집’이라는 뜻의 태국어입니다. YMCA 활동으로 많은 국제 교류 경험을 쌓아온 피스캠프의 친구 ‘피요’가 주변 이웃과 함께 다양한 문화 활동을 하는 전초기지가 ‘반 짠’입니다. 그동안 태국인은 물론 세계 곳곳에서 온 많은 외국인과의 교류를 빙자해 피스캠프 친구들이 자주 ‘놀러’ 갔습니다. 반 짠의 피요와 함께 느릿느릿 완행 기차를 타고 피요의 고향인 나꽈우끼우 마을로 1박 2일 동안 여행을 떠납니다. 치앙마이에서 신나게 놀며 쌓았던 내공으로 나꽈우끼우 마을에서 자전거도 타고, 일손도 거들고, 또래 친구들과 축구도 하고, 나꽈우끼우 마을 사람들과 함께 하룻밤을 보내며 또 다른 태국의 모습을 느껴봅니다.
홈스테이 프로그램
외국에 여행을 가서 현지인의 집에서 머물러 보는 체험은 일반 관광객에게는 힘든 일입니다. 간혹 체험형 홈스테이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여행사도 있지만 피스캠프의 홈스테이 프로그램은 차원이 다릅니다. 피스캠프와 자주 오가며 따뜻한 인연을 이어온 이웃집에서 하루 동안 머물며 태국의 삶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시간입니다. 이때 만나는 가족들은 진짜 가족이 될 겁니다. 한국에 돌아가서도 계속 연락하며 인연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물론 언젠가 다시 만날 수도 있겠지요.
템플 스테이
불교는 태국의 국교이자 대다수 국민이 믿는 종교입니다. 태국은 종교가 문화, 언어, 풍습 등 다양한 면에서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깊은 산 속에 있는 우리나라 절과는 달리, 태국의 절은 동네 한가운데에서 다양한 교류가 오가는 마을의 중심지이자 광장 같은 역할을 합니다. 피스캠프가 위치한 동네의 사원 왓 산타이에서 하루 동안 지내며 태국의 불교는 어떤지 느껴봅니다. 이때 참가자 개인의 종교는 아무 상관 없습니다. 누구도 불교의 예식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서로 존중하는 태도만 가지면 됩니다.
치앙마이 명물 체험 : 먹자, 놀자, 즐기자!
선데이 마켓
매주 일요일 해질 때쯤 치앙마이 올드타운에선 태국 북부 재래시장의 최고라 할 정도로 다양한 물건과 노점이 있는 선데이 마켓이 열립니다. 길거리 연주를 하는 사람들, 각양각색의 소수민족 기념품들은 참가자들이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의 재미를 줍니다. 수많은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섞여 한국에 가져갈 선물도 사고, 맛있는 길거리 음식도 먹고, 일명 똥바지라 불리는 알라딘 바지도 사며 치앙마이를 맘껏 즐겨봐요!
치앙마이 올드타운 미션
원래 ‘런닝맨’은 피스캠프가 원조입니다. 지도 한 장 들고 란나 왕조의 수도, 태국 북부문화의 중심지, 치앙마이 올드타운으로 여행을 떠나 ‘런닝맨’보다 재미있고 신나는 미션을 수행합니다. 태국의 대중교통인 썽테우도 타보고, 불교의 나라 태국의 사원은 어떤 모습인지 구경해봅니다. 각종 미션을 수행한 후 상품은, 비밀!
방콕에서, 바다에서 : 치앙마이가 좁아졌다. 나가서 놀자!
방콕에서 놀기
치앙마이를 떠난 방학캠프 팀, 세계 최대의 관광도시 방콕으로 날아갑니다. 그 유명한 '카오산 로드'에 가서 난생처음으로, 온갖 인종들이 뒤섞여 있는 장면으로 들어가서 놉니다. 위험하냐고요? 아뇨. 역대 피스로드 팀이 증명했듯, 재미만 있습니다. 아이들끼리 우르르 몰려다니면서 노는 모습은 현지인에게도 관광객에게도 경이로운 모습이 됩니다. 치앙마이를 떠나서도 코피 터지게 놀아야 합니다. 안 놀면 밥 안 줘요.
바다에서 놀기
이제껏 치앙마이에서 실컷 논 참가자들이지만 그게 끝이 아닙니다. 배를 타야만 당도할 수 있는 태국의 유명한 섬으로 가서 밤새도록 놉니다. 낮에는 해변에서 수영하고 배를 타고 심해로 나가 스노클링도 합니다.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에메랄드 및 청명한 바다에서, 수많은 물고기와 함께 헤엄을 칩니다. 밤에는 해변에 누워 쏟아지는 별을 세며 함께 노래하며 추억을 나누는 시간을 갖습니다. 수영장이 딸린 고급 리조트에서 숙박합니다.
이상 피스캠프 입니다.
피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