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나라 때 한유(韓愈 768~824)라는 사람은
'원기음양(元氣陰陽)이 인간을 낳지만
인간은 또 원기음양을 파괴 한다'고 하였습니다.
즉 '사물이 썩으면 벌레가 생기듯이
원기음양이 파괴되면 인간이 생긴다.
인간의 탄생은 원기음양이 파괴된 소치이며
그것은 마치 산천의 초목이 썩으면 벌레가 생기는 것과 같다.
원기 음양이 인간을 낳음과 동시에
인간도 원기 음양을 훼손시킨다.'라는 것입니다.
그의 말을 직접 옮겨 봅니다.
“벌레가 생기면 사물은 더욱 파괴된다.
......
인간의 원기음양에 대한 파괴도 더욱 심해진다.
황무지를 개간하고,
산림을 벌채하고,
샘을 파서 우물물을 마시고,
묘를 파서 죽은 이를 장사지내고,
구덩이를 파서 변소를 만들고,
담이나 성곽. 망루. 놀이터를 축조하고,
하천. 도랑. 연못을 파고,
나무를 비벼 불을 지피고,
금속을 녹이고, 질그릇을 굽거나 돌을 다듬고 한다.
이렇게 천지만물로 하여금
그 본성을 얻지 못하게 하여 근심하게 하면서
요행을 바라는 듯 걱정이 있는 듯
바삐 왔다 갔다 하면서
쉼 없이 나머지도 모두 다 공격하여 없애며
어지러이 꺾어 놓는다.
이렇게 볼 때
인간이 원기음양을 해치는 것은
벌레가 하는 것 보다 심하지 않은가?”
그로부터 천년도 훨씬 더 지난 오늘날에도
높은 산에서 우리네 사는 세상을 내려다보면
도시의 다닥다닥한 회색 건물들은
기생하는 벌레들의 따개비이며
산천 이곳저곳을 파헤쳐 맨살을 드러낸 땅들은
등에 배에 헤집어진 상처인 것을....
줄을 이어 달리는 자동차는
빈대보다도 악착같은 독을 뿜는 곤충이며
그 사이에 꼬무락거리는 사람들은
살을 파먹는 독충보다도 독한 벌레인 것을....
첫댓글 개똥 밭에 구러도 이승이 좋다고 , 나름 나름, 그리 저리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