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생윤 수능특강 문제입니다. 출제자는 ㄷ을 정답이라고 했습니다. 다음은 해설입니다.
생윤 수능특강에서는, ‘플라톤은 죽음 이후에야 진리(이데아)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내가 오류라고 지적한 지난 평가원 6평 3번 문제를 다시 봅시다.
①번 선지를 보면, ‘(플라톤 입장에서) 참된 지식은 이성으로 파악되는 절대적이고 보편적인 것이다’라고 하고 있습니다.
평가원 선지가 오류라고 하니 어떤 윤리 교사가, 플라톤의 상기설(想起說)을 고려한다면 ‘(이데아에 대한) 지식은 보편적’이라는 말도 성립할 수 있는 거 아닌가, 하는 반문을 하더군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데아에 대한) 지식을 보편적’이라고 할 수 있는지 문제가 되고, 더욱이 ‘(이데아에 대한) 지식은 절대적’이라는 표현은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다고 답변했습니다. ‘지식은 절대적’이라는 말이 무슨 말일까요?
설령 평가원 출제자가 상기설을 염두에 두고 냈다고 하더라도, 이것은 교육과정 이탈입니다. 거기에 ‘(이데아에 대한) 지식은 절대적’이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길이 없습니다. 즉, 아무도(어떤 학자도) 이런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모든 것을 다 양보해서 평가원 선지가 맞는다고 해봅시다.
그럼 평가원에 의하면 플라톤에서 ‘(이데아에 대한 지식, 즉) 참된 지식은 보편적이고 절대적인 것’이 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절대적’은 무슨 말인지 설명할 길이 없다고 하더라도, ‘보편적’이라는 용어를, 상기설에서처럼 누구에게나 있지만 ‘잊힌 상태의 지식’을 가리키는 것으로 봅시다. 플라톤이 말하는 상기설은, 잊힌 상태의 지식이지만 ‘누구나 그 기억을 되살릴 수 있는 것’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누구나 깨달을 수 있는 지식’입니다. 그런데 연계교재 문제의 선지를 보세요. 다시 써보겠습니다.
ㄷ. 죽음 이후에 참된 진리에 도달할 수 있는가?
해설: 플라톤은 ‘에피쿠로스와 달리’ 죽음 이후에 참된 진리를 인식할 수 있다고 본다.
에피쿠로스가 진리에 대해 뭐라고 말했는지도 사실 교육과정 이탈입니다. 그런데 해설을 보건대, 한 가지는 분명하죠. 플라톤은 ‘살아서는 진리를 인식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평가원은 ‘(진리에 대한 인식, 즉) 참된 지식은 보편적’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만일 죽은 이후에만 진리를 인식할 수 있는 것이라면, 이것을 일러 ‘(진리에 대한 인식, 즉) 참된 지식은 보편적’이라고 말하나요? 살아서는 결코 가질 수 없는 ‘앎(지식)’을 ‘보편적’이라고 말하나요?
어떻습니까? 얘네들(평가원 애들, EBS 애들) 지금 쌍으로 놀고 있죠?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는 겁니다. 여기에 돌탱이 인강강사 애들이 픽처링을 하고 있죠.ㅎㅎㅎ
그럼 평가원과 EBS 중 어디가 맞을까요? 결론만 말하면, ‘둘 다 틀린다’입니다. 현재 생윤 연계교재를, 6강까지, 그것도 기본문제만 본 상태입니다(정말 보기 싫죠. 너무나 문제들이 천박하기 때문인데, 어쩔 수 없이 보는 겁니다.). 여기까지만 봤는데도 오류 널려 있어요.
마칩니다.
첫댓글 아마 평가원 출제자는 지식의 '진리성'을 염두에 둔 거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진리 여부가 외부와 상관없다는 점에서 '절대적'이고, 언제 어디서든 진리라는 점에서 '보편적'이라고 생각했을지도.. 그러나 그렇더라도 선지상에서 주어를 '지식'이라고만 했으니 명료하지 못하게 썼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겠죠.
'지식의 진리성'이라는 말도 저는 생소합니다. 아마 '참된'이라는 수식어를 염두에 두신 듯한데, '참된 지식=이데아 인식'이죠. 윤리 교과서에서는 항상 '참된'을 그런 의미로 사용해왔습니다(예컨대, 주자학이나 양명학에서도).
그럼 결국 주어가 '지식'인데, 이 지식을 두고 '보편적, 절대적'이라는 식으로는 말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님 댓글을 보더라도, '지식의 진리성'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닌가 하면서 결국 '진리가 절대적이고 보편적이다'라는 식으로 말하고 있죠.
그게 자연스럽기 때문입니다. 저는 평가원 애들이 우둔하기 때문에 발생한 실수이자 오류라고 봅니다.
평가원 애들의 우둔함은,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죠.
@힉스 네 저도 '진리'가 절대적/보편적이라는 얘기입니다. 주어를 "지식"으로 쓴 것은 디펜스가 안 된다고 봅니다.
혹시 출제자는 "절대"나 "보편" 등의 말이 무슨 의미인지 정확히 알지 못하고 그저 '엄청 좋다는 말이겠지' 하는 막연한 이미지만 가지고 선지를 제작한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한삶 그것도 가능해요. 제가 거기 경험자 아닙니까? 걔네들 수준을 너무나 잘 알고 있죠. 문제는 이게 출제자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는 거예요. 같은 출제자들끼리도 보고, 생윤 출제자들도 그걸 보고, 거기에 검토진까지 봅니다. 거기에 평가원 관리자까지...그럼 20명 정도예요. 그런데도 저런 일이 벌어지는 겁니다. 너무 어이가 없는 상황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