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으로는 자본·네이션·국가를 상호 연관적인 체계에서 파악한 것은 『법의 철학』에서의 헤겔이다. 그것은 또한 프랑스 혁명에서 주창된 자유·평등·우애를 통합하는 것이기도 하다. 헤겔은 감성적 단계로서 시민 사회 또는 시장 경제 안에서 ‘자유’를 발견한다. 다음으로 지성적 단계로서 그와 같은 시장 경제가 초래하는 부의 불평등이나 모순들을 시정하여 ‘평등’을 실현하는 것으로서 국가=관료를 발견한다. 마지막으로 이성적 단계로서 ‘우애’를 네이션에서 발견한다. 헤겔은 어떠한 계기도 배척하지 않고서 자본=네이션=국가를 삼위일체적인 체계로서 변증법적으로 파악했던 것이다.
내가 이 책에서 시도한 것은 그와 같은 헤겔에 대한 비판이다. 물론 나는 정면에서 헤겔을 다루지 않았다. 그렇게 하는 대신, 칸트와 맑스를 논했던 것이다. 칸트를 맑스로부터 읽는 것이란 칸트를 헤겔에게 극복된 사람이 아니라 헤겔이 극복할 수 없는 사람으로서 읽는 것이다. 맑스를 칸트로부터 읽는 것이란 칸트가 지니고 있었지만 헤겔에 의해 부정되어 버린 과제들의 실현을 맑스 안에서 읽는 것이다.
이 책에서 나는 국가가 단순한 상부 구조가 아니라 자율성을 가진 주체라고 쓰고 있다. 그것은 국가가 무엇보다도 우선 다른 국가에 대해 존재한다는 점에서 온다. 따라서 다른 국가가 있는 이상, 국가를 그 내부로부터만 지양할 수는 없다. 그런 까닭에 한 나라만의 혁명은 있을 수 없다. 맑스도 바쿠닌도 사회주의 혁명은 ‘세계 동시 혁명’으로서만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칸트의 ‘영원한 평화’를 위한 구상은 단순한 평화론이 아니라 이를테면 ‘세계 동시 혁명’론으로서 구상되었던 것이다.“
- 지은이의 말 중에서
■ 강좌명: 가라타니 고진, <트랜스크리틱-칸트와 맑스>
■ 강사: 로쟈 문학비평가
■ 일정: 2018년 5월 14일~6월 25일까지 매주 월요일 저녁 7시 30분
■ 장소: 푸른역사아카데미
(3호선 경복궁역 7번 출구에서 도보로 8분)
■ 수강료: 각 강좌당 25,000원(푸른아카 회원 30% 할인)
전강 수강 시 20% 할인
대학생/대학원생 전강 수강 시 50% 할인
■ 신청: http://goo.gl/forms/Q4Ro2VEz8hlIov5U2
■ 입금계좌: 우리은행 1005-002-107685 박혜숙
■ 문의: 070-7539-4822
■ 강의 일정
- 5월 14일: 칸트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회
- 5월 21일: 수학의 기초와 언어론적 전회
- 5월 28일: 단독성과 사회성
- 6월 4일: 맑스와 아나키스트들
- 6월 11일: 자본의 충동과 화폐의 신학
- 6월 18일: 자본주의의 세계성
- 6월 25일: 트랜스크리티컬한 대항운동
* 전강 수강자가 8명 미만일 경우, 강좌는 취소됩니다.
* 교재: 가라타니 고진, <트랜스크리틱-칸트와 맑스>
■ 강사 소개
이현우 | ‘로쟈’라는 ID 혹은 필명으로 알려진 그는 서울대학교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푸슈킨과 레르몬토프의 비교시학」(2004)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대학 안팎에서 러시아 문학과 인문학을 강의하고 있으며《한겨레》와 《경향신문》등에 서평과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또한 인터넷 서점에 <로쟈의 저공비행>이라는 이름의 블로그를 꾸리고 있으며, 이른바 ‘인터넷 서평꾼’으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레닌 재장전』(공역), 『폭력이란 무엇인가』(공역), 『실재의 사막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공역)가 있으며 지은 책으로 『로쟈의 인문학 서재』(제50회 한국출판문화상 수상), 『책을 읽을 자유』(2010년 한국출판평론상 수상), 『애도와 우울증』, 『로쟈와 함께 읽는 지젝』, 『로쟈의 세계문학 다시 읽기』, 『아주 사적인 독서』, 『로쟈의 19세기 러시아 문학 강의』 등이 있다.
첫댓글 트랜스 크리틱 혼자 읽다 지쳐 포기했는데, 강독이 있네요. 정말 반갑습니다
수업 들으러 오세요! :)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8.05.11 1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