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 등의 내부 공천도 거의 끝났다. 오늘(20일) 각당이 비례대표 순번을 발표하면 아직 공천이나 야권연대 경선이 마무리되지 않은 몇몇 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끝나는 것이다.
이제 이번 4.11 총선을 앞둔 각당의 공천과 야권연대를 돌아보자. 결론적으로 '유시민이 옳았고, 이해찬과 문성근이 틀렸다'는 것을 확인했다.
문성근과 이해찬은 '닥치고 통합'을 외쳤다. '빅텐트'를 만들자고 했다. '무지개정당'을 만들자고 했다. 총선용 '가설정당'을 만들자고 했다. 그러나 유시민은 '연대와 연합'을 말했다. 문성근과 이해찬은 유시민이 말하는 연대와 연합은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한국 정치사상 처음으로 전국적인 단위에서의 야권 연대가 처음으로 이루어졌다.
전국 246개 지역에서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양보와 타협으로 경선없이 단일후보를 만들어내는가하면, 76개 지역에서는 경선이 이루어졌다. 일부 지역에서는 진보신당도 경선에 참여했다.
그 결과 대구경북의 일부지역, 호남 등을 제외한 전국에서 야권단일화가 이루어졌다. 통합진보당은 34곳에서 야권단일후보로 총선을 치르게 됐다.
만약 문성근이 말하는 방식의 '닥치고 통합'이 되었다면 이같은 결과가 나왔을까? 이 부분은 경험하지 않은 가설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증거는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간접증거는 존재한다. 그것은 문성근이 민주당에 이끌고 들어간 시민통합당의 현재 상황을 돌아보면 알 수 있다.
시민통합당은 원래 만들어지면 안되는 정당이었다. 국민의명령에서 시작해 혁신과통합을 거쳐 당대당 통합을 하기 위해 급조한 정당이 시민통합당이었다.
그러나 시민통합당은 당대당 통합이라는 대외적 명분과 달리 지역구에서는 이용선, 이학용 등 일부 후보를 내는데 그쳤다. 대부분은 컷오프에서 탈락하거나 당내 경선에서 민주당 후보들에게 줄줄이 패배했다.
공천과 경선이 끝난 현재 시민통합당 출신으로 지역구를 쟁취한 후보는 눈씻고 찾아보기 힘든 지경이다. 그나마 전략공천(단수공천)이나 당 지도부의 배려가 없었다면 전멸할 수도 있었다.
그래서 겨우 넘보고 있는게 비례대표다. 20석 내외의 비례대표를 놓고 치열한 투쟁을 전개중이다. 시민통합당 지분을 비례대표에서라도 챙기려고 안간힘이다. 그 와중에 최민희 전 방통위 부위원장 같은 사람은 같은 언론계 출신인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에게 양보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대체 시민통합당은 민주당에 들어가서 무얼 한 것일까? 어떻든 야권연대를 이뤄냈다고? 시민단체가 언제 정당이었나? 당대당 통합이라는 겉포장을 만들기 위해 급조한 시민통합당이 시민들의 정당이었나? 솔직히 시민통합당은 민주당 내부에서 경쟁력이 뒤쳐지는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들었다. 그리고 그들은 지분나누기를 원했을지도 모른다. 시민통합당 몫으로 지역구를 배분해서 전략공천으로 지역구를 할당받으려 했는지도 모른다. 이 부분은 정확한 증거가 없기 때문에 추측과 의심으로만 남겨둔다.
어쨌든 시민통합당의 현재를 보면 문성근과 이해찬이 주창했던 '닥치고 통합'이 얼마나 무모한 일이었는지 알 수 있다. 주식시장의 오래된 격언에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는 말이 있다. 이는 리스크의 분산을 말한다. 쉽게 말해서 '몰빵'하지 말라는 것이다. 문성근과 이해찬이 주창했고, 나꼼수가 전파했던 '닥치고 통합'은 바로 '몰빵'에 해당하는 정치행위였다.
'몰빵'에 대한 경고는 이미 2007년 6월 노무현 대통령이 참평포럼 강연에서 설파한 바 있다. 이 당시 여권에서는 열린우리당을 해체하고 민주당을 포함한 대통합을 해야 한다는 흐름이 강했다. 여기에 대해 노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오로지 대통합에 매달려서 탈당으로 대세를 몰아가려는 사람들의 전략은 소위 외통수 전략입니다. 그런데 그다지 확률이 높지 않은 어려운 일을 외통수 전략으로 채택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것입니다. 외통수 전략은 실패할 경우에 다른 선택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당의 통합이라는 것은 매우 어려운 얘기입니다. 더욱이 대선을 앞두고 후보가 되려는 사람의 복잡한 계산이 개입될 경우에 당의 통합은 더욱 어렵습니다. 이런 사실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이런 어려운 일을 외통수 전략으로 채택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들은 외통수 전략을 채택하고 밀어 붙이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경험이 없는 탓이 아닌가 싶습니다.
(중략)
대통합과 후보 단일화를 병행하여 추진해야 합니다. 대통합을 위하여 노력은 하되, 빠른 시일 안에 통합이 되지 않으면 후보를 내세워서 대세 경쟁을 하면서 대통합과 후보 단일화를 계속 추진하는 것이 보다 안전한 전략이 될 것입니다."
이 말씀을 정확하게 실천하고 있는 정치인이 유시민이다. 문성근과 이해찬은 겁쟁이들이다. '닥치고 통합'은 겁쟁이의 다른 말에 불과하다.
유시민은 '몰빵'을 피했다. 대신 제 3세력을 만들기 위해 이념적으로 괴리가 있는 국민참여당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일부와 진보대통합을 추진했다. 그리고 만들어냈다. 그 결과 이번 야권연대 과정에서도 양보와 타협, 그리고 경쟁을 거쳐 전국적인 야권단일화를 이루어냈다.
유시민이라는 정치인이 없었다면 지금의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었을까? 아마도 '닥치고 통합' 흐름 속에서 진보진영 전체는 외통수에 걸릴 뿐만 아니라, 내부 경선 과정에서 더 큰 지역기반을 가진 민주당 세력의 횡포에 속절없이 당하며 회의와 좌절에 빠졌을지도 모른다.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지 못했을 것이다.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 양보와 타협, 경선을 통해 후보단일화를 이루어가는 과정에서 국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야 하지만, 아직 정당 구성원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것도 미진하다. 하지만 이런 과정에서 일어나는 현상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큰 흐름이기 때문이다.
지금 야권연대는 숱한 우여곡절과 고비, 난관을 겪었고, 지금도 겪고 있지만 큰 흐름은 유권자의 마음을 하나로 모이게 만들고 있다.
유시민의 역할이 가장 크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통합진보당으로서도 대단한 성과를 이루어냈으며, 이 역시 유시민의 원칙에 입각한 야권연대 접근방식이 관철되었기 때문이다.
지금 비록 아장아장 걷고 있지만 10년 후 거침없이 뛰어다니는 청년 통합진보당이 되리라 확신한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도 의미있는 변화와 혁신을 함께 이루리라 믿는다.
* 통합진보당의 구 민노당계의 삽질은 별론으로 함. 이들, 특히 경기동부의 패거리주의, 패권주의가 과거 민노당에서 그랬던 것처럼 통합진보당 안에서도 여전하지만.. 이와 맞서 싸우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단지 시간의 문제일 뿐.. 걷어내고 가게 될 것임. 유시민이 정치를 포기하지 않는 한..
첫댓글 잘 퍼오셨어요. 불감청 고소원...사실, 제가 퍼오고 싶었던 글 입니다.
스나이퍼 이 친구 '단심' 이 있는 친구 입니다. ~ 그런데, 엄청 잘 삐져요. 아하하~
스나이퍼와 마케터 두 사람 모두 저한테 뼈가 시린 소리를 들었거든요
그래서 제 손으로는 퍼오질 않았습니다, 삐질까봐 ㅋ흐~
저 역시 마찬가집니다. 달맞이넷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는다고 했지
눈팅까지 포기하겠다고 얘기한 적은 없었으니까요. ㅎㅎ
그나저나 왜 사람은 이해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 이해하기 "싫은" 걸까요?
그것도 본인이 했던 말을 고대로 다른 사람이 얘기해 주는 것도
싫은 티를 팍팍 내고 있으니 이걸 어떻게 생각해야 좋을 지 모르겠습니다. 쩝;;;
그리고 이 글을 퍼 온 가장 큰 이유..
스나이퍼 님 입장에서는 아프로만 님에게 다소
섭섭한 마음이 드실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스나이퍼님께서 주신 글에 담긴 메시지가 저와 아프로만님이 갖고 있는
생각, 노하우업의 지향점과 완전히 같기 때문입니다.
기록과 역사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
팔장끼지 말고, 차별하지 말고, 상하관계로 구분하지 말고
동등하게 자기가 할 수 있는 만큼 서로를 믿고
함께 팀으로 가는 것이 우리 노하우업이 지향하는 바가
아닙니까?
우리의 지향점을 긴 호흡으로 유지하는 한 이곳의 가치는 결코
사라지거나 변질되지 않을 겁니다.
그게 저나 아프로만님이 바라는 일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