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외국인이 충청도 지방을 여행하다 이발소에 들렀다. 영어 한마디 못하는 이발사는 외국인이 들어오자 안절부절못했다. 어떻게 인사할까 망설이며 식은 땀을 흘리던 이발사는 그냥 우리말로 인사하기로 마음먹고 용기를 냈다. “왔슈?” 했다. 외국인은 이발사가 서투른 영어로 ‘뭘 보느냐(What see you)?’고 묻는 줄 알고 앞의 거울을 가리키며 말했다. “미러(Mirror).”= "밀어". 이발사는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한참 후 눈을 뜬 외국인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자신의 머리카락이 하나도 없는 것이 아닌가. 그 이발사는 외국인이 머리를 밀라는 줄 알고 몽땅 밀어버렸던 것이다.
소통이 성공과 행복의 통로인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우리는 서로 通(통)하지 못하면 痛(통)한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소통은 만사형통이라고 한다. 특히 기업경영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소통의 전쟁이라고 할 수 있다. 부서와 부서 간의 소통, 상하관계의 소통, 동료 간의 소통, 거래처와의 소통, 고객과의 소통 등 시도 때도 없이 소통의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결국 소통을 잘하는 기업이 성공하고 지속가능한 경영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필자는 유머강의를 할 때마다 단골로 꺼내는 질문 메뉴가 한 가지 있다. “당신은 계란을 많이 먹습니까, 아니면 오리알을 많이 먹습니까?” 당연히 대다수 사람은 오리알보다 계란을 많이 먹는다고 답한다. 이때 추가 질문을 던진다. “그럼 왜 동서고금의 인류역사를 통하여 사람들은 오리알보다 계란을 많이 먹는다고 생각합니까?” 그러면 대부분의 사람이 계란이 오리알보다 흔하다거나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그럼 필자는 또 묻는다.“그럼 왜 도처에 오리알보다 계란이 많다고 생각합니까?”
닭과 오리의 소통 능력
이런 질문에 가장 재미있는 대답이 있다. “오리알은 모두 낙동강으로 떨어져 버렸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오리는 알을 낳으면 그냥 방치하고 자리를 뜨는 습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닭은 알을 낳으면 반드시 이렇게 소리친다. “꼬끼오!” 내가 알을 낳았으니 빨리 갖다 먹으라고소리치는 것이다. 결국 오리보다는 닭이 사람과 소통을 잘했기 때문에 인류역사를 통하여 자신의 ‘제품’을 오래도록 파는 것이다. 필자는 이 말을 접하면서 사람들이 흔히 쓰는 ‘닭 대가리’라는 말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 닭 이야말로 소통의 달인이 아닌가.
그러고 보면 이제는 제품의 품질도 중요하지만 '소통의 질’이 기업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는 관건이 되고 있다. 필자의 강의를 들은 어떤 CEO가 뒤풀이 자리에서 이런 말을 했다. “나도 밖에 나가면 잘 웃고, 웃기고, 유머를 던집니다. 어떤 사람은 나처럼 재미있는 사장과 일하고 싶다고까지 말하죠. 그런데 회사에만 오면 표정이 무거워지고 진지해지며 문제점만 눈에 띕니다. 고치려 해도 고쳐지질 않아요.” 이런 CEO가 우리나라 리더들의 평상시 모습이다.
괜히 직원들 앞에서는 권위를 보이고 심각한 표정을 짓는 것, 필자는 이를 ‘병’이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 국내 굴지의 기업에 유머 특강을 나갔다. 강의 주제는 부드러운 조직문화 만들기 차원에서 어떻게 웃음과 유머를 나눌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강의 분위기가 무르익자 모든 직원이 필자의 유머에 웃으며 반응을 보이는데 오직 한 사람만 웃질 않았다. 가장 앞자리에 앉아 있던 사장이었다. 필자는 사장에게 뭐가 그리 심각한지 묻고 싶었다. 자신은 달라지지 않으면서 왜 비싼 강사료를 지불하고 직원들의 시간을 빼앗아 가며 유머 교육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정작 자신은 웃지 않으면서 직원들에게 웃으라고 교육하니, 이거야말로 아이러니 아닌가. 웃음이나 유머를 나누는 것은 부드러운 조직문화를 만들고 자유롭게 소통하자는 취지다. 필자가 보기에 그 사장은 한 가지 착각을 하고 있다.
웃음도 가르치면 된다는 그릇된 생각이다. 웃음은 가르쳐서 되는 것이 아니라 전염된다고 한다. 그러니 사장부터 웃어야 소통의 문화가 만들어지지 않겠는가.
이제는 침묵이 금(Silence is Gold)이 아니라 침묵은 차갑고(Silence is Cold) 냉랭한 관계를 만들 뿐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소통(疏通)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고통(苦痛)이 찾아온다는 것을 말이다. 소통은 너와 나를 연결하는 다리다. 다리가 붕괴되면 위의 유머에서 보는 것처럼 이후에 따르는 고통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여기저기서 소통의 부재로 신음소리가 들린다. 어찌 소통이 기업만의 문제이겠는가.
가정이든 정치든 외교든 결국은 소통의 작업 아닌가. 특히 정치권과 국민의 소통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백악관에는 있는데 청와대에는 없는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유머라는 말도 있다. 청와대의 유머 한 방이 국민의 행복지수를 끌어올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빅토르 위고는 “삶이 진지할수록 유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먹고 살기 힘든 시대일수록 지도층의 유머가 아쉽다. 유머를 나누는 사회, 이것이 성숙한 복지국가를 이룬 선진국들의 숨겨진 이면이 아닐까 싶다.
필자는 기업에 강의를 나갈 때마다 소통의 시대에는 유머가 먹힌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제레미 리프킨은 “이제 적자생존의 시대는 가고 공감생존의 시대가 도래했다”며 소통과 공감이 성공과 행복의 핵심 역량임을 말한다.
공자의 가르침에 ‘근자열, 원자래(近者說, 遠子來)’라는 게 있다. 가까운 사람을 기쁘게 하면 멀리 있는 사람이 온다는 것이다. 이것이 소통의 법칙이 아닐까. 그런데 우리는 얼마나 자주 가까운 사람을 열 받게 하는가. 가까운 가족과 회사 동료를 즐겁게 하지 못하면서 어찌 고객과 이웃을 즐겁게 할 수 있겠는가.
이제는 ‘공감생존’의 시대
서울 아들 집에 왔던 한 할머니가 난생 처음 비행기를 타고 부산으로 가게 되었다. 처음 타보는 비행기가 신기하여 여기저기 둘러보는데 마침 비즈니스석이 텅 비어 있었다. 그 순간 할머니는 비좁게 앉아 있는 사람들을 둘러보며 얼른 비즈니스석에 앉았다. 이를 본 승무원이 다가와 제자리에 앉으라고 말했지만 먼저 앉는 사람이 임자라며 막무가내였다. 승무원과 할머니가 큰소리로 실랑이하자 옆자리에 앉아 책을 보던 한 신사가 할머니에게 한마디 했다. 그러자 할머니는 놀란 듯이 제자리로 뛰어갔다.
신사가 던진 말은 이랬다.“할머니, 그 자리는 부산 가는 자리가 아니라 제주도 가는 자리예요." 유머 한 마디가 백 마디 말을 이긴다. 재미있게 말하면 오래 기억에 남고 친근감을 불러일으킨다. 게다가 설득력을 높여 원하는 것을 효과적으로 얻어낼 수 있다. 유머야말로 촌철살인의 효과를 낼 수 있다. 소통의 시대, 유머가 먹힌다.
글 - 임붕영 (한국유머경영학회장)
첫댓글 유머와 웃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글을 쓰면서
독자를 한번도 웃기지 못하는 필자는... '이렇게 웃음과 유머 없는 글은 쓰지 말라'는
반면교사의 가르침을 주고자 한 것일까?
자신의 강의 내내 한번도 웃지 않았다는 사장님의 심정을 백분 이해 하겠다.
그런 재미없는 유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강의를 들으며 강의료가 얼마나 아까웠을까?
웃음은 고사하고... 분노가 일었을듯..... ㅡ,.ㅡ
올만입니다. 무사님!
별일 없으시지요?
계절은 장마철에 날씨는 벌써 여름 기온을 넘나들고 있는 모양이던데,
건강하시기 빕니다.
글로 쓰여진게 웃기는 것이, 말로 하면 안 웃기는 경우는, 말하는 연출자의 역량 나름 이지만,
말로 하면 웃기는 내용이, 글로 쓰여지면 => => => 전혀.. 안 웃긴 경우가 훨씬 더 많습니다
원래 좀 그렇더라구요 ㅡ_ㅡ ;;
무사님/
임붕영씨에 대해서 알고 계신가요?
저는 그이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어서리 코멘트 하기가 힘들지만
그래도 '소통'이라는 인간과 인간 사이의 문제, 참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소통이라는 것이 '이해관계'를 떠나서 '인격과 인격 사이'의 소통이 참으로 어려운 문제라 보거든요.
유머와 해학은 그 통로를 열어 주는 역활을 한다고 생각하고요.
유머인지 하이개그인지 하여튼 가장 웃겼던 것은
[조이클럽] 무사님의 글 [불놀이야 test] 에서 댓글 이었습니다.
http://durl.me/bt7u6
유희 11.06.05. 13:27 하아~ 이 넘치는 감성!!!
아무래도 무사님의 시심에 빠져들어 갈 것 같습니다.
시인들, 시심을 안고 사시는 분을 만나면 언제 어디서고 마음이 쏠림을 느끼거든요.
님! 윗 시, 님의 창작물이지요?
나중에 작품을 만드는데 차용을 하고 싶은데, 괜찮는지 여쭙니다.
┗ 無思 11.06.07. 10:18 하이 개그 이신지 확실치가 않아 댓글 달기가 쫌....
[주요한]님의 시 입니다. (너무 답글이 뻘쭘 했나요???) ㅡ,.ㅡ
방장님의 <유머 사용시의 말과 글의 차이>는 100% 인정합니다.
그런 점을 감안 하더라도 위 본글 내용은 쫌 아니네요.
아! 물론! 글의 내용이 나쁘거나 잘못됐다는 얘기는 절대 아닙니다.
제 평소 생각이... 사람들과의 소통시(말 혹은 글) 유머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더 강조하는 사람중에 한명이니...
다만, 유머경영학회장 이라는 직함을 사용하며 쓴 글로는 좀 유머가 부족하다는 것이지요.
이발소 얘기나 비행기 얘기는 너무 진부했어요.
[조이클럽]의 <불놀이>는 저도 도무지 뭐가 뭔지.......... @__@
저는 <유머>보다는 <위트>의 힘이 위대하다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버어나드 쇼]의 위트나 독설은 참~ 존경스럽기 까지 하지요. ㅡ,.ㅡ
유모, 해학, 풍자 등 악의가 없는 말(설상 욕설이 들어 있다고 해도)은
'위트 - 재치있는 말'과 약간의 차이가 있지않을까요?
위트가 힘을 발휘할 때는 전체 분위기가 심각한 상태에 빠져 있을 때,
감정적으로 전체 분위기가 험하게 되어 있는 상황에서
한마디 살짝 던지는 말한마디로 분위기 전환이 될 수 있지만요.
기자 : 13일이나 금요일에 결혼을 한 부부는 결혼 생활이 불행해 진다는 속설을 믿으십니까?
쇼 : 13일이나 금요일 이라고 특별히 예외가 적용되지는 않겠죠?
([버어나드 쇼]는 독신주의자라고 알려져있죠?) ㅡ,.ㅡ
삭제된 댓글 입니다.
후모르 보다는 호모가 낫심다..ㅋㅋㅋ
하~ 이제보니 토론이 진행되고 있었네요?
영국사람들은 드라이휴머 혹은 블랙휴머(Dry Humour, Black Humour)가 일상화 되어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독설'로 칭하는 군요.
물론 친한 사람들 만났을 때지만요.
예 하나: - 윈스톤 처칠과 레이디 아스터간의 국회에서 독설 한 토막
아스터: "만약 니가 내 남편이라믄 아침에 내오는 커피에 독약을 타서 줄꺼다!"
처칠: "호오~ 그래?" "만약 니가 내 집사람이라믄 난 그 커피 즐겁게 마실란다"
이게 '국회 토론 중'에서 나온 대화입니다.
하아~ 이제 보니, 제가 무사님께서 올린 글에 콩깍지가 끼었었구만요..ㅎㅎ